[게임 리포트] 마지막 3분 54초, SK가 짚어봐야 할 시간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3 06: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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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마지막 3분 54초는 힘겨웠다.

서울 SK는 지난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를 87-84로 꺾었다. 전주 KCC(10승 5패)에 이어 두 번째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10승 6패로 단독 2위.

SK는 경기 종료 3분 54초 전 85-67까지 앞섰다. 누가 봐도, SK의 승리가 확실해보였다. 하지만 SK는 마지막 3분 54초를 지키지 못할 뻔했다.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칠 수도 있었다.

다행히도 이겼다. 하지만 SK가 마지막 3분 54초를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두고두고 기억할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SK처럼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마지막 3분 54초, SK-LG 야투 성공률]
- 2점슛 성공률 : 0%(0/3)-약 66.7%(4/6)
- 3점슛 성공률 : 0%(0/3)-100%(1/1)
- 자유투 성공률 : 100%(2/2)-약 85%(6/7)

 * 모두 SK가 앞

# 발단

85-67 후 수비. SK 장신숲이 언제든 바꿔막기나 도움수비를 준비했다. 캐디 라렌(204cm, C)한테 실점했지만, SK의 2대2 수비 이후 김민수(200cm, F)와 최준용(200cm, F)의 도움수비 타이밍이 좋았다. 그 후 김건우(194cm, F)가 3점을 실패했지만,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움직임 속에 공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가 문제였다. 라렌과 김시래(178cm, G)의 2대2를 안일하게 대처했다. 라렌이 스크린을 건 게 아니라, 김시래가 스크린을 걸었기 때문. 포인트가드인 김시래가 스크린 이후 롤을 할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했다. 김시래를 커버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김민수가 뒤늦게 커버했으나 안일한 수비. 실점에 파울 자유투까지 내줬다. 85-72.
SK는 3쿼터까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활동량이 떨어졌다. 김선형(187cm, G)과 자밀 워니(199cm, C)만 바라봤다. 하지만 이는 상대 수비에 읽히는 패턴. 김선형이 2대2 후 페인트 존을 침투할 때, 볼 없는 지역에 있던 정희재(196cm, F)가 급습했다. 스틸 후 뛰어가는 김시래에게 볼을 줬다. 김시래는 속공 성공. 남은 시간은 2분 46초, SK는 85-74로 쫓겼다.

# 위기

SK는 서서히 쫓겼다. 워니가 1대1했지만, 라렌은 꿈쩍하지 않았다. 협력수비를 오는 김시래를 의식했고, 나가는 볼을 따라가다가 공격자 파울을 범했다. 김시래의 팔이 워니를 먼저 밀지 않았느냐는 항의를 했지만, 심판진은 워니의 파울을 불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SK 선수들이 워니에게 다가올 불행(?)을 예측해야 했다. 협력수비 타이밍에 맞게 움직여, LG 수비의 로테이션을 유도해야 했다. 하지만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워니의 대처도 늦었다.
SK의 이어진 수비. 워니가 흥분한 듯했다. 정희재의 어웨이 스크린을 빠져나가다가, 오른팔로 정희재를 밀었다. 신경질적이었다. 팀 파울이 누적된 SK는 정희재에게 파울 자유투를 내줬다. 85-76이었다.
SK의 공격권. 김선형과 워니가 또 한 번 2대2를 시도했다. 같은 패턴. 하지만 김선형이 볼 없이 움직여 3점 찬스를 만들었다. 실패했지만, 이전보다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후속 동작이 되지 않았다. SK는 이원대(182cm, G)의 치고 넘어오는 걸 보기만 했고, 수비 정돈도 되지 않았다. SK 수비는 골밑으로 밀집됐고, LG는 오른쪽 코너에 있던 서민수(196cm, F)를 포착했다. 서민수의 슈팅은 백보드를 맞고 들어갔다. 의아했지만, 점수는 85-79였다. 남은 시간은 1분 51초. SK의 승리를 더 이상 장담할 수 없었다.

