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는 2패였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이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제 인생의 가장 큰 득점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나’를 위한 농구가 아닌 ‘우리’를 위한 농구를 합니다.”
6년의 시간, ‘권유’가 ‘진심’이 되기까지
오정후 선수(고덕중 3)가 농구 교실의 문을 처음 두드린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시작은 여느 아이들처럼 부모님의 권유였다. 큰 의미 없이 코트를 밟았던 소년은 림을 가르는 슈팅의 쾌감을 맛보며 서서히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한 클럽에서 6년이라는 긴 시간을 꾸준히 보낼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했다. 바로 ‘농구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었다.
“오래 다니다 보니 코치님들과도 가족처럼 친해졌고, 농구장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따로 연락할 정도로 깊은 우정을 쌓았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너 정말 잘하게 됐다’고 말해 줄 때의 그 뿌듯함이 저를 계속 코트로 불렀습니다.”
취미반 친구들의 무모한 프로젝트
늘 즐기기만 했던 취미반 선수들에게 ‘2026 수소드림삼척 전국 대회’ 소식은 잠자던 승부욕을 깨우는 도화선이 되었다. “취미반에서는 져도 아쉬움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전국 대회라는 말을 들으니까 ‘정확한 목표를 갖고 한번 제대로 이겨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어색했던 팀 분위기도 ‘전국 무대’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빠르게 변했다. 처음에는 파이팅도 작고 소극적이었던 친구들이 훈련을 거듭하며 ‘진짜 동료’가 되어 갔다. 오정후 선수는 그 과정에서 “나부터 해야 한다”는 리더십을 배웠다. 주장으로서 먼저 파이팅을 외치고 집중력을 보이자, 점점 친구들도 약속이라도 한 듯 그의 뒤를 따랐다.

삼척에서의 짜릿했던 순간, ‘전술’이 득점이 되었을 때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강팀들이 모인 삼척 다목적 체육관의 공기는 차가웠다. 몸을 푸는 다른 팀들의 기세에 눌려 긴장감이 엄습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긴장은 짜릿한 전율로 바뀌었다.
비록 예선 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오정후 선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찰나가 있다. “표영민 코치님이 지시해 주신 작전대로 스크린을 걸고, 핸드오프를 주고받으며 찬스를 만들어 득점에 성공했던 그 순간이요. 팀플레이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느낀 가슴 벅찬 장면이었습니다.”
단순히 내가 골을 넣는 것에 집중했던 ‘취미반 정후’가, 동료와 합을 맞춰 점수를 만드는 ‘선수 오정후’로 성장하는 순간이었다.
멈추지 않는 도전, 다음 쿼터를 향해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정후 선수에게 농구는 이제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이다. “혼자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팀이 힘을 합쳐야 득점이 된다는 걸 배운 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2026년 남은 중학교 기간 동안 그의 목표는 더 구체적이다. 이번엔 경험을 쌓았으니, 다음 대회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맛보고 토너먼트 입상까지 노려보겠다는 각오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자신을 믿어 준 부모님께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제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흔쾌히 허락해 주시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코트 위에서나 학교에서나 제 본분을 다하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오정후 선수의 도전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흔한 위로로 정의될 수 없다. 클럽 대표팀 선수들이 즐비한 코트에서 순수 취미반 친구들이 목표를 세우고 전국 무대라는 압박감을 견뎌낸 것 자체가 이미 위대한 성취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코트에 선 소년들의 땀방울은, 승패보다 중요한 ‘성장’의 가치를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사진 = 최상훈 기자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1/p1065589134006878_578_h2.jpg)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0/p1065541043822507_203_h2.jpg)
![[BK포토] 소노 VS KCC 챔피언결정전 1차전](/news/data/20260505/p1065616440284380_902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