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본 트레이드? 아니란 걸 보여드려야죠”...한희원의 다짐

이성민 / 기사승인 : 2019-01-15 06: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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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전주/이성민 기자] “손해 본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듣고 많이 속상했어요. 하지만, 이제 손해 본 트레이드가 아니란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희원은 미완의 대기다.


경희대 시절 대학 최고 슈터로 불린 그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인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슈터 기근에 시달렸던 전자랜드는 차세대 슈터로 한희원을 점찍었다. 한희원은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으며 데뷔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다(38경기 평균 18분 39초 출전 5.3점 1.8리바운드).


하지만, 데뷔 시즌이 한희원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첫 시즌을 마치자마자 박찬희의 반대급부로 KGC에 트레이드됐다. 한희원에게는 최악의 상황. 당시 KGC에는 양희종, 이정현, 강병현, 문성곤 등 동 포지션 경쟁자들이 너무 많았다. 한희원이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줄어든 출전 시간과 기회 속에서 한희원은 자신감을 잃어갔고, 결국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잦은 부상까지 겹쳤다. 그간 잊혀간 수많은 유망주들의 전철을 밟는듯했다.


지난 두 시즌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였던 올 시즌. 한희원은 일생일대의 큰 변화와 마주했다.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 박지훈의 반대급부로 김윤태와 함께 KT에 트레이드된 것. 트레이드 당시 박지훈의 활약이 정점에 올라있던 상태였기에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KT가 손해 본 장사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희원은 묵묵히 제 앞길을 준비했다. 누구보다 독하게 연습하고, 팀 적응을 위해 노력했다. 트레이드 직후 또 한 차례 부상을 당하며 흔들렸지만, 이내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13일(일) 전주 KCC전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뽐냈다.


한희원은 KCC전에서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쓸어 담으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오랜만에 장기인 슛으로 KT 양궁 농구에 화력을 더했다. 특유의 허슬 플레이와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팀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경기 후 KT 서동철 감독은 “트레이드 이후 (한)희원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트레이드에 대한 충격보다 팀 적응에 대한 어려움이 더 컸다. 다행히도 팀원들이 많이 도와줬다. 감독으로서 보기 좋았다. 오늘 경기에서 살아났다. 오늘을 기점으로 팀에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 본인도 기분 좋으리라 생각한다. 승리도 승리지만, 한희원이 살아나 매우 기쁘다.”며 한희원의 활약에 크게 기뻐했다.


서동철 감독의 뒤를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선 한희원. “어려운 경기를 이겨 너무 좋다.”고 운을 뗀 한희원은 “팀에 부상 선수들이 많아 위기라고 생각했는데, 모두가 똘똘 뭉쳐 이겨냈다. 정말 기분 좋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팀 승리 선봉에 선 기분이 어떤지 묻자 그는 “슛이 들어간 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슛보다는 수비에서 열심히 했다는 것이 뿌듯하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이)정현이형을 괴롭히라고 말씀하셨다. 전반전에는 잘 막은 것 같다. 다만, 파울이 많아지는 바람에 후반전 들어 저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부상도 많이 당하고, 팀을 옮기면서 자신이 많이 없었다. 그래도 팀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제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게끔 많이 도와줬다. 감독, 코치님도 저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신다.”며 미소 지었다.


트레이드 발표 이후 자신을 향해 쏟아진 비판과 비난. 그리고 수없이 제기된 의문들. 그간 보여준 것이 크게 없었던 한희원이기에 속상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사실 트레이드 이후 저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들 때문에 너무 많이 힘들었다.”고 트레이드 당시를 회상한 그는 “그래도 감독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서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다독여주셨다. 사람들의 비난이 아니란 것을 증명할 수 있고, 믿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며 자신을 믿어준 서동철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서동철 감독뿐만 아니라 박종천 코치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박종천 코치님께서 시합 전에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신다. 실수해도 박수 쳐주시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신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없었다면 아마 전 주저앉아서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한희원의 말이다.


본인에게나 팀에게나 분명 반가운 활약이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트레이드의 타당성과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선 향후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적어도 KCC전과 같은 경기력이 남은 경기에서 꾸준히 펼쳐져야 한다.


한희원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앞으로는 잘하든 못하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공격은 (양)홍석이나 랜드리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있으니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기회가 나면 자신 있게 던지려고 한다. 대신 수비와 리바운드로 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저만 열심히 하고 더 잘하면 저희 팀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저도 사람인지라 KT가 손해 본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듣고 많이 속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손해 본 트레이드가 아니란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제가 더 잘해야겠죠? 적어도 예전과 같이 소극적인 플레이로 팬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라며 스스로 각오를 다졌다.


선수는 많이 뛰어야 성장한다. 여기에 주변의 믿음과 응원이 더해지면 성장폭은 크게 뛰어오른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둥지에 안착한 한희원은 믿음과 응원 그리고 충분한 기회 속에서 새롭게 날아오를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 이날의 다짐과 자신감이 변함없이 이어진다면 한희원은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KT가 손해 본 장사’라고 평가된 트레이드도 ‘KT가 이득을 본 장사’로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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