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변준형의 발전을 위한 과제, ‘간결함’과 ‘책임감’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5 07: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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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형(185cm, G)은 매력적인 선수다.

KGC인삼공사는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변준형의 매력에 빠졌다. 변준형을 팀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 변준형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

확실한 근거가 있다. 우선 변준형의 타고난 신체 조건과 타고난 운동 능력이다. 변준형은 동포지션 대비 우월한 힘과 탄력을 지녔다. 순발력 또한 KBL 최상위 클래스다.
드리블 리듬이 좋다. 그 리듬을 순간 스피드와 결합할 수 있다. 1대1을 쉽게 한다. 돌파 후 레이업 시 어지간한 국내 빅맨보다 높이 뜰 수 있다. 외국 선수의 블록슛에도 균형을 잃지 않는다. 드리블에 이은 슈팅과 돌파에 이은 패스도 장착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을 ‘승부처 1옵션’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변준형은 휴식기 전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 박빙 속에서 볼을 많이 쥐었다. 직접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패가 꽤 있지만, 그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도 경기 전 “적극적으로 키우려고 한다. (승부처에서) 더 해줬으면 한다. 지금 준형이가 겪을 1패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승부처에서 뭔가 하기 위해서는 지금 실패해봐야 한다. (변)준형이한테도 ‘져도 너가 져야 되고, 이겨도 너가 이겨라’는 말을 해줬다”며 변준형의 승부처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 1옵션으로 부족한 이유 - 정영삼과의 매치업

분명 매력 있다. 그러나 팀의 1옵션으로는 부족하다.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 대표적으로 간결함이 부족하다. 1대1에서의 볼 소유 시간이 길다. 순간적인 운동 능력은 좋지만, 순간적인 판단력이 아직 미숙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KGC인삼공사가 전자랜드를 91-82로 이겼고, 변준형이 20점 4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재도(180cm, G)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 변준형의 활약은 분명 뛰어났다.
그렇지만 정영삼(187cm, G)과의 매치업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변준형은 경기 내내 정영삼과 마주했다. 변준형과 정영삼은 정반대의 공격 스타일을 보여줬다.
먼저 변준형은 볼을 쥐고 수비를 흔들었다. 안정적인 양손 드리블과 여유로운 상체 페이크, 방향 전환과 슈팅 등 여러 가지 기술을 곁들였다. 분명 화려했다. 그러나 수비를 제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잔여 공격 시간이 짧았다. 변준형이든 변준형한테 볼을 받는 이든 쫓기면서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정영삼은 그렇지 않았다. 변준형과 띠동갑인 정영삼은 운동 능력과 체력에서 변준형보다 앞설 수 없다. 하지만 순간 스피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았다. 퍼스트 스텝을 어디로 써야 하는지 알았고, 돌파 후 행동도 빠르게 했다. 변준형의 수비를 어렵지 않게 제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경험이 쌓여야 되는 면도 있다. 정영삼은 프로 무대만 10년 넘게 한 베테랑. 데뷔 초기에는 더 빠른 스피드로 ‘돌파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변준형이 그런 정영삼의 경험을 하루에 따라잡을 수 없다.

# 가능성

숱한 경험을 한 번에 따라잡을 수 없다. 다만, 노력을 해야 한다. 간결하게 처리하는 경험도 해봐야 한다.
좋은 예시를 직접 보여줬다. 경기 종료 6분 54초부터 47초까지가 그렇다. 변준형은 차바위(190cm, F)와 마주했다. 변준형은 하프 라인과 3점 라인 사이에 있었고, 차바위는 3점 라인 앞에 있었다.
라타비우스 윌리엄스(200cm, F)를 불렀다. 꽤 먼 거리에도 앞으로 치고 나갔다. 상대 빅맨인 헨리 심스(208cm, C)가 라타비우스의 스크린에 페인트 존을 비웠고, 차바위도 스크린을 완벽히 빠져나가지 못했다.
변준형은 갈 듯 말 듯한 동작만 짧게 취했다. 자신의 수비수와 스크리너 수비수의 움찔하는 타이밍을 포착했고, 순간 스피드와 긴 스텝으로 순식간에 페인트 존을 침투했다. 그리고 왼손 레이업. 심스가 뒤늦게 블록슛했지만, 골 텐딩.
73-68. 그리고 변준형은 4쿼터에 날라다녔다. 볼 처리를 빠르게 했고, 그 속에서 3점과 돌파, 킥 아웃 패스 등 다양한 옵션을 보여줬다. 4쿼터에만 9점에 야투 성공률 80%(2점 : 3/3, 3점 : 1/2)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희종(195cm, F)이라는 확실한 중심축과 이재도의 공격력이 변준형에게 많은 도움을 줬지만, 변준형 스스로 왜 가능성 있는 선수인지 보여줬다.

# 책임감

KGC인삼공사는 ‘변준형 원맨팀’이 아니다. 양희종-오세근(200cm, C)-이재도-전성현(188cm, F)-문성곤(195cm, F) 등 기라성 같은 선배와 득점을 책임져야 하는 외국 선수가 있다. 팀의 중심은 여전히 양희종과 오세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준형은 승부처를 책임져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그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많은 짐을 짊어졌고, 그 짐을 스스로 책임질 줄도 알아야 한다.
김승기 감독을 포함한 팀원의 생각도 그랬다. 기자는 ‘변준형의 볼 소유 시간’에 관한 걸 물었고, 김승기 감독과 양희종, 이재도 등이 이에 응답했다. 이들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다.

김승기 감독 : 모든 사람을 대표해서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 팀과 본인 모두 좋아지기 위해서니까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많다.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그 점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간결하게 처리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그 외에 가드가 해야 할 전반적인 걸 다 알려주려고 한다. 그만큼 애정을 기울이는 선수다.

양희종 : 능력 있는 선수다. 팀 자체적으로 준형이를 밀어주는 작전이 많다. 코칭스태프께서 작전을 짜주는 거고, 선수들은 그걸 수행하면 되는 거다.
누가 공을 소유하고를 떠나서, 가드면 당연히 공을 많이 만진다. 그게 확률이 높다고 하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패턴 숙지나 조직적인 플레이를 더 잘해야 한다.
(이)재도나 (변)준형이 모두 볼 소유 시간이 길다. 지금도 워낙 잘 하고 있지만,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준형이한테는 특히 그런 말을 해주고 싶다. 어린 선수가 그런 권한을 누리는 게 쉽지 않다. 특권일 수 있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준다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선수다.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이재도 : 이전에 (변)준형이를 ‘재능충’이라고 표현한 적 있다.(웃음) 피지컬과 운동 능력, 리듬감은 아무리 해도 나오기 힘든 것들이다. 게다가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런 선수가 발전하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이다.
나랑 파트너 같은 관계다. 준형이가 볼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나한테 안 좋은 건 없다. 오히려 나에게 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준형이랑 잘 맞추고 준형이의 볼 소유를 잘 이용하면, 더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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