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역대 MVP] ‘2년차’ 김선형, SK의 어엿한 메인 옵션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1 08: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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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KBL이 지난 1일부터 4주 동안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처법을 수립했고, 대처법에 따른 매뉴얼을 수립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KBL이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모든 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KBL 경기 현장을 갈 수 없고,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사실, 코로나를 제외한 모든 기사를 적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선 시즌이 재개될 때까지, KBL 역대 MVP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번에 이야기할 선수는 2012~2013 시즌의 김선형(서울 SK)이다.


[김선형, 2012~2013 시즌 기록]
1. 정규리그 : 49경기 평균 31분 39초, 12.1점 4.9어시스트 2.9리바운드 1.7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56.6% (경기당 약 4.0/7.1)
- 3점슛 성공률 : 약 26.9% (경기당 약 0.7/2.7)

* 어시스트 2위 & 스틸 3위
2. 플레이오프(4강) : 4경기 평균 34분 39초, 17.8점 4.8리바운드 3.3어시스트 2.0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45.5% (경기당 약 5.0/11.0)
- 3점슛 성공률 : 약 33.3% (경기당 약 1.3/3.8)

* 4강 PO 출전 선수 중 득점 2위 & 스틸 2위
* 4강 PO 출전 선수 중 어시스트 5위
3. 챔피언 결정전 : 4경기 36분 49초, 8.3점 5.3어시스트 4.3리바운드 2.0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32.4% (경기당 약 3.0/9.3)
- 3점슛 성공률 : 약 0% (경기당 약 0/2.0)

* 챔피언 결정전 출전 선수 중 어시스트 1위
* 챔피언 결정전 출전 선수 중 스틸 2위


201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오세근 드래프트’라고 불린 행사였다. 오세근은 대학 시절부터 한국 농구를 짊어질 빅맨이라는 평을 들었다. 국가대표팀에서 오세근을 지도했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김주성 급이다”는 말을 할 정도로 오세근의 가능성을 높이 봤다.


오세근은 예상대로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오세근을 품에 안은 팀은 안양 KGC인삼공사였다. 그리고 2순위. 2순위 지명권을 지닌 서울 SK는 김선형을 선택했다. 신선우 감독은 만면의 미소를 지었다. 드래프트 후 “1순위 지명권을 받았어도, 김선형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김선형을 기대했다.


김선형은 빠른 스피드와 탄력을 지녔다. 운동 능력을 활용한 독보적인 속공 능력과 돌파 마무리로 대학 무대를 제패했다. 오세근과 함께 중앙대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인물이었다. 데뷔 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에 나섰고, 평균 32분 1초 동안 14.9점 3.5어시스트 2.7리바운드 1.3스틸로 맹활약했다. 오세근이 아니었다면, 신인왕을 탈 수도 있었다.


그리고 2012~2013 시즌. SK는 감독대행이었던 문경은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에게 하나의 변화를 언급했다. ‘포지션 변경’. 슈팅가드였던 김선형에게 포인트가드로 전환할 것을 이야기했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이는 볼을 갖고 하는 움직임이 더 좋은 선수다. 볼을 가지고 스크린을 활용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볼을 가지고 하는 포인트가드로 포지션 변환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김)선형이가 해보겠다고 대답을 했다. 만약에 선형이가 조금이라도 자신없어 했다면, 선형이를 슈팅가드로 돌렸을 거다”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김선형의 포인트가드 전환은 성공적이었다. 김선형은 애런 헤인즈(서울 SK)와 원투펀치를 형성했고, 박상오(고양 오리온)-김민수-최부경(이상 서울 SK) 등 장신 포워드 라인을 잘 활용했다. 빠른 속공 전개와 묘기에 가까운 마무리 능력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3-2 드롭존’과 ‘포워드 농구’, ‘빠른 공격’으로 재미를 본 SK는 정규리그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2011~2012 시즌 원주 동부처럼 44승을 달성. SK는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김선형은 KBL 데뷔 후 첫 정규리그 MVP가 됐다.


