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딜레마, ‘잘하고 싶은 욕심’과 ‘예전 같지 않은 몸’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7 08: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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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준비하는 법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김정은(180cm, F)은 계약 기간 3년에 3억원의 조건으로 아산 우리은행에 잔류했다. 박혜진(178cm, G)-김정은-홍보람(180cm, F) 모두 붙잡은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1위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김정은은 또 한 번 ‘우승’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포워드 라인에서 중심을 잡고, 공수 모두 기여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많은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본인 몸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선수가 몸 관리를 철저히 해도, ‘부상’은 방문할 준비를 언제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상황과 운 역시 따라야 한다.


게다가 김정은은 1987년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예전 같지 않은 운동 능력, 예전 같지 않은 회복력까지. 이전보다 까다로운 몸 상태(?)를 지니고 있다. 운동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김정은도 이를 알고 있었다. 방법론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그 변화를 많이 고민하는 듯했다. 정확히 말하면, ‘잘하고 싶은 욕심’과 ‘예전 같지 않은 몸’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는 듯했다. 다음 일문일답에서도 그 딜레마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우리은행에 관한 이야기(기사 : ‘숱한 FA 경험’ 우리은행 김정은, 박혜진한테 해준 이야기는?)를 들어보니, 앞으로의 계약 기간 동안 본인을 믿어준 우리은행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보였습니다.
어느 선수든 FA 계약을 마무리하거나 연봉 협상을 하고 난 후에 각오를 다지는 것 같아요. 저도 항상 그런 것 같고요.(웃음) 믿어준 우리은행에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크고, 팀원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커요. 이제 뭔가 주도적으로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선배로서 후배들이 잘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코트 안에서 제가 해야 할 건 다 해야죠.(웃음) FA 계약을 했다고 해서, 제 역할의 변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번 FA제도가 바뀌면서, 많은 이슈가 됐잖아요. 이번 FA 상황을 지켜보면서, 저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된 게 사실이이에요. 몸 관리를 잘 해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웃음)


본인은 팀의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에서 제일 중요한 선수로 꼽힙니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잘 회복하는 게 2020~2021 시즌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농구를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내면, 어디가 아프거나 다칠 것 같아요.(웃음)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죠.
감독님도 저를 따로 불러서 이야기하셨어요. ‘이제 너는 운동 방법을 바꾸든지 몸을 만드는데 변화를 줘야 할 거 같다. 그게 너와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일 것 같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씀하셨죠. 저도 감독님 말씀에 공감했고요.
하지만 선수라면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코트에 들어가면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어요. 이전까지는 아파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겁 없이 했던 게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게 결국 부상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어떤 표현을 써야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잘 하고 싶은 욕심’과 ‘지금 몸 상태 유지’ 사이에 딜레마가 클 것 같아요.
맞는 말씀이에요.(웃음) 코트에 들어가서 농구를 더 잘 하고 싶은데, 욕심만 가지고 할 나이는 아닌 거 같아요.


어쨌든 결론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거잖아요.
저는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뭔가를 하는 게 중요해요. 그게 무조건 첫 번째죠. 개인적으로는 저를 봐주시는 팬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 방법을 잘 찾는 게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우리은행에 3년 동안 남게 됐습니다. 당분간 박혜진과 원투펀치로 활약할 것 같은데요. 팬들한테는 어떤 말씀해주고 싶으신지?
말로 몇 마디하는 것보다 결국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는 게 팬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은행에 온 후, 아산 팬 분들과 너무 많이 가까워졌어요. 저희 선수들이 경기에 이기든 지든, 팬들께서는 진심으로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요. 팬 이상의 감정을 느꼈죠.


그러고 보니, 우리은행이 아산으로 옮길 때, 김정은 선수가 우리은행에 합류하지 않았나요? (김정은은 2017~2018 시즌부터 아산 우리은행의 일원이 됐다)
맞아요. 그리고 아산은 제 고향이죠.(김정은은 ‘옛날 아산’을 ‘온양’이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온양’과 ‘아산’을 같은 곳이라고 했다) 저는 온양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지낸 곳이죠. 그리고 프로 생활도 아산에서 하다 보니, 아산 팬들한테 더 많은 정을 느꼈어요.
그리고 제가 온양 출신인 걸 알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비록 우리은행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아산의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해요.(웃음) 동료들한테 장난삼아 그런 말을 하기도 했고요.
아산 팬 분들은 엄청 열성적이세요. 저희 선수들을 너무 좋아해주세요. 너무 감사했죠. 그래서 이번 시즌 조기 종료가 아쉬웠죠. 코로나로 인해 팬들과 마무리를 하지 못한 걸 아쉽게 생각해요. 어쨌든 다음 시즌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 우리은행을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어린 선수들을 숙소로 복귀시켰다. 5월 중순에 고참 선수들을 합류시킬 예정이다. 5월 말까지 선수단의 체력을 끌어올리고, 6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할 예정이다.


김정은은 5월 중순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 5월 말까지 단체 훈련에 임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FA 계약’이라는 이슈를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은행의 정상 탈환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는 뜻이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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