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자 완벽 변신’ 벤슨, 잘나가는 DB의 숨은 1인치

이성민 / 기사승인 : 2018-02-18 0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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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올 시즌 ‘DB발 돌풍’은 팀 내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맡고 있는 벤슨을 빼놓고는 성립될 수 없다.


원주 DB(이하 DB)는 17일(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고양 오리온(이하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92-84로 승리했다.


로드 벤슨은 이날 경기에서 19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디온테 버튼(36득점 10리바운드)과 함께 팀 승리 선봉에 섰다. 벤슨은 3쿼터까지 다소 부진했지만, 팀이 6점차로 뒤진 채 맞이한 4쿼터에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순도 높은 득점으로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수훈 선수에 선정된 벤슨은 경기 후 “항상 이기면 기분이 좋다. 특히 원정경기에서 이기면 기분이 더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DB는 이날 승리했지만,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 팀 내 에이스를 맡고 있는 두경민이 결장하면서 외곽에서 확실하게 해결해줄 국내 선수가 전무했다. 결국 외국인 선수인 벤슨과 버튼에게 부담이 가중됐다.


벤슨은 “두경민이 빠지면서 그걸 메우기 위해 선수들끼리 얘기를 많이 했다. 한발 더 뛰어서 그 공백을 메우자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나 역시 이전 경기들보다 더 열심히 뛰려고 했다.”고 말했다.


벤슨은 지난 2010-2011 시즌 KBL 데뷔 이후 줄곧 팀의 메인 외국인 선수 역할을 맡아왔다. 큰 키와 기동력, 최상위급의 수비 능력은 벤슨의 트레이드 마크. 벤슨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앞세워 수년간 KBL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군림했다. 모비스 시절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자신의 서브 역할을 수행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1984년생인 벤슨은 올해 한국 나이로 35살이 됐다. 어느덧 노장 반열에 올랐다. 세월의 흐름에 비례해 운동능력과 기량이 감퇴했다. 선수 생명 연장을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까지 찾아왔다. 20대 중후반의 어린 외국인 선수들과의 맞대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느낀 벤슨은 세월의 흐름과 변화를 받아들였다. 벤슨의 선택은 ‘조력자 변신’이었다.


벤슨은 올 시즌 자신이 서브 외국인 선수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팀 내 외국인 선수 동료이자 후배인 버튼의 리그 적응을 돕고 있다. 더불어 지난 시즌까지 코트 위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주 표출했지만, 버튼에게 귀감이 되기 위해 이를 자제하고 있다.


이렇듯 벤슨의 노력과 헌신은 메인 외국인 선수 버튼의 올 시즌 맹활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 간의 조화로 골머리를 앓는 팀들과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DB의 숨은 1인치라고 할 수 있다.


DB 이상범 감독은 “본인이 서브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버튼이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보기 좋다. 벤슨의 헌신 덕분에 버튼의 리그 적응이 빠른 것이다."라며 벤슨의 조력자 변신과 헌신을 높이 샀다.


벤슨에게 조력자 변신이 섭섭하지 않은지 묻자 “팀에 들어오기 전부터 팀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나서기보다는 버튼과 국내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팀이 올라온 것을 보면 너무 뿌듯하다. 예전에 비해 하는 것은 많이 줄었지만, 지금의 역할에 만족한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조력자로 변신한 벤슨은 팀에 큰 힘이 된다. 벤슨은 1쿼터에 먼저 출전해 흐름을 잡는다. DB의 1쿼터 선수 기용은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주축 선수들이 아닌 식스맨 선수들이 선발 출전하기 때문. 기량과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경험이 풍부한 벤슨은 그 가운데에서 팀의 중심을 굳건하게 지킨다.


경기 초반 흐름을 잡은 뒤 벤슨은 버튼에게 바톤을 넘긴다. 이후 둘이 함께 뛰는 2,3쿼터에는 득점보다는 리바운드와 수비, 궂은일을 도맡아 버튼의 부담을 줄여준다. 4쿼터에는 초반에 먼저 출전해 승리의 기틀을 닦는다. 올 시즌 평균 기록 대부분이 지난 시즌에 비해 하락했지만, 수비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벤슨의 경기 내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올 시즌 평균 기록 : 27분 8초 출전 13.8점 9.8리바운드 1.7어시스트 0.9스틸 0.8블록슛
지난 시즌 평균 기록 : 31분 1초 출전 16.5점 13.4리바운드 2.5어시스트 1스틸 0.6블록슛


벤슨은 이에 대해 “1쿼터에는 스스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플레이하려고 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2쿼터를 지나면서 버튼과 윤호영, 김주성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들어오면 책임 부담을 나눌 수가 있어서 편해진다. 이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팀의 중심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슨은 김주성, 윤호영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 중 한명이다. 대부분의 선수들보다 5~10살 가량 많다. 벤슨은 팀 내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보며 흐뭇함을 느낀다고 한다. “버튼, 두경민 등 어린 선수들을 보면 내 자식 같다.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 흐뭇하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벤슨은 “올 시즌 개인적으로 특별히 세운 목표는 없지만, 어린 선수들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소망을 전했다.


한편 벤슨의 맹활약을 앞세워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DB는 2위 전주 KCC(31승 16패)와의 격차를 3경기로 벌려냈다. 7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정규리그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과연 벤슨은 또 한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마주할 수 있을까? 조력자로 변신한 벤슨의 묵묵한 헌신이 계속된다면 DB는 빠르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KBL(상) , 심경종 사진기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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