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김선형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정병민 / 기사승인 : 2022-01-25 14:14:08
  • -
  • +
  • 인쇄


김선형은 올해 35살,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기량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 SK는 지난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97-87로 승리했다.

지는 법을 잊은 듯하다. 주전 선수들과 벤치 멤버들의 조화도 환상적이고 개개인의 역할 분담도 확실히 돼있다. 또 선수들은 본인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초보 감독이라 불리었던 전희철 감독도 10년의 오랜 코치 시절 경력으로 인해서인지 지도력에 대해 큰 의문 부호가 붙지 않는다.

직전 시즌 부진했던 자밀 워니를 향한 물음표도 4라운드 중반이 된 시점, 커리어 하이라는 느낌표로 돌아오고 있다. 모든 선수가 박수를 받아 마땅하지만 이번 시즌 SK의 고공행진에 이 선수의 공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팀의 야전 사령관 김선형이다.

김선형은 어느덧 한국 나이로 35살, 베테랑 반열에 들어선 선수다. 기량에 노쇠화도 올법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전성기 때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스피드는 여전히 위력적이어서 상대 팀의 수비수 2~3명 제치기 거뜬하다. 정확한 점퍼, 화려한 드리블, 고무 같은 탄력으로 매번 잠실학생체육관을 들썩이게 한다. 노련미와 경기를 읽는 시야는 더욱 넓어졌다. 그를 제어하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엑셀을 멈춰세우려면 오직 파울만이 방법인듯해 보인다.

서울 SK는 지난 24일 잠실학생체육관으로 두-낙-콜 트리오라 불리는 리그 최고의 공격수들을 초대했다. 자자한 명성만큼 세 선수는 내 외곽을 넘나들며 SK의 골 망을 흔들었다. SK는 세 선수의 합에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SK가 경기를 주도하는 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물론, 워니의 원맨쇼 비중이 제일 컸지만 김선형을 필두로 한 국내 선수들의 지원도 무시할 수 없다. 김선형에게서 시작되는 SK의 공격 선택지는 너무 다양했다.

김선형은 빠른 스피드로 한국가스공사의 수비를 쉽게 무너뜨렸다. 그의 돌파 후 파생되는 공격 옵션은 연이어 성공을 거뒀다. 이날도 김선형은 잽 스텝에 이은 점퍼, 비하인드 백드리블로 팬들의 감탄을 자아 해냈다. 그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앞선에서 꾸준히 디플렉션을 시도하는 등 한국가스공사의 흐름을 차단에 앞장섰다.
 

 

경기 후 김선형은 “9연승을 하게 돼서 선수로서 너무 기쁘다. 값진 승리다. 한국가스공사가 굉장히 3점슛이 잘 터져서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오늘도 어김없이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선형이 언급한 대로 SK의 9연승은 9년 만이다. SK는 2012년 12월 16일 원주 동부(현 원주 DB)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3년 1월 6일 창원 LG를 꺾으며 9연승을 달성했다. 이후, 1월 9일 울산 모비스를 잡아내며 10연승도 달성했다.

김선형은 경기 후 당시 9연승 기간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겼다. 하지만 김선형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웃음 지었다.

한국가스공사의 두-낙-콜 트리오는 리그 개막 전부터 9개 팀의 주 경계대상으로 손꼽혔다. 대부분 구단들이 경계심을 드러낸 만큼이나 그들은 위력적인 모습을 연일 보이고 있다. 니콜슨은 리그 득점 1위, 두경민은 국내 선수 득점 6위에 해당하며 세 선수의 평균 득점은 52.1로 매우 높다. 하지만 세 선수 뭉치기가 어렵다. 이날도 김낙현이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발목을 삐끗하며 정상 가동에 실패했다.

이에 김선형은 “1라운드 이후 다시 만났는데 역시나 힘들었다. 세 선수가 모두 3점슛이 특출나고 공격도 뛰어난 선수다. (최)원혁이, (오)재현이, (최)부경이 아니었으면 못 막았다. 세 선수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김선형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골밑이면 골밑, 외곽이면 외곽 전부 힘차게 돌아다닌다. 전문 수비수가 붙어도 개의치 않는다. 그의 존재감은 전반전보다 후반전 더욱 빛이 난다. 또 4라운드 들어서 예전처럼 덩크슛 시도를 하나 둘 늘려가고 있기도 하다. 힘들지도 않은 것일까.

이에 김선형은 “제가 노화가 늦게 오는 것 같다(웃음). 충분히 잘 자고 와이프가 해주는 밥 많이 먹고 하는 게 비결이다. 다른 선수들도 스스로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특별한 비결은 없다 말했다.

서울 SK가 홈 7연승을 질주하니 경기의 수훈 선수도 항상 SK에서 나온다. 특히 김선형이 단골손님이다. 김선형은 매번 인터뷰실에 들어온다. 그만큼 김선형의 플레이가 꾸준하고 영양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선형은 “기자분들이 저를 좋아하시는 게 아닐까요. 매번 제가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오지만 묵묵히 뒤에서 궂은일, 수비, 리바운드 해주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제 플레이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며 이번에도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의 스피드에 탄력을 받은 SK는 다가오는 29일 10연승을 바라보게 됐다. 상대는 음주운전, 코로나 확진,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분위기가 뒤숭숭한 삼성이다. 하지만 김선형은 전혀 방심하지 않았다.

김선형은 “삼성의 분위기가 안 좋지만 KT와 한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 54경기 중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절대 자만하지 않고 절치부심한 자세, 죽기 살기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말했다.

사진 제공 = KBL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