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마르커스 힉스, 2001~2002 마지막을 장식하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4-08 13: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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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든 건 끝이 있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는 끝을 봐야 한다.


KBL 역시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2018~2019 시즌까지 20년 넘게 마지막 승부를 펼쳐왔다. 이유는 단 하나다. 10개 구단 중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서다.


10개 구단은 약 5개월 동안 정규리그를 펼친다. 그 중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6강-4강을 거친 후, 두 팀만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까지 피 터지게 싸운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치열하기도 했고,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마지막 무대에 선 두 팀의 노력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카테고리가 ‘마지막 승부’다.


Intro 1. 대구 동양의 돌풍 vs 서울 SK의 V2 도전


대구 동양은 2000~2001 시즌 최하위(9승 36패)였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김승현’이라는 패스 천재를 얻었고, ‘마르커스 힉스’라는 역대 최고의 외인 중 한 명을 얻었다. 김병철과 전희철 등 기존 중심 자원도 건재했다.
모든 게 조화를 이룬 동양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36승 18패)를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창원 LG를 3승 2패로 꺾었다.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서울 SK는 1999~2000 시즌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2000~2001 시즌에도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2001~2002 시즌 정규리그 2위(32승 22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주 KCC를 3승 2패로 격파했다. 서울이라는 연고지에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노렸다.


Intro 2. 생각 이상의 팽팽함


동양과 SK의 팀 컬러는 달랐다. 동양은 ‘스피드’로 승부를 보는 팀이었고, SK는 ‘서장훈의 높이’를 첫 번째 옵션으로 생각하는 팀이었다. 서로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두 팀이 팽팽할 거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기선을 잡은 팀은 동양이었다. 동양은 힉스의 득점력(30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과 라이언 페리맨의 제공권 싸움(14점 16리바운드)을 앞세웠고, 1차전을 86-77로 잡았다.
2차전을 잡은 팀은 SK였다. SK는 경기 종료 3분 47초 전 조상현의 3점포와 경기 종료 1분 10초 전 임재현의 득점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72-70으로 동양의 추격을 힘겹게 따돌렸다.
동양이 1대1의 균형을 깼다. 김병철과 전희철이 각각 25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와 16점 4리바운드로 힉스의 부담을 던 것. 동양은 3차전을 87-73으로 이겼다.
SK는 동양과 균형을 맞추고 싶어했다. 그리고 동양보다 앞서고 싶었다. 4차전을 75-72로 힘겹게 이겼고, 5차전에서는 경기 종료 3초 전 조상현의 역전 3점포로 더욱 힘겹게 이겼다.(71-70) 1승만 더 하면, 2년 만의 플레이오프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동양은 이를 두고 보지 않았다. 힘든 과정을 겪었기에, 마무리를 잘 하고 싶었다. 힉스가 33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2개의 스틸과 2개의 블록슛으로 높은 공수 기여도를 보였다. 동양의 88-77 승리. 동양은 그야말로 마지막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Last Match. 저득점 양상, 돋보였던 힉스


동양과 SK 모두 정규리그 54경기를 치렀고, 4강 플레이오프 또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7차전까지 갔다. 동양과 SK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
두 팀 모두 ‘화력 쟁탈전’을 펼치기 어려웠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에 치중했다. 에이스에게 많은 걸 의존했다.
동양은 힉스에게 많은 걸 의지했다. 힉스는 마지막 경기에서도 힘을 냈다. 1쿼터부터 양 팀 최다인 8점을 넣었다. 2쿼터에는 골밑 공략으로 높은 야투 성공률(2점 : 6/8)을 보였다. 전반전까지만 20점을 몰아넣었다. 동양은 35-26으로 앞서나갔다.
힉스의 화력은 3쿼터에도 강렬했다. 힉스는 3쿼터 야투 성공률(2점 : 2/2)과 3쿼터 자유투 성공률(4/4) 모두 100%를 달성했다. 힉스는 3쿼터에도 8점을 넣었고, 동양은 55-41로 더욱 점수 차를 벌렸다.
동양은 4쿼터 들어 서장훈과 조상현에게 15점을 내줬다. 그러나 김승현이 4쿼터에만 10점을 넣었다. 김승현이 집중력을 보인 덕분에, 힉스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김승현과 힉스가 더욱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김승현-힉스 콤비가 활약한 동양은 75-65로 이겼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힉스는 이날 34점 11리바운드에 4개의 블록슛과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수 양면 모두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최우수 외국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 승부에서 기여했기에, 얻은 성과였다.


Outro. 힉스의 동료들이 본 힉스는?


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 : 승부욕이 정말 강했어요. 운동 능력과 돌파에 이은 마무리, 속공 마무리가 워낙 좋았죠. 3점이 그렇게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노력을 해서 보완했어요. 그러면서 공격에 더욱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KBL에서 더 큰 경쟁력을 보였고, 그게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박훈근 전 삼성 코치 : 외곽과 골밑 다 가능한 선수였어요. 힘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지만, 리치와 점프력이 워낙 좋았죠. 어지간한 선수는 우리 골밑에서 득점할 생각을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속공과 돌파가 좋았고, 다양한 곳에서 득점할 수 있다는 게 무서웠어요.
힉스가 KBL에 오기 전에는, 힘 좋고 체격 조건 좋은 외국선수가 대세였어요. 하지만 힉스는 달랐죠. 높이와 리치, 스피드에 넓은 공수 범위까지. 개인적으로 힉스는 외국선수 판도에 변화를 줬다고 생각해요


[2001~2002 챔피언 결정전 7차전 양 팀 선수 기록]
1. 대구 동양
- 마르커스 힉스 : 40분, 34점(2점 : 14/18, 자유투 : 6/6) 11리바운드(공격 1) 4블록슛 2어시스트
- 김승현 : 40분, 19점(3점 : 4/9) 6리바운드(공격 1) 5어시스트 3스틸
- 김병철 : 35분, 11점(2점 : 4/4) 1리바운드 1어시스트
- 전희철 : 37분 3초, 9점 7리바운드(공격 1) 5어시스트 1블록슛
- 라이언 페리맨 : 30분 16초, 2점 10리바운드(공격 5) 1스틸
2. 서울 SK

- 서장훈 : 40분, 23점 15리바운드(공격 4) 4어시스트
- 에릭 마틴 : 37분 13초, 13점 8리바운드(공격 3) 3블록슛 1스틸
- 조상현 : 37분 33초, 11점 5어시스트 1리바운드 1스틸
- 임재현 : 40분, 10점 5리바운드(공격 3) 4어시스트 1스틸


[2001~2002 챔피언 결정전 7차전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 2점슛 성공률 : 57%(24/42)-51%(23/45)
- 3점슛 성공률 : 25%(5/20)-12%(2/16)
- 자유투 성공률 : 86%(12/14)-59%(13/22)
- 리바운드 : 37(공격 8)-35(공격 12)
- 어시스트 : 13-16
- 스틸 : 4-4
- 턴오버 : 5-6 (속공 : 8-5)
- 블록슛 : 5-3

* 모두 동양이 앞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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