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K가 4강 PO에서 KGC를 3-1로 꺾고, 11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진출했다. 이제 SK는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 우승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SK의 상대는 시즌 내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모비스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SK가 4-2로 앞섰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팀 창단 최초로 통합 우승을 노리는 SK. 그 전에 이들이 갖춰야 하는 필승 조건은 무엇일까?
# ‘왼팔’ 헤인즈, ‘오른팔’ 김선형
SK가 정규리그 우승을 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SK를 강팀으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애런 헤인즈(32, 200cm)와 김선형(25, 187cm)의 활약이었다. 이들의 장점은 스피드와 타이밍을 이용한 플레이다. 헤인즈와 김선형은 빠른 스피드는 물론이고, 수비수를 멈칫하게 만드는 개인기로 팀의 핵심 공격 옵션을 담당하고 있다.
헤인즈는 KBL에서 5시즌을 소화한 검증된 용병이다. 그는 뛰어난 득점력과 영리한 플레이로 모비스전에서 유독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SK가 승리한 4경기에서 그는 평균 28득점 8리바운드 2.5어시스트에 2.5스틸을 기록했다. 로드 벤슨(29, 207cm)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4, 200cm)가 그를 교대로 막았지만 오히려 펄펄 날았던 헤인즈였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공격형 가드’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가 마음 먹고 속도를 내면 쫓아올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김선형은 양동근(32, 182cm)이 버티는 모비스의 가드진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SK가 승리한 4경기에서 평균 10.75득점 5.75어시스트 4리바운드에 1.75스틸로 모비스를 제압하는데 일조했다.
헤인즈와 김선형이 지닌 장점은 개인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SK의 트랜지션 게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강력한 수비에 이은 김선형과 헤인즈의 속공은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또한, 김선형과 헤인즈는 팀의 공격이 안 풀릴 때나 승부처에서 득점을 성공시키며 위기 상황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챔프전에서도 헤인즈와 김선형이 제 역할을 해줄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풍성한 포워드 자원, 밀리지 않는 제공권
SK는 장신 선수가 많지만 전형적인 센터 농구를 하는 팀은 아니다다. 시즌 중반, 팀 신장을 높이기 위해 코트니 심스(30, 206cm)를 영입했지만 SK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팀 내 1옵션인 헤인즈는 중거리슛과 돌파 옵션을 활용하는 테크니션형 용병이며 김민수(31, 200cm)와 박상오(32, 195cm), 그리고 최부경(24, 200cm)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포워드 형태의 선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SK가 선택한 라인업은 1명의 가드에 4명의 포워드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SK의 포지션 분배는 대성공이었다. 용병을 포함한 4명의 포워드는 리바운드와 수비, 그리고 골밑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SK의 탄탄한 팀 컬러를 완성시켰다. 특히, 박상오와 최부경이 SK로 오면서 김민수의 공격력이 살아났다는 점은 SK로서 고무적인 것이었다.
SK는 리바운드 개수에서 모비스에 비해 다소 열세였다. 모비스 역시 문태영(34, 194cm)과 함지훈(32, 200cm), 그리고 라틀리프와 벤슨 등 탄탄한 골밑 자원을 갖췄기 때문이다. SK는 지난 6차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리바운드 개수 34.5-37.3으로 2.8개 정도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페인트존 득점에서는 SK가 모비스를 앞섰다.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페인트존 득점에서 모비스에 밀리지 않았다. SK는 정규리그 평균 36-31.3으로 페인트존에서 모비스에 비해 많은 득점을 올렸다. 특히, 정규리그 3라운드에서는 46-28로 SK가 압도하며 이는 SK가 64-58로 승리하는데 가장 큰 요인으로 적용했다.
# SK의 3점, 로또가 되선 안 된다
SK는 이번 시즌 ‘토털 농구’로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고민 거리는 있었다.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외곽 슈터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기훈(24, 187cm)과 김민수가 팀에서 많은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고는 하나, 변기훈은 팀 특성상 많은 시간을 소화하는 편이 아니며 김민수는 PO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SK는 KGC와의 4강 PO에서 제공권 장악으로 큰 재미를 봤다. 하지만 외곽슛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SK는 3차전(19개 시도 중 9개 성공, 47%)을 제외하고는 23.7%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외곽에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물론 SK가 외곽 공격을 주요 옵션으로 삼는 팀은 아니지만 4강에서 보여준 3점슛 성공률은 SK의 코칭 스태프를 걱정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느 팀이나 외곽슛의 확률은 기복이 있다. 하지만 모비스를 상대로 보여준 SK의 외곽포는 유독 기복이 심했다. 어느 라운드에서는 성공률이 54%에 달했지만 어느 라운드에서는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정규리그였기 때문에 이러한 성공률의 기복이 다행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에서만큼은 정규리그와 같은 요행을 바라기 힘들다. 더군다나,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보인 모비스를 상대로는 더욱 그렇다. 만약 SK가 골밑에서 모비스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승리의 여신이 SK의 손을 들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SK의 3점포가 기복을 보이면 창단 첫 통합 우승은 물 건너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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