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역대 MVP] ‘2대2 전문가’ 강혁, 2005~2006의 강렬한 기억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4 07: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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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KBL이 지난 1일부터 4주 동안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처법을 수립했고, 대처법에 따른 매뉴얼을 수립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KBL이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모든 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KBL 경기 현장을 갈 수 없고,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사실, 코로나를 제외한 모든 기사를 적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선 시즌이 재개될 때까지, KBL 역대 MVP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번에 이야기할 선수는 2005~2006 시즌의 강혁(LG 코치)이다.


[강혁, 2005~2006 시즌 기록]
1. 정규리그 : 46경기 평균 34분 26초, 11.3점 6.3어시스트 3.0리바운드 1.8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59.8% (경기당 약 3.3/5.5)
- 3점슛 성공률 : 약 34.5% (경기당 약 1.1/3.2)

* 어시스트 6위 & 스틸 3위
2. 플레이오프(4강) : 3경기 평균 33분 22초, 10.0점 5.0어시스트 1.3스틸 1.0리바운드
- 2점슛 성공률 : 약 50.0% (경기당 약 2.3/4.7)
- 3점슛 성공률 : 약 26.7% (경기당 약 1.3/5.0)
3. 챔피언 결정전 : 4경기 39분 32초, 17.3점 6.5어시스트 2.0리바운드 1.3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50.0% (경기당 약 4.3/8.5)
- 3점슛 성공률 : 약 33.3% (경기당 약 0.8/2.4)

* 챔피언 결정전 출전 국내 선수 중 평균 득점 1위
* 챔피언 결정전 출전 선수 중 어시스트 2위 & 스틸 4위


2대2 농구가 잘 이뤄져야 하는 건 기본이다. 현대 농구에서는 그렇다. 스크리너의 스크린 후 동작과 볼 핸들러의 스크리너 활용 자체가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2대2 공격과 2대2 수비가 강한 팀이 강팀으로 평가받는다.


2대2의 선구자 같은 인물들이 몇 명 있다. 강혁(LG 코치)도 그 중 하나다. 스피드와 탄력 등 운동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볼 핸들링-시야-슈팅 등 볼 핸들러가 갖춰야 할 기본기가 모두 탄탄했다. 스크리너 활용 또한 영리했기에, 강혁을 막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강혁의 최대 강점 중 하나. 어느 상황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거의 똑같다. 동작만 다르지, 표정은 합성한 느낌이 들었다. 그 정도로 침착했기에, 어느 상황에서든 자기 기량을 보여줬다.


강혁은 199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 시절에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선배의 부상으로 조금씩 뛰었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잘 살렸다.


잠재됐던 자기 기량을 조금씩 보여줬다. 2000~2001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맹활약했다. 해당 시리즈에서 평균 11.4점 2.6어시스트 2.0리바운드 1.6스틸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삼성에 첫 통합 우승을 안겼다.


강혁은 삼성의 주축 가드로 자리잡았다. 2005~2006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서장훈-이규섭(현 삼성 코치)-네이트 존슨-올루미데 오예데지 등 뛰어난 멤버들과 삼성을 정규리그 2위(32승 22패)로 만들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구 오리온스를 3전 전승으로 꺾는데 일조했다. 두 번째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강혁, 2005~2006 챔피언 결정전 일자별 기록]
- 1차전 : 39분 7초, 14점 8어시스트 1리바운드(공격) 1스틸 1블록슛 -> 삼성 승
- 2차전 : 42분 16초, 25점(3점 : 3/7) 8어시스트 2리바운드 1스틸 -> 삼성 승
- 3차전 : 38분 52초, 21점(3점 : 3/6) 7어시스트 2리바운드(공격 1) 2스틸 -> 삼성 승
- 4차전 : 37분 53초, 9점 3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2) 1스틸 -> 삼성 승


삼성의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울산 모비스. 모비스는 당시 정규리그 1위(36승 18패) 팀이었다.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크리스 윌리엄스를 주축으로 한 젊고 패기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자신 있었다. 멤버 자체가 워낙 두터웠고, 그 멤버들의 노련미가 농익은 시점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모비스와 해당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섰다.


외국선수 2명과 서장훈의 활약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니, 그 3명의 활약은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비스가 페인트 존을 좁힐 수 있기에, 외곽에서 풀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강혁이 그 역할을 했다. 상황에 맞게 다른 스크리너를 활용했다. 골밑 공격이 필요하면 오예데지와 서장훈을, 외곽 공격이 필요하면 존슨과 서장훈을 교대로 활용했다.


여러 가지 파생 옵션을 만든 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타이밍을 빼앗는 동작이 훌륭했다. 모비스 수비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결국 KBL 역대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 4전 전승을 차지했고,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한 국내 선수 중 뛰어난 활약을 보인 강혁은 플레이오프 MVP가 됐다.


강혁은 “신인 때, 정규리그를 많이 뛰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 선배님이 다치면서, 플레이오프 때 기회를 얻었다. 게임을 재미있게 했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런 기억들이 남아서, 챔프전에서 편하게 경기한 것 같다”며 편한 마음가짐을 활약의 이유로 꼽았다.


이어, “동료 선수들이 어디에 있는지 보려고 했다. 그렇게 습관을 갖고 2대2를 하다 보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보인 것 같다. 외국선수와 국내 선수 모두 출중해서, 활용할 옵션이 많았다”며 동료들에게 MVP의 공을 돌리기도 했다.


계속해 “그 전에는 2대2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 때부터 2대2를 많이 한 것 같다. (서)장훈이형이 많이 알려주셨고, 많이 배웠다. 그리고 (김)병철이형(김병철 오리온 감독대행) 경기를 많이 봤다. 2대2를 정말 잘하시던 분이었고, 병철이형 경기를 많이 보고 많이 따라하려고 했다. 실수도 많았지만, 하다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며 2대2를 잘한 비결을 덧붙였다.


챔피언 결정전 상대 팀이었던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도 “우리 경기력이 나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삼성에 있는 형들이 워낙 농구를 잘 했다. 그 중 (강)혁이형은 2대2와 센스가 워낙 좋은 선수였다. 우리가 정규리그 우승만 해도, 잘 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며 강혁의 경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강혁은 그 후 2007~2008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기록했다. 2010~2011 시즌까지 삼성에서 뛴 후, 마지막 두 시즌을 인천 전자랜드에서 보냈다. 삼일상고 코치를 거친 후, 창원 LG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LG 가드인 한상혁은 “강혁 코치님께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식으로 2대2를 해야 하는지 많이 알려주신다. 알려주시는 걸 실전에 활용하면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강혁은 많은 후배 가드들에게 2대2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후배 가드가 2005~2006 버전 강혁을 재현해주길 기대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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