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든 건 끝이 있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는 끝을 봐야 한다.
KBL 역시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2018~2019 시즌까지 20년 넘게 마지막 승부를 펼쳐왔다. 이유는 단 하나다. 10개 구단 중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서다.
10개 구단은 약 5개월 동안 정규리그를 펼친다. 그 중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6강-4강을 거친 후, 두 팀만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까지 피 터지게 싸운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치열하기도 했고,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마지막 무대에 선 두 팀의 노력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카테고리가 ‘마지막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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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1. 대전 현대-부산 기아, 최후의 무대에 오르다
‘이상민-조성원-추승균’, 일명 ‘이조추’ 라인으로 불리는 국내 선수 조합. ‘조니 맥도웰-제이 웹’이라는 최고의 외국선수 듀오. 모든 게 완성된 대전 현대는 1997~1998 시즌 정규리그 1위(31승 14패)를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후, 대구 동양을 3전 전승으로 완파했다. 너무나 손쉽게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부산 기아는 원년 시즌만큼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규리그 3위(26승 19패)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대우(현 인천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 LG(현 창원 LG)를 3승 1패로 꺾었다. 현대의 마지막 상대로 낙점됐지만, 힘은 제법 떨어져있었다.
Intro 2. 현대 vs 기아, 팽팽했던 균형
기선을 잡은 팀은 기아였다. ‘허재-강동희-김영만’, 일명 ‘허동만 트리오’가 기선 제압을 주도했다. 클리프 리드의 탄탄한 골밑 싸움도 더해졌다. 기아는 1차전과 2차전 모두 9점 차로 현대를 꺾었다. 원정에서 2전 전승. 기아는 힘을 얻었다.
현대는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었다. 그러나 상승세를 탄 기아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경기 종료 18초 전 허재에 득점을 내줬고, 92-93으로 밀렸다. 하지만 조성원이 모든 걸 뒤집었다. 경기 종료 4초 전 3점을 터뜨렸고, 이는 결승 득점이 됐다. 3차전에서 첫 승을 신고한 현대는 4차전도 잡았다. 2승 2패. 원점이었다.
5차전. 현대가 1쿼터를 31-19로 앞섰다. 그러나 2쿼터부터 조금씩 흔들렸다. 김영만의 득점력과 클리프 리드의 리바운드 싸움을 막지 못했다. 경기 종료 2분 4초 전 허재한테 동점 3점포(84-84)를 맞았다. 경기 종료 6초 전, 또 한 번 허재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밀렸던 흐름을 회복하지 못했다. 84-86, 역전패. 현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6차전. 현대는 전반전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44-46으로 밀렸다. 3쿼터까지도 기아를 앞서지 못했다. 그러나 4쿼터 들어 힘을 냈다. 제이 웹이 4쿼터에만 11점을 퍼부었고, 현대는 기아의 4쿼터 득점을 11로 묶었다. 현대의 90-79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3패. 두 팀은 진정한 마지막 승부를 맞았다.
Last Match. '후반 21점' 조성원, 현대의 서태웅이 되다
현대와 기아 모두 물러설 곳은 없었다. 7차전 단 한 경기가 우승 트로피 주인공을 가렸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긴장감이 컸다.
이상민과 추승균, 제이 웹과 조니 맥도웰 모두 집중했다. 그 중 3명의 선수가 전반전에 두 자리 득점(조니 맥도웰 : 12점, 추승균 : 10점, 이상민 : 10점)을 퍼부었다. 하지만 허동택 트리오의 화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대는 43-49로 밀렸다. 쉽지 않아보였다.
그런데 조성원이 폭발했다. 3쿼터 시작 후 56초 만에 3점포를 터뜨렸다. 동료들에게 추격 분위기를 만들어준 후, 3점포와 속공으로 현대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박재현의 3점슛까지 어시스트했다.
조성원은 3쿼터에만 12점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조성원의 3쿼터 야투 성공률은 100%(2점 : 3/3, 3점 : 2/2). 현대는 70-66으로 역전했다.
그리고 4쿼터. 현대는 동점(72-72)을 허용했지만, 조성원이 또 한 번 3점을 터뜨렸다. 4쿼터 중반 연이은 3점포로 84-74를 만들었다. 현대의 우승이 가까워졌다.
