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감독의 ‘악역’ 리더십, 그에 응답한 선수들

김준희 / 기사승인 : 2019-01-09 17: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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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준희 기자] ‘악역’을 자처한 감독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안양 KGC는 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전주 KCC와 4라운드 맞대결에서 89-78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KCC는 오세근이 빠진 KGC를 상대로 높이를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경기 전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높이에서 KGC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승진을 활용해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예상과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KGC는 높이의 열세를 한발 더 뛰는 움직임과 철저한 상대 선수별 매치업으로 극복했다. 하승진이 나오면 김승원이, 정희재가 나오면 최현민이 투입되면서 맨투맨 수비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이날 하승진과 정희재의 득점은 도합 12점(하승진 8, 정희재 4)에 그쳤다. 반면 김승원과 최현민은 도합 20점(김승원 8, 최현민 12)을 기록했다. 매치업에서 +8의 마진을 가져간 것. 특히 최근 공격에서 상승세를 보였던 정희재를 4점으로 묶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다.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리바운드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이날 쿼터별 리바운드 개수는 KGC-KCC 순으로 8-8, 11-8, 11-10, 7-7이었다(총합 37-33). 단 한 쿼터도 KCC에게 리바운드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외곽슛까지 폭발하면서 화룡점정의 경기력을 뽐냈다. KGC의 이날 3점슛 성공률은 43%(16/37)였다. 성공률도 좋았지만 성공 개수 자체가 많았다. 이에 반해 KCC의 3점슛 성공률은 29%(4/14)에 불과했다.


상대에게 열세로 예상됐던 점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장점까지 십분 발휘한 기분 좋은 승리. KGC는 이날 경기를 통해 중위권 싸움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게 됐다.


KGC 선수들을 움직인 힘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에는 김 감독 특유의 동기부여 방식이 숨어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나를 이겨라’라고 한다. ‘내가 나쁜 사람이니 너를 위해서 지지 말고 이겨라.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말하는 걸 느끼니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다”면서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선수들이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하려는 욕심이 생겼다.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안될 것 같다가도 열심히 하다 보면 이기니까 선수들이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김 감독의 가르침에 응답한 선수가 바로 박재한이다. 시즌 평균 7분 34초를 소화하고 있는 박재한은 지난해 12월 28일 전자랜드전부터 꾸준히 13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이날 KCC전에서도 18분 1초를 소화했다.


박재한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점슛 3개로 9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종료 36.7초 전 터진 그의 3점슛은 이날 경기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포였다.


김 감독은 “기회는 언제든지 오니 항상 준비하라고 했다. 경기를 뛰지 않다 보니 농구를 잊은 부분이 있었다. 쓸데없는 동작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 농구를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박)지훈이가 안됐고, (박)형철이도 없는 상황에서 제 역할을 잘해준 것 같다”며 박재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12점 8리바운드로 활약한 최현민도 “작년에 경기를 많이 못 뛰었는데, 올 시즌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더 절실해진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모든 걸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나를 이겨라’라고 말하는 감독, 그리고 그에 응답한 선수들. KGC가 흔들리지 않고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에는 보이지 않는 ‘밀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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