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있는 힘 다 쏟은 하나은행, 사령탑의 박수도 늘어났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4 11: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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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하나은행은 있는 힘을 다 쏟았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부천 하나은행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코칭스태프를 전면 교체했다. KBL에서 오랜 시간 감독을 맡았던 이상범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리고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정선민을 수석코치로 임명했다.
이상범 감독과 정선민 수석코치가 하나은행의 체질을 완전히 개편했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활동량’과 ‘적극성’, ‘간결함’을 강조. 박소희(178cm, G)와 박진영(178cm, G), 고서연(170cm, G)과 정현(178cm, F) 등 잠재력 풍부한 유망주들이 눈을 제대로 떴다.
그러나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이 없다면, 어린 선수들도 빛을 발할 수 없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김정은(180cm, F)을 꼽고 있다.
김정은은 리그 최고참 선수다. 김정은의 출전 시간도 제한됐다. 하지만 김정은의 수비 영향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은행은 승부처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 결과, 2025~2026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에도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 Part.1 : 부족한 에너지

하나은행은 지난 21일 단독 선두를 내줬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청주 KB를 만났다. KB의 절대적 컨트롤 타워인 박지수(198cm, C)를 제어해야 했다. 김정은을 포함한 하나은행 프론트 코트 자원들이 중요했다.
다만, KB가 시작부터 박지수를 투입하지 않는다. 박지수를 경기 중간에 코트로 넣는다. 그리고 승부처에 박지수를 많이 활용한다.
김정은 역시 마찬가지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이 중요한 순간에 김정은을 투입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안(181cm, C)이 초반에는 송윤하(179cm, F)를 견제해야 했다.
하지만 진안은 송윤하와 골밑 싸움에서 밀렸다. 송윤하의 힘을 제어하지 못했다. 송윤하에게 림과 가까운 자리를 허용. 송윤하에게 너무 쉽게 실점했다.
또, 하나은행 앞선 자원들이 KB 앞선 자원들에게 쉽게 뚫렸다. 진안의 도움수비 빈도가 많아졌다. 진안의 체력 소비 속도도 빨라졌다.
게다가 진안이 수비 리바운드를 연달아 내줬다. 하나은행의 수비가 헝클어졌다. 강이슬(180cm, F)과 이채은(172cm, F)에게 3점을 연달아 허용. 하나은행은 1쿼터 종료 3분 20초 전 9-18로 밀렸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이 타임 아웃 하나를 써야 했다.
진안은 그 후 양인영(184cm, F)과 함께 뛰었다. 그러나 박지수를 포함한 KB의 투지에 루즈 볼을 내줬다. 하나은행은 결국 기싸움에서 밀렸다. 16-24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노련미에 더해진 것

진안과 양인영이 2쿼터 첫 3분 6초를 같이 보냈다. 박지수에게 협력수비를 하기도 했다. 나머지 3명이 로테이션을 했으나, 속도가 살짝 느렸다. 2쿼터 초반이기는 했지만, 하나은행의 에너지가 부족해보였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김정은을 준비시켰다. 김정은은 2쿼터 시작 3분 4초 만에 코트로 들어갔다. 강이슬 혹은 박지수를 막았다. 진안과 양인영의 부담을 덜어주되, 수비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그리고 하나은행은 1-2-2 존 프레스를 했다. 2025~2026 초반에 많이 활용했던 수비.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나,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본연의 컬러를 우선으로 여겼다.
김정은이 수비 진영에서 박지수를 막았다. 박지수와 절묘하게 자리 싸움. 박지수의 밸런스를 교묘하게 무너뜨렸다. 박지수를 어정쩡하게 만들었다.
KB 벤치가 송윤하를 투입했다. 하나은행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KB의 속공과 패스 한 번에 흔들렸다. 강이슬에게 3점을 내줬다. 2쿼터 종료 4분 22초 전 24-35. 또 한 번 두 자리 점수 차로 밀렸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을 활용했다.
KB가 스몰 라인업을 선택하자, 하나은행도 진안과 양인영을 불러들였다. 김정은의 부담이 컸다. 나머지 4명(고서연-박소희-박진영-정현) 모두 어린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의 에너지와 김정은의 노련함이 조화를 이뤘다. 김정은이 뒤에서 버텼기에, 어린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 24-35에서 27-39. KB의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을 소진시켰다. 기세를 탄 하나은행은 33-42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수비 변화 그리고 한계

진안이 2쿼터 종료 33.3초 전부터 코트로 나섰다. 송윤하에게 신경 썼다. 그러나 박소희(178cm, G)가 강이슬에게 너무 쉽게 뚫렸다. 진안이 뒤늦게 도움수비를 했지만, 진안의 파울이 쌓였다. 동시에, 파울 자유투를 내줬다.
그리고 진안은 송윤하를 박스 아웃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도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하나은행의 수비 시간이 길어졌다. 하나은행 선수들이 수비 진영에서 많은 힘을 쏟았다. 악순환을 끊지 못했다.
진안은 공격 진영에서 이를 만회했다. 그리고 3쿼터 시작 2분 57초부터 박지수를 상대했다. 다만, 동반자가 존재했다. 김정은과 양인영이 그랬다.
하나은행은 박지수를 동반한 2대2와 마주했다. 박지수를 막던 양인영이 볼 핸들러에게 갔다. 김정은이 비어있는 페인트 존을 커버. 하나은행은 볼 핸들러와 림 근처를 적극 커버했다. 볼 있는 지역 그리고 림 근처를 우선으로 여겼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의 이런 수비 전략이 KB의 볼을 하프 코트 부근으로 밀어냈다. KB와 기싸움에서 앞선 것. 그래서 하나은행은 3쿼터 종료 2분 23초 전 44-50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박지수를 림 근처로 보내고 말았다. 박지수에게 볼을 쥐게 했다. 그 대가는 꽤 컸다. 박지수의 킥 아웃 패스와 강이슬의 3점, 박지수의 골밑 득점이었다. 하나은행의 기세는 가라앉았다. 49-57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고무적인 경기력

하나은행은 4쿼터에도 ‘김정은-진안-양인영’을 한꺼번에 활용했다. 이들의 기동력과 수비 범위, 의지가 잘 결합됐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4쿼터 시작 1분 55초 만에 53-57. KB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이끌었다.
하나은행의 다음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KB를 더 당황하게 했다. 그렇지만 박지수의 킥 아웃 패스와 이채은(172cm, F)의 추가 패스를 막지 못했다. 강이슬에게 또 한 번 3점을 맞았다. 하나은행은 53-60으로 다시 밀렸다. 그러나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의 집념을 높이 평가한 것 같았다.
더 큰 문제가 찾아왔다. 하나은행이 또 한 번 세컨드 찬스를 연속으로 내준 것. 게다가 양인영이 4쿼터 시작 4분 36초 만에 5번째 파울을 범했다. 수비의 핵심 중 하나가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은 55-63으로 KB와 다시 멀어졌다.
김정은이 박지수에게 붙었다. 그렇지만 박지수를 동반한 2대2에 대처할 수 없었다. 박지수의 스크린 이후 골밑 침투를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협력수비 과정에서는 파울. 하나은행은 박지수의 기를 살려줬다. 하나은행의 패색도 짙어졌다.
하나은행은 결국 61-72로 졌다. KB를 넘어서지 못했다. 17승 9패로 1위 KB(19승 8패)와 1.5게임 차로 멀어졌다.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집념과 에너지는 인상적이었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의 늘어난 박수가 증거였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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