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KCC 타일러 데이비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2 14: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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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경기를 뛰면서 감각을 찾아가는 단계다"

 

전주 KCC는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정규리그 1라운드 맞대결에서 90-80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이 타일러 데이비스였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었다. 풀타임 출전에 38점 17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을 기록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22일 오전 기준,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에 해당하는 수치다. 덩크만 무려 6번을 내리꽂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은 덤이다. 

 

경기 전 SK 문경은 감독은 라건아가 부상으로 빠진 KCC에서 데이비스를 경계대상 1호로 꼽았다. 사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데이비스를 공수 양면에서 지치게 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김승원, 김민수, 최준용 등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 최부경의 체력 부담이 커진 SK는 송창무를 선발로 내세우는 등 데이비스를 묶어보려고 했다. 결과는 실패.

 

1쿼터 송창무와 최부경이 무득점으로 묶인 동안 데이비스는 10점을 쓸어 담았다. 제공권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SK 10명의 선수가 1쿼터에 리바운드 3개를 잡아낼 동안 데이비스는 홀로 6개를 걷어냈다. 골 밑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의미 없는 공격 리바운드(2개)가 늘긴 했지만, 수비 리바운드(4개)만 따져도 SK 팀 전체 리바운드보다 많았다.

 

데이비스는 2쿼터 초반에 잠시 주춤했다. 송창무의 수비에 막혀 골 밑 찬스를 내리 놓쳤다. 그사이 송창무에게 4점을 헌납했다. 패스미스로 손발이 맞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연이은 턴오버로 번번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내 속공과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3점 플레이로 팀이 뒤처지지 않도록 힘을 실었다. 40-4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는 정창영의 백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42-41, 근소한 리드를 차지하는 데 앞장섰다. 

 

후반의 막이 올랐을 땐, 득점 사냥에 나섰다. 데이비스는 워니와 나란히 10점씩 주고받으며 팀 공격을 책임졌다. 3쿼터 절반이 지나고 55-59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2점을 더한 데이비스는 이후 송교창의 패스를 받아 덩크를 터뜨렸고, 61-59로 리드를 찾아왔다. 이때 가져온 리드는 다시 뺏기지 않았고, 그대로 승리로 이어졌다. 

 

4쿼터 초반에는 한층 여유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정창영의 백투백 3점포를 모두 어시스트하며, 팀이 73-63으로 달아나는 데 공을 세웠다. 4쿼터 중반에는 워니를 제치고 6번째 덩크를 꽂았고, 이후에도 득점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아직 경기 체력이 완전치 않았지만, 데이비스는 지친 기색 없이 라건아의 몫까지 소화했다. 옥에 티라면 턴오버 7개. 매 쿼터 데이비스의 턴오버는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시즌 팀원들과 합을 맞추지 못한 점을 감안하고, 이날 공수에서 보인 활약을 고려하면 큰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도 경기 후 "타일러가 엉뚱한 행동(턴오버 7개)도 많이 한다. 그래도 40분 다 뛰어준 게 대견하다. 본인이 뛰겠다며 나를 안심시키더라. 감독으로서 미안하지만, 승부에 대한 욕심으로 풀타임을 내보냈다. 분명 (풀타임 출전시키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고마운 마음이 크다"며 데이비스의 턴오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진 않았다. 

 

오히려 데이비스의 더 나아질 경기력을 예고했다. 전 감독은 "아직 (데이비스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는다. 트랜지션도 그렇고 더 좋은 선수다. 드리블과 패스에서 에러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 비시즌에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한 번도 안 해서 그런지 상대가 트랩을 들어오면 당황하는 것도 같지만, 이야기하면 잘 들어준다. 블록슛 타이밍도 좋은 선수라 몸이 괜찮아지면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더 무서워질 데이비스를 기대케 했다.

 

데이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더 있다. 바로 동료들의 신뢰. 이날 경기 직후 데이비스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정창영은 "(데이비스는) 굉장히 스마트하고, 영리한 선수"라며 "우리가 신장이 작은데 그런 면에서 타일러는 신장이 크기 때문에 이점이 있다. 리바운드와 수비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궂은일도 열심히 하고, 파이팅도 해준다. 자밀 워니가 타일러한테 힘들어하더라. 동료 입장에서 믿음이 간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그의 진가가 나올 것이다"라고 데이비스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정창영의 말처럼 이 경기에서 워니는 적극적으로 포스트 지역을 공략하기보다는 한발 물러서 림을 조준하는 등 데이비스를 의식한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워니가 페인트 존에서 16점을 올릴 동안 데이비스는 페인트 존에서 28점을 쓸어 담았다. 지난 시즌 외국 선수 MVP를 차지한 워니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점이 팀 동료들에게 든든함을 실어준 셈이다. 

 

경기를 마친 데이비스는 "오늘 우리가 치고 올라갈 때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큰 도움 됐다. 선수들의 단합된 모습도 좋았다"라는 승리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5경기를 치르면서 2대2 등 팀원들과 점점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 평소 훈련 때도 충분히 익히고 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팀원들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 경기에서 40-20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것에 관해서는 "동료들이 찬스를 많이 만들어줬다. 덕분에 쉬운 득점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재활 등으로 비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데이비스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했다. 데이비스는 "경기를 뛰지 못한 기간이 상당히 길다. 지금은 경기를 뛰면서 감각을 찾아가는 단계다. 시간이 지나면 퍼포먼스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빨리 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의 과제를 짚었다. 

 

라건아의 부재를 기회로 삼아 리그에 적응 중인 데이비스. 시즌 전에 거론됐던 '1옵션 타일러 데이비스'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데이비스는 24일(토) 홈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나 6번째 경기를 치른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ahram1990@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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