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감고 뛰겠다더라”...이상범 감독 심금 울린 원종훈의 투지

이성민 / 기사승인 : 2018-12-23 01: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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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원주/이성민 기자] “크게 다쳤는데도 뛰겠다고 붕대를 감고 나오더라. 그 모습을 보고 정말 고마웠다. 감독으로서 감동받았다.”


원주 DB 이상범 감독은 최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선발한 단국대학교 출신 포인트가드 원종훈이 팀 활력소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기 때문.


원종훈은 대학 시절 ‘연습벌레’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열정이 남다른 선수다. 매일 새벽까지 체육관에 홀로 남아 연습한 것은 유명한 일화. 원종훈은 신인드래프트가 끝난 뒤 마련된 구단 관계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체육관에서 연습하고 싶은데 새벽, 밤에도 체육관 사용이 가능한가요?”라는 열정 넘치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상범 감독은 신인 드래프트 당시 원종훈 선발에 대해 “우리 팀에 활력소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간절하고 파이팅 넘치는 선수를 찾았는데 원종훈이 딱 맞는 선수였다. 잘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확신에 찬 코멘트를 남겼다.


원종훈은 이상범 감독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DB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자신의 약점인 슛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슛을 던졌다. 슛에 일가견이 있는 김성철 코치에게 따로 부탁해 슛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힘을 쏟았다.


이상범 감독은 이런 원종훈을 두고 “독한 놈이긴 하더라. 어린 친구가 저렇게 열심히 하니 너무 보기 좋다. 아직 더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정말 만족스럽다.”며 함박웃음 지었다.


이상범 감독은 원종훈에게 최근 3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달콤한 보상을 주었다. 데뷔전이었던 LG와의 경기에서는 생애 첫 선발 출전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원종훈은 3경기 동안 이상범 감독이 원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기인 끈질긴 수비로 전자랜드전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이상범 감독으로부터 “조금만 더 다듬으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겠어.”라는 극찬을 받은 원종훈이다.


그렇게 조금씩 입지를 다져가던 원종훈에게 악재가 찾아왔다. 22일(토)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부산 KT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 도중 부상을 당한 것.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원종훈은 1쿼터 중반 루즈볼 경합 과정에서 박준영에게 깔리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안면부를 코트에 심하게 부딪쳤다. 원종훈의 이마에서 피가 멈추지 않았고, 깨진 치아 조각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응급처치를 위해 코트를 빠져나갔다.


응급처치를 마친 원종훈은 이마에 붕대를 칭칭 감고 벤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이상범 감독에게 다가가 경기를 뛸 수 있다는 의지를 전했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한 탓에 이상범 감독은 원종훈을 기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3쿼터 시작 전에 응급실로 보내 정밀 검진과 치료를 받게 했다.


원종훈의 부상 이후 에너지 레벨이 급격하게 오른 DB는 3위 KT를 23점 차로 완파했다. 경기 후 이상범 감독은 “팀의 분위기를 끌어주던 활력소가 다쳤다. 3쿼터 시작 전에 응급실로 보냈다. 이마가 크게 찢어지고, 치아 손상도 많이 됐다고 하더라. 윗니 쪽은 깨지고, 아랫니 쪽은 치아열이 밀렸다고 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원종훈의 투지에 크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 독한 놈이란 것을 다시 느꼈다. 크게 다쳤는데도 뛰겠다고 붕대를 감고 나오더라. 그 모습을 보고 정말 고마웠다. 감독으로서 감동받았다.”


이상범 감독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도 루키의 투지에 박수를 보냈다.


마커스 포스터는 “이런 큰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원종훈이다. 원종훈은 훈련 때 누구보다 크게 박수를 치고, 열심히 훈련한다. 오늘 허슬 플레이를 하다 크게 다쳤는데 뛰겠다고 하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나의 투지도 불타올랐다. 선수로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주장 김태홍은 “(원)종훈이가 처음 왔을 때 하고자 하는 의지가 뚜렷하게 보였다. LG전을 앞두고 종훈이에게 ‘상대를 물어뜯는 개가 돼라’고 했더니 ‘네.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하더라. 열정이 정말 흘러넘치는 선수다. 어린 선수가 이렇게 열심히 해주면 주장으로서 너무 기분 좋다.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에너지를 오히려 받게 된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수다. 다쳐서 많이 아쉽다. 빨리 회복해서 남은 시즌을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원종훈은 22일 저녁 찢어진 이마를 꿰매는 수술을 끝마쳤고(총 30바늘), 손상된 치아 치료에 돌입했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생각보다 크게 다쳐서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잘 이겨내고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DB는 팀의 미래 원종훈의 완벽한 부상 회복을 위해 여유를 갖고 기다릴 예정이다. 이상범 감독은 “원종훈이 무사히 복귀했으면 좋겠다. 몸 건강히 복귀해서 프로 적응을 끝마치길 바란다.”며 원종훈의 쾌유를 빌었다.


올 시즌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것 같다.”며 아쉬워하던 이상범 감독. 그런 이상범 감독에게 감동을 안긴 투지 넘치는 신인 원종훈. 신인드래프트 지명 후 단상에서 남긴 “항상 어디에서나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이 변하지 않는다면, 원주 DB의 주축 포인트가드로 우뚝 선 원종훈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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