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의 마지막 열쇠, '설린저 효과'의 시작은 따로 있었을지도 모른다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5 14:57:02
  • -
  • +
  • 인쇄


설린저 효과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안양 KGC는 제러드 설린저를 영입한 이후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경기 내용이나 기록면에서도 그렇지만, 선수들 모두 ‘행복 농구’를 실천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설린저 효과’라는 명칭이 붙기도 했는데, 이 설린저 효과는 사실 시너지의 원천이었고, 발전은 그전부터 이뤄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KGC는 설린저 영입 전까지 상대적으로 약한 외인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야심 차게 교체한 크리스 맥컬러마저 부진하며 국내 선수들이 더 분전해야 했다. 그럼에도 중상위권을 웃도는 성적으로 선전했는데, 이는 역시 국내 선수들의 공이 매우 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내 선수들은 더 성장했다. 외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한 발 더 뛰고 분주히 움직여야 했으며, 포지션을 넘나드는 플레이도 가끔은 필요했다.  

 


특히 이재도, 변준형 등 앞선에서 발전의 폭이 컸다. 골 밑에서 위력적인 플레이가 안 되니, 앞선에서 스피드가 중시됐다.

또한, 실점을 막기 위한 트랩 수비도 발달했다. 나아가 변형 수비까지 장착한 KGC의 국내 선수진은 의도치 않게 트레이닝 되고 있던 것이다.


여기에 마지막 열쇠, 설린저가 들어와 중심을 잡아주니 KGC는 화룡점정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설린저는 특유의 밝은 텐션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NBA에서 배운 농구 기술을 국내 선수에게 전수했다. 경기에서는 본인 공격은 물론 리바운드, 동료들을 봐주는 패스로 팀을 살렸다.

설린저는 설린저대로, 국내 선수들도 그들 본연의 플레이를 하게 된 KGC. 하지만 약간의 부작용도 있었다. 설린저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다 보니 설린저가 잘하면 국내 선수들도 살아나고, 설린저가 흐트러지면 국내 선수들도 그 흐름을 타는 양상이 나타났다.

설린저의 경기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그의 분위기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설린저의 생각은 반은 동의, 반은 비동의였다. 설린저에게 그가 분위기를 책임지다 보니 본인의 플레이에 따라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도 달라지는 것 같다, 본인도 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냐는 질문을 하자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끌어주지 않아도 국내 선수들은 국내 선수들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들만의 플레이를 보여준다”며 어느 정도 영향은 있지만, 아예 지배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을 전했다.

이제는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 모두 강력한 팀이 된 KGC. 이전의 약한 외국 선수진이 아주 의미 없지는 않았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에 보상이 따르기 나름인 인생의 이치였다.

우리에게는 이런 KGC가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두고 볼 일만 남았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