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박지현의 2점, 적중한 위성우 감독의 큰 그림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3-06 09:47:57
  • -
  • +
  • 인쇄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위성우 감독의 큰그림이 적중했다.


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


두 팀의 마지막 맞대결인 이날은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우리은행이 한 경기를 덜 치렀을 뿐 승패 차이는 없었다. 게다가 상대전적도 3승 2패(우리은행 우위). 어느 것 하나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두 팀이 만났다.


선두권 두 팀 답게 경기는 전반까지 치열했다. 차이가 생긴 시점은 3쿼터. 박지수의 연속 7점으로 시작한 KB스타즈는 12-0런을 가져갔다. 리드의 주인이 바꼈다. 주도권을 가져간 KB스타즈는 3쿼터를 9점차로 끝냈다.


마지막 4쿼터. 불리한 위치의 우리은행은 필사적으로 뛰었다. 앞만 보고 리바운드에 뛰어 들어갔고, 수비에서도 투지를 보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격차는 3점으로 줄었다(48-51).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종료까지 1분 33초 남은 상황. 더 탄력을 받아야 했다. 이를 느낀 위성우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코치진과 잠시 고민을 한 그는 “(박)혜진아 3점으로 가자”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중심이자 리그에서 손꼽히는 클러치 해결사, 박혜진을 언급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잠시 고민하던 그는 “아니다. 2점으로 가자”며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고는 “댕댕이(박지현의 별명)”를 외쳤다. 이후 박지현을 위한 패턴을 그려준 위 감독은 마지막으로 하 마디를 덧붙였다.


“못 넣어도 괜찮아. 결정을 봐야 해!”


작전 시간 뒤 공격. 박혜진에게 공을 넘겨준 박지현은 그레이의 스크린을 받고, 코너에 있는 김정은에게 스크린을 걸기 위해 움직였다. KB스타즈 수비수들의 시선은 코너에서 나오는 김정은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는 페이크였다. 스크린을 가는 척하던 박지현은 진로를 바꿔 빈 페인트존으로 향했고, 박혜진은 이를 보고 패스를 건넸다. 박지현의 2점. 환상적인 패턴이었다.


1점차이로 좁힌 우리은행은 뒤이어 나온 김소니아의 속공으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54-51로 우리은행의 승리.


위 감독은 경기 후 마지막 작전타임에 대해 설명했다. “3점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많이 남아서 2점으로 바꿨다. 평소에 하던 패턴이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그려줬다”고 말했다.


한 가지 의미도 더 있었다. 미래를 위한 수였다. “박지현이 평소 점수차가 클 때만 공격을 한다. 이런 점을 오늘(5일)도 많이 자극했다. 때문에 (박)혜진이가 있었지만, (박)지현이가 못 넣어서 지더라도 결정권을 주고 싶었다.” 즉, 짧게는 쫓아가기 위한 2점, 멀리는 박지현의 심장을 키우기 위해 선택한 것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지현은 표정이 매우 밝았다. 그는 “프로 와서 가장 기분 좋게 끝난 경기 같다. 뜻 깊은 하루이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 작전에 대해 “상대가 스위치 디펜스를 하니 내 신장을 이용한 작전을 만들어주셨다. 패턴이 너무 좋았다. 시키시는 대로 했더니 됐다. 경기 후에 감독님이 ‘이런 걸 넣어야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너에게 찬스를 줬다’고 말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남은 4경기 중 3승만 하면 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7연패에 실패한 우리은행, 설욕을 완성하기까지 이제 단 3걸음 남았다.


사진 제공 = WKBL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