조성원이 폭발력을 뽐내자, 다른 동료들이 힘을 냈다. 이상민-추승균-조니 맥도웰이 기아의 3점 라인과 페인트 존을 폭격했다. 현대의 101-90 승리. 현대는 4승 3패로 챔피언 결정전을 마무리했고, 구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만화 슬램덩크를 보면, 서태웅의 후반 집중력이 나온다. 서태웅은 전반과 후반 모두 득점력을 폭발할 체력이 없었고, 전반과 후반 중 선택을 한다. 서태웅의 선택은 후반이었다. 서태웅은 후반에 모든 걸 집중했고, 서태웅이 속한 북산은 극적으로 전국대회 티켓을 얻는다.
조성원 역시 7차전 전반전까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에 모든 걸 집중했고, 현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집중과 선택을 잘한 조성원은 능남전의 서태웅 같았다.
Outro. 조성원, 그가 떠올린 1997~1998 챔프전은?
1997~1998 챔피언 결정전은 조성원에게 오래 전 기억이다. 하지만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우선 시리즈 전체를 돌이켜봤다. 시리즈 후반부에 각성하게 된 계기를 먼저 말했다.
“3차전에 3점 밖에 넣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게 결승 3점이었죠. 그러면서 시야가 터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이전까지 느꼈던 조바심을 어느 정도 없앴던 것 같아요”
첫 2경기 모두 내준 현대는 조성원의 3점포로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6차전까지 3승 3패를 만들었고, 마지막 승부를 맞았다. 조성원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조성원은 7차전 전반전에 밀렸던 이유를 말했다.
“7차전 오전에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다들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했죠. 지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어요. 스코어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뛰었죠. 경기에만 몰두했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점수 차가 벌어진 걸 알았고, 그 때부터 (이)상민이가 조율을 했죠”
조성원은 7차전에서 24점을 퍼부었다.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 그리고 3쿼터와 4쿼터에만 각각 12점과 9점을 몰아넣었다. 7차전의 진정한 승부사였던 셈이다. 조성원은 후반전에 맹활약했던 이유를 아래와 같이 말했다.
“3차전 이후 뭔가 트였다고 하지만, 7차전 전반전에는 급한 면이 있었어요. 슛을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죠. 그 때, 임근배 감독님 등 선배님들께서 ‘기다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후반전에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1997~1998 챔피언 결정전. 그 중 7차전. 조성원의 해결사 본능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조성원의 클러치 본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많은 경기가 조성원의 클러치 능력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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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998 챔피언 결정전 7차전 양 팀 선수 기록]
1. 대전 현대
- 조성원 : 37분 15초, 24점(2점 : 3/4, 3점 : 6/9) 7어시스트 2스틸 1리바운드 1블록슛
- 제이 웹 : 40분, 20점 18리바운드(공격 4) 4어시스트
- 이상민 : 37분 39초, 20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공격 1) 3스틸 1블록슛
- 조니 맥도웰 : 30분, 1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
- 추승균 : 40분, 17점 4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2. 부산 기아
- 김영만 : 40분, 24점(3점 : 3/5) 6리바운드 3어시스트
- 클리프 리드 : 36분 54초, 20점 9리바운드(공격 3) 2블록슛
- 허재 : 40분, 15점(3점 : 3/10) 13어시스트 6리바운드(공격 6) 4스틸
- 강동희 : 40분, 14점(3점 : 4/11) 5리바운드(공격 2) 4어시스트 1스틸
- 저스틴 피닉스 : 22분 59초, 10점 1리바운드(공격) 1스틸
[1997~1998 챔피언 결정전 7차전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 2점슛 성공률 : 62%(30/48)-52%(25/48)
- 3점슛 성공률 : 48%(10/21)-37%(10/27)
- 자유투 성공률 : 73%(11/15)-59%(10/17)
- 리바운드 : 36(공격 7)-30(공격 11)
- 어시스트 : 23-22
- 스틸 : 7-6
- 턴오버 : 14-7 (속공 : 5-4)
- 블록슛 : 4-2
* 모두 현대가 앞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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