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두 명의 슈터, 2002~2003 시즌을 끝내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4-09 08: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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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든 건 끝이 있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는 끝을 봐야 한다.


KBL 역시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2018~2019 시즌까지 20년 넘게 마지막 승부를 펼쳐왔다. 이유는 단 하나다. 10개 구단 중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서다.


10개 구단은 약 5개월 동안 정규리그를 펼친다. 그 중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6강-4강을 거친 후, 두 팀만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까지 피 터지게 싸운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치열하기도 했고,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마지막 무대에 선 두 팀의 노력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카테고리가 ‘마지막 승부’다.


Intro 1. ‘V2 도전’ 대구 동양 vs ‘창단 첫 우승 도전’ 원주 TG


대구 동양은 2001~2002 시즌 V1을 달성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통합 우승이기도 했다. 김승현과 김병철, 전희철과 박재일, 마르커스 힉스 등 기존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또 한 번 정규리그 1위(38승 16패)를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후, 여수 코리아텐더를 3전 전승으로 제압했다. 두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 동양의 목표였다.
원주 TG는 역대급 신인으로 꼽힌 김주성을 얻었다. 플레잉 코치로 변신한 허재와 함께 정규리그를 순항했다. 정규리그 3위(32승 22패)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울산 모비스를 2전 전승으로 격파했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창원 LG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이겼다. 힘겹게 챔피언 결정전으로 올라섰다.


Intro 2. 예상치 못한 구도


동양은 디펜딩 챔피언. 우승 전력을 거의 유지했다. 체력 소진을 거의 하지 않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섰다.
반면, TG의 전력은 동양의 전력보다 떨어졌다. 그리고 TG는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쏟아부었다.
동양의 우승을 예측하는 이들이 많았던 이유다. 그러나 그 예측은 1차전부터 꼬였다. TG가 대구에서 열린 첫 2경기를 모두 잡았기 때문.(1차전 : 74-72, 2차전 : 81-77)
하지만 너무 많은 힘을 쓴 탓일까. TG는 3차전(55-85)과 4차전(80-93) 모두 완패했다. 안방에서 경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무력했다.
그리고 5차전. 원주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였다. TG는 2차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동양을 98-97로 이겼다.
체육관에 있던 계시기가 4쿼터 종료 1분 정도 전부터 15초 동안 가지 않는 오류가 있었다. TG는 그런 잡음 속에서 소중한 승리를 얻었다. 1승만 더 하면, 창단 첫 우승이었다. 예상치 못한 구도를 만들고 있었다.


Last Match. 두 명의 슈터, 시리즈를 끝내다


6차전이 됐다. TG나 동양이나 꼭 잡아야 하는 경기. 그런 의미에서 1쿼터가 중요했다.
TG의 시작은 최악이었다. TG의 1쿼터 야투 성공률은 약 7%(2점 : 0/12, 3점 : 1/3)에 불과했다. TG의 1쿼터 득점 역시 ‘3’에 불과했다. 그리고 TG는 1쿼터에 ‘24’점을 내줬다. 3-24. 6차전을 잡는 건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신종석이 먼저 2쿼터에 나섰다. 2쿼터 시작 후 2분 3초 만에 첫 번째 3점슛을 터뜨렸다. 자신감을 얻은 신종석은 계속 림을 두드렸다. 2쿼터에만 3점슛 5개 성공. 그리고 2쿼터 종료 38초 전에는 양경민의 속공 3점을 돕기도 했따.
신종석이 활약한 TG는 2쿼터 종료 4초 전 리온 데릭스의 득점으로 동점(38-38)을 만들었다. 3쿼터에는 동양과 수비전을 펼쳤다. 50-51. 사실상 동점이었다.
4쿼터가 됐다. ‘승부사’ 데이비드 잭슨이 나섰다. 4쿼터 중반 3점슛 2개로 달아나는 동양을 붙잡았다. 52-58에서 58-58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역전 3점포와 달아나는 득점(63-58) 역시 잭슨의 몫이었다. 잭슨은 경기 종료 38초 전 결승 자유투(65-60)까지 작렬했다.
그 후 TG는 65-63으로 쫓겼지만, 양경민과 리온 데릭스가 자유투를 차곡차곡 성공했다. 67-63, TG의 승리였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 TG는 창단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신고했다. 두 명의 슈터가 만든 결과물이었다.


Outro. 김주성, ‘두 명의 슈터’와 ‘첫 번째 우승’을 회상하다


김주성은 원주 농구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원주 TG 시절부터 원주 DB까지 겪은 유일무이한 인물이다. 신종석-데이비드 잭슨, 두 명의 슈터를 누구보다 잘 기억할 것 같았다. 신종석과 데이비드 잭슨의 활약을 먼저 물었다.
“많은 분들께서 (신)종석이형의 득점을 보고, 반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을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 때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말도 그 때부터 생긴 것 같고요.
감독님 입장에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카드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종석이형이 그 전에도 경기를 뛰었고, 팀원들 사이에서도 분위기를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신뢰감도 얻고 있었어요. 슈팅력과 수비를 모두 갖췄기 때문이죠. 종석이형이 2쿼터에 득점을 해줬기에, 우리가 우승을 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그 당시 잭슨의 득점은 저희 팀에 항상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요. 잭슨이 비록 전반전에 점수를 못 넣었지만 평균 확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후반전에 득점력을 보여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앞서 말했듯, TG는 창단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성 역시 데뷔 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주성의 소감은 남달랐다.
“너무 좋았죠. 사실 저희 팀이 전력 면에서 동양보다 열세였어요.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길 확률이 3~40% 정도로 생각했죠. 오히려 도전자라는 입장으로 경기했기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허재 선배님의 마지막까지 하고자 하는 의지와 신진급 선수들의 패기가 잘 어우러져서 나온 결과라고 봐요”
2002~2003 시즌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정상을 향한 질주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TG는 한동안 정상을 두드리는 팀이 된다.


[2002~2003 챔피언 결정전 6차전 양 팀 선수 기록]
1. 원주 TG
- 데이비드 잭슨 : 27분 46초, 19점(4Q : 13점) 6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2스틸
- 신종석 : 25분 6초, 17점(2Q : 17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공격 1)
- 리온 데릭스 : 40분, 11점 14리바운드(공격 3) 1스틸
- 양경민 : 40분, 11점 7리바운드(공격 1) 4어시스트 2스틸
2. 대구 동양

- 마르커스 힉스 : 40분, 22점 9리바운드(공격 2) 6어시스트 3블록슛 2스틸
- 김병철 : 38분 23초, 11점(3점 : 3/8) 3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스틸
- 박재일 : 31분 50초, 10점 5리바운드(공격 3) 2스틸 1어시스트


[2002~2003 챔피언 결정전 6차전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 2점슛 성공률 : 32%(12/37)-43%(15/35)
- 3점슛 성공률 : 56%(10/18)-32%(9/28)
- 자유투 성공률 : 81%(13/16)-67%(6/9)
- 리바운드 : 43(공격 11)-32(공격 10)
- 어시스트 : 15-13
- 스틸 : 7-8
- 턴오버 : 15-8 (속공 : 3-3)
- 블록슛 : 5-6

* 모두 TG가 앞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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