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에 물이 떨어져도, BNK는 연승을 달렸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3-09 0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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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물이 떨어진 지점을 피해 슈팅 연습을 해야 했다]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BNK가 악조건 속에서도 연승했다.


부산 BNK 썸은 지난 8일 부산 금정구 BNK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청주 KB스타즈를 78-60으로 꺾었다. 10승 17패. 용인 삼성생명(9승 18패)을 제치고, 단독 5위에 올랐다. 3위 인천 신한은행(11승 16패)과도 1게임 차.


BNK는 박지수(198cm, C)의 공백을 잘 이용했다. 카일라 쏜튼(185cm, F)을 고립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의 볼 흐름을 압박했다. 1쿼터 후반부터 치고 나간 BNK는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시즌 3번째 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BNK의 경기가 순탄했던 건 아니다. 대놓고 보이는 곳에 악조건이 있었다. 3점 라인에 부착된 X 표시가 그랬다. X 표시는 물이 떨어지는 곳이었다. 선수들이 미끄러질 수 있기에, 선수들은 그 곳을 피해서 슈팅 연습을 했다.


사실 BNK는 지난 6일 인천 신한은행과 홈 경기 때 체육관 누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엄격히 말하면, 5일 경기 전 훈련을 할 때부터다. 신한은행전 직전에는 물이 떨어지는 곳에 휴지 조각을 깔았다. 그 주변에 콘을 세워놓았다.(기자석에서 본 시선 기준으로, 코트 오른쪽이었다) 경기는 아무 일 없이 끝났지만, 선수들의 불안감은 작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후. BNK는 물이 떨어지는 체육관으로 다시 왔다. 이번에는 왼쪽 코트의 3점 라인 밖 오른쪽 45도가 말썽이었다. 경기 내내 X 자로 그 곳을 표시했다고 하지만, 선수들의 불안감이 없어지는 건 아니었다.


양쪽 45도는 많은 공격이 이뤄지는 지점 중 하나. 그렇기 때문에, 공격하는 팀과 수비하는 팀 모두 의식할 수밖에 없다. 양 팀 감독도 X 표시를 확인했다. 걱정의 눈초리를 안고 벤치로 돌아갔다.


[코트 정비 인원이 경기 중 X 표시된 곳을 닦고 있다]


코트를 정비하는 인원이 1명 더 늘었다. KB스타즈 벤치 반대편에 의자를 배치하고, 해당 인원은 그 지점에서 공격이 이뤄지지 않기를 기다렸다. 그 지점이 비게 되면, 해당 인원은 가장 빠른 스피드(?)로 그 지점을 닦았다. 공이 언제 다시 그 지점으로 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혼자서 그 지점을 닦을 수 없었다. 공수가 바뀔 때마다 닦아야 했고, 이로 인해 체력 소모를 많이 하기 때문. 코트 정비하는 인원들이 돌아가며 그 지점을 지켰고, 번갈아 그 지점을 닦았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코트에 선 선수들과 정비 인원 모두 안도할 수 있었다.


3점슛 5개 포함, 17점으로 절정의 슈팅 감각을 보인 구슬(180cm, F). 구슬은 경기 후 “신한은행전 때부터 그랬던 걸로 알고 있다. 아까도 볼을 잡았는데, 뭔가 뚝 떨어졌다. 물인 걸 알고,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칠까봐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며 물이 떨어지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12점 6리바운드(공격 5)로 승리의 중심이 된 진안(181cm, C)도 “나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괜찮았다. 그 지점까지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많이 무서웠을 것 같다”며 구슬의 의견에 동조했다.


체육관을 점검하러 온 한 관계자는 지나가는 말로 “추웠다가 따뜻해지면서, 얼었던 것들이 온도차로 인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원인을 말했다.


[경기 종료 후, 양쪽 코트에 물을 담는 통이 하나 놓였다]


경기 종료 후 체육관 청소를 하던 한 인원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은 곳까지 물이 떨어지니... 코트마다 통이 하나씩 있다는 게 참...”이라며 이를 씁쓸하게 여겼다. 말썽이 있다는 건, 누수로 인한 문제가 여러 차례 있었다는 뜻이다.


시설 문제다. 단기간에 해결될 사항이 아니다. 해결 절차 또한 복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 물기 있는 코트는 선수를 넘어뜨릴 수 있다. 이는 곧 부상으로 이어진다. 부상의 경중 또한 장담할 수 없다.


선수의 건강은 프로 스포츠 최대 가치 중 하나다. 이틀 전에 같은 주제로 기사를 썼음에도, 다시 한 번 같은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다.


구단 관계자들이 아무리 이를 말해도, 시설을 관리하는 주체가 신경 써야 한다. 불상사가 생기고 나서 해결하는 건 늦다.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면,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이 달린 문제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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