# 또 위기

다행인 게 있었다. SK는 1분 30초 동안 85-79를 유지했다. 남은 시간은 약 30초. 잘 지키기만 하면, SK 승리가 유력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SK가 공격을 실패한 후, 최준용(200cm, F)이 드리블하는 김시래와 마주했다. 김시래의 스피드를 저지하기 위해 팔을 뻗었다. 하지만 그 동작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로 선언됐다.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끝에 내린 결정. LG가 공격하기 유리했고, 최준용에게 김시래를 따라갈 의사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김시래에게 자유투 2개를 모두 내줬다. 그 후 수비가 문제였다. 김시래가 2대2를 이끈 후 워니와 마주했다. 순간 스피드로 워니를 제치려고 할 때, 워니가 김시래의 몸에 팔을 댔다. 그 동작이 미는 동작이 됐고, 김시래는 그 때 3점을 던졌다. 심판의 콜이 있었다.
심판의 콜이 늦었다. 김시래의 슈팅 동작이 아닌, 김시래의 돌파 동작을 파울로 여겼기 때문. 양 팀 벤치 모두 격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판정이 되돌아갈 일은 없었다. 김시래는 또 자유투 라인에 섰다. 2개 중 1개만 성공. 남은 시간은 21.3초, 85-82였다.
SK는 여전히 앞섰다. 하지만 LG의 풀 코트 프레스와 마주했다. 턴오버 후 실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만 나오지 않으면 됐다. 그런데 그게 나올 뻔했다. 최준용의 패스가 김시래의 손에 갔고, 김시래가 비하인드 백 패스로 정희재에게 전달했다. 정희재는 골밑에 있었다.
하지만 최준용이 정희재를 블록했다. 그리고 전개. 그러나 하프 코트 넘어오는 게 힘겨웠다. 김선형이 볼을 잡았지만, LG 가드진의 도움수비에 휘말렸다. 턴오버. 그리고 김시래에게 실점했다. 남은 시간은 6.2초, 85-84. 승부를 더 이상 예측할 수 없었다.

# 결말

또 한 번 엔드 라인 패스. 김선형이 왼쪽 사이드 라인 부근에서 잡았다. 드리블로 3명을 제친 후, 페인트 존으로 가는 안영준(195cm, F)에게 볼을 줬다. 안영준은 라렌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라렌으로부터 파울을 이끌었다.
라렌이 안영준을 잡는 동작을 취했다.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 여지가 있었다. 심판진은 비디오로 향했다. 라렌의 수비 의지와 라렌의 손이 볼로 향했는지를 봤다. 비디오를 본 심판진은 퍼스널 파울을 선언했다. 전체 시간도 0.7초에서 1.7초로 변했다.
안영준이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했다. 그리고 LG의 타임 아웃. 조성원 LG 감독은 침착하게 지시했다. 그 후 김시래의 사이드 라인 패스. 자유투 라인에 있던 이원대와 라렌이 볼 없는 움직임으로 자리를 바꿨고, 이원대가 왼쪽 45도에서 볼을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원대가 볼을 놓쳤다. 놓친 볼은 LG 벤치로 흘러갔다. SK 공격권. 그제서야 끝이 났다. SK는 안도의 한숨을, LG는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 이유 혹은 소감

문경은 감독 :선수들이 방심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다. 내 미스가 있었다. 미네라스나 좋았던 선수들이 경기를 끝내는 게 맞지만, 경기 전부터 계획한 대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미네라스가 잘 될 때, 워니가 마무리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미네라스를 놔둬도 좋을 뻔했다.
아무래도 쉬었던 선수들이 코트로 나가다 보니,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우리가 잘됐던 걸 했던 게 아니라, 세우는 농구를 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게 실패하면서 역습을 허용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4쿼터 마지막에 아주 안 좋은 턴오버가 많았고, 그것 때문에 추격을 허용했던 것 같다.
조성원 감독 : SK가 방심한 것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공격 적극성도 나쁘지 않았다. 전반에 비해 머뭇거리는 동작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게 따라갈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선수들이 지기는 했지만, 잘해준 경기였다. 지고 있어도 하프 라인 넘어가는 속도가 빨랐다. 내가 원했던 대로 빠르게 치고 나갔다. 그런 부분은 상당히 좋게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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