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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요즘 어디 우리가 운동할 때와 같습니까? 우리는 감독이 하라는 대로 했어야 했어요. 지금은 그 때처럼 하면 안돼요.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아요.”
원주 DB를 이끌고 있는 이상범 감독의 말이다. DB는 시즌 전 예상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DB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주성 은퇴와 두경민 입대 그리고 디온테 버튼 합류가 좌절되는 등 많은 아쉬움과 함께 시즌을 맞이해야 했다.
전망은 어두웠다. 많은 전문가들은 ‘DB가 15승도 하기 힘들 것’라는 이야기를 내놓았다. 이 감독 역시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DB는 1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2018-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에서 86-79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16승 17패를 기록하며 7위에 올라있다. 현재까지 성적으로도 DB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셈이다.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고 있고, 고양 오리온에 반 경기를 앞선 6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목표(?)했던 승수를 초과 달성했다. 이제 시즌은 절반을 조금 넘어섰다.
사실 지난 시즌도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한 관계자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거두는 파란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변과도 같은 성적에 쏠린 관심은 이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두경민이라는 히트 상품을 키워냈고,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쏠쏠한 자원으로 성장시키며 예상을 뒤집어 엎었기 때문.
서민수가 김주성이 부재했던 시간을 효과적으로 커버했다. 김태홍은 윤호영의 부재를 메꿔냈다. 이우정, 김현호 등 좀처럼 출전 시간을 부여 받지 못했던 선수들도 다소 부족한 기량과 경험을 열정과 투지로 커버하며 팀 전력에 보탬이 되었다.
결과로 DB는 선발과 중간 계투, 마무리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었다. 3쿼터까지 10점 정도 차이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더해진 DB는 정규리그를 집어 삼켰다.
의견이 분분했다. ‘선수 구성이 생각보다 좋았다’를 시작으로 ‘버튼이 대박 이었다.”라는 등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반면, ‘이 감독의 능력이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 감독의 능력 검증은 자연스레 이번 시즌으로 넘어갔다. 두경민과 김주성 그리고 버튼과 벤슨이라는 주력 선수가 이탈을 했기 때문.
이 감독도 모를 리 없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역시'라는 단어가 감돌았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DB와 이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5할 승률에 가까운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두 외국인 선수가 분전하고 있고, 토종 선수들 활약도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 DB 국내 선수 구성은 다른 9개 구단에서 백업 정도에 불과한 실력이다.
윤호영을 제외하곤 '기복'이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윤호영도 허리 부상에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출전 시간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현재 선수들을 다른 선수로 만들어 놓았고, 게임에 나선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실력 이상의 무언가를 뿜어내고 있다. 이유가 궁금했다.
이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때와 같은 방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면 안 된다. 우리 때는 감독들이 하라면 했다. 지금은 확실히 다르다. 다른 방식으로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본 운동은 효율적으로 한다.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기도 한다. 개인 훈련을 통해 부족한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확인하고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경기에 투입한다. 그리고 출전 시간을 보장한다. 계속 그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열심히 한 선수에게는 철저히 기회를 준다. 선수들의 잘 따라오고 있고, 집중력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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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입단한 단국대 출신 포인트 가드 원종훈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는 이상범 감독 |
이 감독의 동기 부여에 대한 철학이 잘 녹아 있는 멘트였다. 자율과 책임이 적절히 배합된 동기 부여가 핵심이다.
연이어 이 감독은 “1라운드에는 역시 선수들이 좋지 못했다. 경험과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선수들이 2라운드부터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선전을 하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경기 전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면 1쿼터 10분을 채워준다. 쉽지 않은 일이긴 했다. 식스맨으로 잠깐씩 뛰게 되면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런 불안감을 없애주자는 차원이었다.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되는 것 같다. 10분이라는 시간을 보장 받으면서 정말 열심히 뛴다. 작년에 득점이 나지 않은 적이 있다. 그래도 지켰다. 빼야 하는데 뺄 수가 없었다. 선수들과 약속이었다. 중간에 힘들다고 사인을 하면 바꿔준다. 분명히 어려움도 있었다. 계속 못하면 환장한다(웃음) 그래도 빼지 않았다. 알아서 사인을 하는 선수도 있었다. 물론, 게임에 진 적도 있다. 그래도 1쿼터는 보장했다. 지난 시즌에는 후반전에 자신이 있었다. 한 번도 어기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6,7분 정도에 뺀 적이 있다. 보시다시피 전력이 지난 시즌 같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이 감독 끈기와 철학에 화답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대로 두경민이 믿기 힘든 활약을 펼치며 정규리그 MVP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또, 서민수, 김태홍, 김현호, 박지훈, 이우정 같은 선수들이 자신의 몫을 확실히 해냈다.
이 감독은 “확실히 믿음이 생긴 것 같다. 어떤 플레이를 하건 일정 시간 이상 출전 시간을 보장했기 때문인 것 같다.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이름 값에 상관 없이 무조건 스타팅 라인업에 올려 놓았고, 10분을 책임지게 했다. 동기 부여와 자신감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이어 이 감독은 “(정)희원이도 지난 경기에서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시켰고, 1쿼터 전부를 소화시켰다. 잘해주었다.”라고 칭찬했다.
정신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집중력 강해지고 작전 수행 능력이 올라섰다. 긍정적인 내부 경쟁도 있다고 본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동기 부여를 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 팀 국내 선수들 기술로는 승부 내기가 어렵다. 열정과 투지를 끌어내야 한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남겼다. 이 감독은 “프로까지 올 정도면 기본적인 능력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점만 뽑아서 우리 팀에 녹아내면 된다. 분명히 무언가를 가지고 온 것이다. 장단점이 있다. 장점만 극대화시켜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 감독은 경기 전후에 걸쳐 자신의 두 시즌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DB 상승세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조금은 다른 동기 부여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2011-12시즌 안양 KGC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4년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하차했다. 이후 지난 시즌 DB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까지 일본 등에서 학생 선수를 지도했다.
지난 시즌 많은 인터뷰를 통해 "일본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깨달을 바가 있다"고 전했고, DB에서는 기존의 지도 철학과는 조금은 다른 방법을 통해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그렇게 원주 DB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은 이 감독의 차별화된 동기 부여 속에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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