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이번 시즌, 모비스와 전자랜드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3이었다. 모비스는 같은 스타일의 전자랜드를 맞아 고전한 적이 많았다. 더군다나 6강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끝낸 전자랜드의 상승세는 컸다. 그렇기 때문에 모비스가 4강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본 이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이번 리뷰에서는 4강 PO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모비스의 경기력을 돌아보고자 한다.
# 높이, 높이, 그리고 높이
모비스는 전자랜드에 비해 높이가 좋은 팀이다. 전자랜드는 주태수(31, 200cm)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빅맨 자원이 없다. 하지만 모비스는 로드 벤슨(29, 207cm)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4, 200cm), 토종 포워드인 문태영(34, 194cm)과 함지훈(29, 200cm) 등 높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전자랜드에 비해 넘쳐났다.
모비스는 공수에서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전자랜드를 압박했다. 모비스는 1차전 39-25, 2차전 43-26, 3차전에서는 42-29로 리바운드 개수에서 전자랜드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특히, 벤슨과 라틀리프는 플레이오프 3게임 평균 13개의 리바운드를 합작하며 전자랜드의 포스트진을 무력화시켰다.
모비스는 코트에 나선 선수들 모두가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했다. 쉽게 흘려보내는 루즈 볼 하나 없었다. 모비스에서 신장이 가장 작은 양동근(31, 182cm)과 김시래(24, 180cm)도 평균 7.6개의 리바운드를 합작하며 포스트진의 리바운드 부담을 덜어줬다.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격언이 딱 들어맞았던 모비스의 이번 플레이오프였다.
# 양동근·김시래, 드디어 이뤄낸 시너지
정규리그 4라운드까지만 해도 양동근과 김시래의 시너지 효과는 미미했다. 유재학(50) 감독의 기대와 달리, ‘물’과 ‘기름’같이 섞일 수 없는 조합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의 하모니는 5라운드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시래가 조금씩 프로 무대에 적응하면서 자신있는 플레이를 보여줬고, 양동근은 KBL 최고의 가드답게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양동근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2.3득점 5.6어시스트 5.2리바운드에 2.3스틸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공격도 공격이었지만 그는 수비에서 특유의 미친 운동 능력(?)을 보여줬다. 양동근은 그 까다롭다는 전자랜드의 가드진을 본인의 움직임으로 막아냈고, 이를 속공으로 전개시키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김시래는 3경기 평균 12득점 3.6어시스트 2.6리바운드에 1스틸을 기록했다. 그는 명지대 시절 보여준 재치있는 경기 운영 능력을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다. 그는 빠른 발로 전자랜드의 앞선을 돌파했고, 빠른 속공 전개로 팀의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또한,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는 자신이 직접 전자랜드의 파울을 유도하며 자유투를 끌어내기도 했다.
그렇게 두 명의 가드는 자신의 특화된 장점을 잘 살리며 조화된 모습으로 모비스를 정규리그와는 완전 다른 팀으로 변모시켰다.
# 전반은 버렸다
모비스는 1차전과 2차전, 그리고 3차전 모두 전반전에서는 전자랜드를 압도하지 못했다. 1차전은 30-31, 2차전은 35-37, 그리고 3차전은 37-40으로 모두 전자랜드에 리드를 허용한 전반전이었다. 특히, 1차전에서는 3쿼터까지 10점 차로 뒤지며 전자랜드에 약했던 모습을 탈피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모비스의 후반전은 달랐다.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서태웅이 말했던 것처럼 전반전은 버리는 것 같았다. 모비스는 후반전 폭풍같은 공격력으로 1차전 52-32, 2차전 58-21, 3차전 53-44로 전자랜드를 압도했다. 모비스의 폭풍같은 후반전은 모두 승리로 연결됐다.
유재학 감독은 2차전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좋았고, 수비와 속공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고 후반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요인을 말한 적이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모비스가 전자랜드에 비해 체력이 좋고, 제공권이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집중력과 챔프전을 향한 의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목표는 우승”이라고 공언했던 유재학 감독의 의지가 선수들에게도 강력하게 전달된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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