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포인트] 허훈, 팀의 중심에 서다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9 17: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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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터닝 포인트' 사전적 의미로 '어떤 상황이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게 되는 계기. 또는 그 지점'이라는 뜻이다. 바스켓코리아에서는 리그가 중단된 현재까지 각 팀의 운명을 바꾼 순간들과 그 이후의 변화에 대해 되돌아 볼 계획이다.


부산 KT - 팀의 중심이 허훈으로 바뀌다.


지난 시즌 KT는 그동안 하위권 팀이라는 오명을 떨쳐냈다. 서동철 감독의 부임 아래 양궁농구라는 색깔을 입혔다. 3점슛 위주의 화끈한 공격농구는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공격농구의 중심에는 마커스 랜드리가 중심이었다. 정석에 가까운 포워드 유형인 랜드리는 팀의 3점을 앞세운 득점력으로 팀의 에이스 자리를 차지했다. 뒤에는 데이빗 로건, 저스틴 덴트몬이라는 단신 외인이 있었다.


국내 선수는 양홍석이 빛났다. 역시 포워드인 그는 3점과 과감한 돌파로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까지 성장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KT는 이번 시즌에도 모두 3점이 가능한 외국 선수를 영입했다. 바이런 멀린스는 210cm가 넘는 장신임에도 내외곽이 가능했다. 알 쏜튼은 스타일은 랜드리와 다르지만 역시 득점력이 좋은 포워드였다.


시즌 초반 KT는 여전했다. 3점슛 시도가 많았고, 평균 득점도 높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인사이드 공격 비중이 높기는 했으나 ‘양궁농구’라는 색깔을 어느 정도 유지했다. 공격의 비중은 멀린스와 쏜튼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렇게 5경기를 치르면서 3승 2패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10월 19일(토) 열린 5전 전패 중인 LG를 상대로 KT가 경기에 나섰다.


KT는 1쿼터 초반 13점에 그쳤다. 멀린스가 캐디 라렌에 막혔고, 국내 선수들도 부진했다. 다행히 허훈이 7점을 책임지며 LG와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13-13, 동점). 2쿼터에도 허훈은 7점을 더했다. 전반에만 14점. 팀 내 최다득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쿼터는 허훈을 위한 시간이었다. 3점, 풀업 점퍼, 드라이브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점수를 쌓았다. 10분 동안 무려 14점을 퍼부었다. 아직 경기 종료까지 10분이 남았으나 이미 커리어하이를 세웠다. 4쿼터에도 4점을 더한 허훈은 한 경기에서 32점을 폭발시켰다.


[허훈의 커리어 나이트]
10/19 vs LG. 32분 55초 출전 32점(야투 12/20, 3점 4/6) 5리바운드 4어시스트


허훈의 미친 활약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 날인 20일(일), 장소를 옮겨 DB전에 나선 허훈은 3점슛 9개를 연달아 터트렸다. 이는 KBL 최초의 기록. 쾌조의 슛 컨디션을 앞세운 그는 무려 31점을 몰아쳤다.


토요일과 일요일 연속 30점 이상. 허훈의 화려한 주말이었다. 국내 선수가 2경기 연속 30점 이상을 올린 것은 문태영 이후 8년 만이었다.


[허훈의 커리어 나이트2]
10/20 vs DB. 37분 8초 출전 31점(3점 9/11) 3어시스트 2리바운드


이후 팀의 중심은 허훈으로 바뀌었다. 그와 멀린스의 2대2가 가장 핵심적인 공격 방법이었으며, 점수가 필요할 때 나서는 선수도 허훈이었다. 때문에 그를 두고 ‘단신 용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허훈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허훈이 없으면 팀이 연패에 빠졌다. 허훈과 함께 7연승을 타며 잘 나가던 팀이 허훈 부상 뒤 거짓말처럼 4연패에 빠졌다.


돌아와서는 24점 21어시스트라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어시스트와 득점으로 20-20을 올린 적은 KBL에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전무후무한 대기록이었다.


[허훈의 시즌 기록]
*30경기 평균 31분 21초 출전 14.9점 7.2어시스트 - 득점 국내 선수 2위, 어시스트 1위
*야투 시도 개수 : 12.9개 - 팀 내 1위, 리그 전체 8위
* USG%(공격 점유율 순위) : 24.7 - 팀 내 3위(쏜튼 30.0, 멀린스 28.9), 리그 전체 국내 선수 중 3위


이처럼 허훈은 KT의 명실상부한 에이스가 됐다. 허훈의 팀이라는 말도 과장은 아니다. 외국 선수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KBL에 최근 허훈 만큼 팀을 이끈 선수는 없었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허훈의 활약이 남은 시즌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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