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무거운 존재감’ 이정현, 탈 KBL급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김우석 기자 / 기사승인 : 2019-01-30 09: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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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이제는 의심할 여지 없는 탑이다. 리그 최고의 슈팅 가드라 해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역대로 따져도 최정상 급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전주 KCC 슈팅 가드 이정현(191cm, 31)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이정현은 2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8-19 SKT 5GX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3점슛 4개(8개 시도) 포함 35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KCC는 브랜든 브라운(39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 송교창(20점 7리바운드) 활약을 묶어 2차 연장전을 펼치는 혈투 끝에 109-107로 이겼다. KCC는 이날 결과로 4연승과 함께 21승 17패를 기록, 단독 3위를 유지했다.


1쿼터 중반까지 이정현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날 이정현은 오전 급체 증세로 인해 구토가 수반되는 등 컨디션이 좋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중반을 넘어 이정현은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이후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며 팀에 연승을 안겼다.


특유의 3점슛은 물론이고, 드라이브 인과 점퍼 등 선수가 가동할 수 있는 모든 공격 루트를 동원해 35점을 몰아쳤다. 또, 클러치 상황에서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득점을 생산, 완전한 에이스로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보조 가드로서 경기 운영까지 나무랄 데 없었다.


그렇게 이정현은 ‘완벽함’이라는 단어를 자신에게 부여했고, KCC가 3쿼터 13점차 열세를 뛰어넘고 역전승을 차지하는데 일등 공신이 되었다.


게임 후 인터뷰 실을 찾은 브라운은 “평소 NBA와 관련해 언급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이)정현이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 NBA를 언급해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며 극찬했다. 사실 브라운이 남긴 이야기에는 조금 더 대단한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다.


브라운의 이정현에 대한 과찬이 끝나갈 즈음, 이정현이 인터뷰 실로 들어왔다. 브라운과 이정현은 잠깐 아이 컨택을 했고, 통역으로부터 ‘본인 칭찬을 하고 있었다’라는 말을 전해들은 이정현은 ‘그냥 하는 소리다. 그럴 리 없다’며 조용히 웃었다. 어쨌든 브라운으로 부터 전해진 이정현 칭찬은 예상 밖의 단어들이었다.


이정현 활약을 돌아보자. 1쿼터 종료 1분 여를 남겨두고 돌파를 통해 첫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돌파를 통해 자유투로 2점을 더했다.


종료 3.6초 전 왼쪽 45도에서 두 번의 페이크를 사용한 후 자유투 3개를 얻어냈다. 침착함과 여유 그리고 노련미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과로 KCC는 24-19, 5점을 앞서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종료 1분 안쪽에서 6점을 몰아친 이정현의 활약으로 인한 결과였다. 1쿼터 이정현은 6점을 만들었다. 이중 자유투 득점이 4점이었다. 5개를 시도해 4개를 성공시켰다.


컨디션 난조와 KGC 집중마크에 주춤했던 이정현은 중반을 넘어 스스로 해법을 찾았고, 돌파와 자유투를 통해 점수를 생산, 팀에 5점차 리드를 선물했다. 최근 상승세를 확실히 반영한 이정현의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6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KCC는 24-19, 5점을 앞섰다.


2쿼터 초반, 이정현은 발목에 가벼운 부상을 당하며 벤치에서 오래 머물렀다. KCC는 브라운 활약으로 인해 리드를 잃지 않았다. 종료 4분 전까지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운영에 산만함이 가득했다. 좀처럼 정리를 하지 못했다. 2대2 게임이 실종되었고, 공간이 좀처럼 창출되지 않았다. 이정현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종료 3분 여를 남겨두고 다시 경기에 복귀했다. 경기 리듬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확실히 침착함이 가미되었다. 속공과 지공이 구분되었다. 브라운 득점이 더해지며 역전을 만들었다. 이정현은 2점 1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을 더했다.


이정현은 3쿼터 시작과 함께 3점슛을 터트렸다. 3분 20초가 지날 때 에드워즈 속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팔꿈치에 턱을 강타당했다.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휴식이 필요할 정도의 충격으로 보였다.


40초를 쉬고 복귀한 이정현은 바로 돌파를 통해 자유투를 얻어냈고,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종료 3분 여를 남겨두고 패턴에 의한 무빙 3점슛을 만들었다. 추격 흐름에서 터진 귀중한 득점이었다. 8점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팀은 3점슛을 무더기로 내주며 13점차 리드를 허용했다. 위기였다.


4쿼터 8분 53초를 소화한 이정현은 8점을 집중시켰다. 종료 3초를 남겨두고 던진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감탄사가 나올만한 장면들로 가득했다.


본인의 손으로 만들어낸 연장 승부. 이정현 활약을 더욱 빛났다. 총 11점을 집중시켰고, 함께 11점을 그려낸 브라운과 함께 두 번째 2차 연장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존재감을 넘어 위대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활약이었다. 두 명, 세 명을 제치고 득점을 만들었고,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만들어진, 자신에게 주어진 3점슛 패턴 오펜스를 두 차례 성공시켰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GC인삼공사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기 시작한 이정현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정현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35점을 터트리며 친정인 KGC에 6연패를 안겨 주었다.


게임 후 이정현은 “올스타 브레이크 지나고 나서 슛감이 괜찮았다. 오늘은 찬스도 생기고, 패스도 잘 주었다. 사실 질 수 있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을 해주었다. 사실 오전에 체했다. 구토 증상도 있었다. 초반은 조금 어려웠다. 흥분도 했다. 좀 신경질적으로 했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했다. 동료들이 궂은 일에 집중해 주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연이어 이정현은 “사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데 힘이 없으니 밸런스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전에 경기력이 올라왔다.”며 조금은 수줍게 대답했고, “나는 공격적인 선수다. 브라운이 리바운드가 강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슈팅을 한다. 자신감을 갖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 차이다.”며 활약 비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보여주고 있는 믿기 힘든 활약에 대해 물었다. 이정현은 “계속 게임을 복기한다. 게임 영상을 계속 돌려보고 안 되었던 부분에 대해 수정을 하려고 한다. 또, 오그먼 감독님이 모션 오펜스를 즐겨 하신다. 내가 세트 오펜스에서는 좀 약하다. 그것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신인 때부터 탑 클래스가 아니었다. 계속 발전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더 발전하고픈 욕심이 있다.”며 지금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승장으로 인터뷰 실을 찾은 오그먼 감독. 기자들끼리 이정현과 NBA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가볍게 던진 질문에 조금도 지체 하지 않고 ‘AGREE(동의한다)’며 웃었다. 물론 쉽지 않은 이야기다. 그 만큼 최근 이정현이 보여주고 있는 활약은 강렬하다는 반증이다.


KCC는 3연패를 지나 4연승을 거두며 3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2위 인천 전자랜드와 승차는 3.5경기. 이정현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더 높은 곳도 불가능은 아니다.


2위라는 자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난 시즌 KCC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 SK에 패하며 3위에 머물렀고, 챔프전 진출 탈락이라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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