[김선형, 2012~2013 시즌 챔피언 결정전 일자별 기록]
- 1차전 : 40분, 16점 7리바운드(공격 4) 2어시스트 1스틸 -> SK 패
- 2차전 : 38분 20초, 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 SK 패
- 3차전 : 40분, 10점 8리바운드(공격 1) 4어시스트 3스틸 -> SK 패
- 4차전 : 34분 35초, 2점 2리바운드 2스틸 1블록슛 -> SK 패


본격적인 승부는 플레이오프에서 시작된다.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SK는 더욱 꼼꼼히 시합을 준비했다. SK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안양 KGC인삼공사. 디펜딩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SK는 홈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3차전부터 정규리그 1위 팀의 강력함을 과시했다. 김선형이 3차전에만 30점을 퍼부었고, SK는 88-73으로 완승했다.


3차전 완승의 기세를 이어, 4차전에서는 KGC인삼공사의 득점을 ‘56’으로 묶었다. 김선형은 4차전에서 13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SK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SK는 2001~2002 시즌 이후 11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상대는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함지훈(이상 울산 현대모비스)-김시래(창원 LG)-문태영(서울 삼성) 등 판타스틱 4를 보유했고, 로드 벤슨-리카르도 라틀리프(귀화 후 라건아로 개명)로 이어지는 외국선수 조합도 탄탄했다.


그래도 SK는 자신 있었다. 모비스와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섰기 때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경기 종료 1분 전까지 모비스를 앞섰다. SK의 모비스전 강세가 챔피언 결정전에도 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양동근의 해결 능력에 흔들렸다. 마지막 1분을 지키지 못하고, 71-76으로 역전패했다.


2차전. SK는 전반전을 26-36으로 밀렸다. 1차전의 여파가 남은 듯했다. 하지만 후반전에 모비스를 위협했다. 모비스의 후반전 득점을 24로 막았다. 그러나 경기 종료 7초전 문태영한테 결승 자유투를 내줬고, SK는 안방에서 2패를 안았다.


불리한 상황에서 울산으로 원정을 떠났다. 젊은 팀이었던 SK는 2연패에 정신적으로 흔들렸다. 3차전마저 62-68로 내줬고, 4차전에는 경기 내내 모비스에 55-77로 완패했다. SK의 창단 첫 통합 우승 도전은 허무하게 끝났다. 김선형의 챔피언 결정전 체험기 또한 그렇게 끝이 났다.


그렇지만 김선형이 보여준 빠른 농구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많은 어린 선수들이 김선형을 ‘롤 모델’로 꼽기 시작한 것. 김선형이 프로 2년차임을 감안하면, 김선형의 플레이가 어린 선수들한테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김선형은 “외국선수 모두 탄탄했다. 거기에 다양한 국내 포워드 라인이 있었다.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시즌이었다. 팀 경기력 자체가 좋았고, 지금보다 빠른 농구를 훨씬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MVP의 공을 돌렸다.


그리고 “감독님께서 저한테 ‘포인트가드를 맡아야, 너의 강점이 드러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사실 해보지 않은 포지션이라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감독님께서 나한테 맞는 옷을 입혀주셨다고 생각한다. 공교롭게 그 시즌에 경기가 잘 풀렸다. 돌이켜보면, 감독님께서 신의 한수를 둔 게 아닌가 생각한다(웃음)”며 ‘포지션 변환’을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팀 동료였던 박상오(고양 오리온)는 “(김)선형이도 (오)세근이처럼 대학 때 완성된 선수였다. 다만, 신인 시즌과 차이가 있다면, 좋은 멤버들을 만났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 때, 선형이가 나한테 ‘질 것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2012~2013의 김선형을 회상했다.


하지만 김선형이 최후의 승자가 된 건 아니었다. 김선형은 “너무 자신감으로만 가득 찬 시즌이기도 했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과 2차전을 접전 끝에 지면서, 3차전과 4차전을 쉽게 내준 것 같다. 1차전과 2차전 결과가 좋았더라면, 시리즈 향방은 몰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며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아쉬워했다.


김선형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로 거듭났다. 2014 FIBA 농구 월드컵 출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했고, 2017~2018 시즌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경험했다. 2019 FIBA 농구 월드컵 출전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현재 SK의 공동 1위(28승 15패)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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