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하지 않은 선수. 그러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 그렇기 때문에, 그 선수는 만 34살의 베테랑임에도 긴 시간을 뛰고 있다. 그것도 치열하다는 페인트 존에서.
그리고 그 선수의 비중은 더 높아질 예정이다. 그래서 몸을 더 철저히 만들어야 한다. 멘탈 또한 가다듬어야 한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주장인 이승현의 이야기다.

이승현은 2022~2023시즌에 전주 KCC로 이적했다. 그리고 KCC가 2023~2024시즌부터 부산을 연고지로 삼으면서, 이승현은 부산 KCC 유니폼을 입었다. 허웅과 최준용, 송교창과 라건아 등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했다. 그 결과, 2023~2024시즌에 데뷔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4~2025시즌에는 웃지 못했다. 주축 자원들의 연쇄 부상이 이유였다. 이승현이 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KCC는 플레이오프조차 가지 못했다. ‘데뷔 첫 2연속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2023~2024시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정규리그 때 많은 고비들과 마주했습니다. 힘든 시간도 존재했죠. 그렇지만 저희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어요. 저도 팀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했고요.
2015~2016시즌에도 우승을 한 적 있습니다. 그때와는 어떤 게 달랐나요?
많이 달랐죠(웃음). 먼저 2015~2016시즌 때는 메인으로 뛰었어요. 또, 처음 우승을 했고요. 그렇지만 2023~2024시즌에는 식스맨으로 활약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KCC는 2024~2025시즌에도 기대를 많이 모았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요.
주축 선수들이 계속 다쳐서... 베스트 라인업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어요. 외국 선수도 자주 교체됐고요. 여러모로, 어수선했던 것 같아요.

위에서 살짝 이야기했듯, KCC는 ‘호화군단’이었다. 소위 말해, ‘SUPER TEAM’이었다. 그래서 KCC의 2024~2025시즌은 대실패였다. 주축 자원들이 건재했음에도, KCC의 결과가 좋지 않아서였다.
가라앉았던 KCC는 2025년 여름 허훈까지 데리고 왔다. 하지만 샐러리 캡이 포화 그 이상이었다. 그런 이유로, KCC는 선수단을 정리해야 했다.
KCC는 결국 이승현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한 것. 그런 이유로, 이승현은 데뷔 처음으로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2025~2026시즌에는 울산동천체육관을 홈 코트로 삼아야 했다.
KCC가 2025년 여름 허훈을 영입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승현이 트레이드될 거다”라고 했어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존재했습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죠(웃음). 제가 FA(자유계약) 때 KCC를 선택했는데, 제가 트레이드 대상자에 포함됐거든요.
현대모비스 연습체육관을 처음 찾았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현대모비스’라는 ‘전통 명문 구단’에 합류했습니다. 다만, 양동근 감독님께서 새롭게 부임하셨습니다. 유재학 감독님(현 KBL 경기본부장) 그리고 조동현 감독님(현 연세대 감독) 때와는 달리,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셨습니다. 기초부터 새롭게 다지려고 하셨죠.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어떤 것에 중점을 맞췄나요?
양동근 감독님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양동근 감독님의 방향성을 캐치하려고 했고, 양동근 감독님께서 좋아하는 플레이를 인지하려고 했죠.
그렇지만 이승현 선수는 아시아 컵에 출전해야 했습니다. 대표팀 차출로 인해, 비시즌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많이 늦게 (현대모비스로) 합류했습니다(웃음). 그럼에도 부구하고, 새로운 팀원들(현대모비스 선수들)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해야 했고, 이들과 유대 관계를 강하게 형성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현대모비스에서는 비시즌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어요. 사실상 2025~2026시즌이 시작된 후에야, 제가 동료들과 합을 맞출 수 있었어요.
현대모비스는 예전만큼 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많아, 이승현 선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너가 원하는 플레이를 해라. 그리고 자신 있게 하면 돼”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하려고 했죠. 다만, 어린 선수들과의 관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걸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동시에, 현대모비스의 컬러에 적응하려고 했습니다.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현대모비스의 운동 스타일이 KCC와 180도 다르고, 현대모비스의 컬러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이승현의 새로운 소속 팀인 현대모비스는 2025~2026시즌 전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탈락 유력 후보’였다. 이승현마저 없었던 시기에는 ‘꼴찌 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승현이 있었기에, 현대모비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중심 자원으로 평가받은 이승현은 코트에서 사력을 다했다. 코트에 있는 동안, 한순간도 쉬지 않았다.
그 결과, 2025~2026 정규리그 51경기를 소화했다. 평균 28분 6초 동안 8.4점 5.8리바운드(공격 2.1) 2.3어시스트. 현대모비스를 8위(18승 36패)로 이끌었다. 현대모비스의 컬러에 녹아들었고,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났다.
현대모비스는 ‘플레이오프 탈락 후보’였습니다. 좋지 않은 평가였는데요.
선수층도 두텁지 않고, 어린 선수들도 많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나왔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로서는 동기 부여가 됐어요. 오히려 “이런 평가를 바꿔보자”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런 평가를 안 좋게 생각했던 것 같지 않아요.
본인의 2025~2026시즌 경기력을 돌아본다면?
본연의 퍼포먼스에 비하면, 5~60% 정도?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시즌 초반에 너무 허우적거렸고, 남들보다 너무 늦게 출발선을 끊었거든요(웃음). 시즌 후반부에는 퍼포먼스를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저희 팀과 플레이오프 진출권 팀의 격차가 컸어요. 이길 수 있는 경기들을 놓치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아쉬웠던 것 같아요.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새로운 팀에 녹아드는 건 어렵잖아요. 그래서 본연의 퍼포먼스가 안 나왔을 거고요.
아니요. 온전히 저의 문제였습니다. ‘적응’이라는 이유도 핑계에 불과해요. 그저 제 퍼포먼스가 부족했어요.
울산 팬 분들과 1년 동안 호흡했습니다. 울산 팬들에게 느낀 감정을 말씀해주신다면?
(울산 팬 분들은) 너무 좋아요.
어떤 점이 가장 좋으셨나요?
저희가 이기든 지든, 울산 팬 분들은 저희 팀만 바라봐주세요. 저희 선수들을 따뜻하게 응원해주셨고요. 그래서 팬 분들과 저희 선수들 간의 유대 관계가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힘을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저희 팀의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울산 팬 분들의 마음은 한결 같으셨거든요.

이승현은 학창시절부터 리더를 도맡았다. 책임감을 강하게 품었고, 부담감을 극복할 줄 알았기 때문. 고려대 시절 ‘두목호랑이’로 불렸던 이유.
그리고 2026~2027. 이승현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는다. 양동근(현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과 함지훈(현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의 뒤를 잇는다. 다시 말해,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이승현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역사를 쓰려면, 양동근 감독님과 함지훈 코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다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현대모비스의 주장을 맡았습니다.
저희가 2025~2026시즌 종료 후 한 달 정도 마무리 훈련을 했습니다. 양동근 감독님께서 마무리 훈련 마지막 날에 “(이)승현이가 주장을 할 거야”라고 말씀해주셨죠.
(정)준원이형과 (배)병준이형 등 최고참이 2명 있는데도, 제가 중책을 맡았습니다. 형들도 그런 상황을 이해해주셔서, 제가 더더욱 감사했어요. 팀을 향한 책임감도 더 커졌고요.
양동근 감독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요?
마무리 훈련 후에는 감독님을 거의 못 뵀습니다. 제가 대표팀에 있었거든요. 대표팀을 다녀온 후에는, 감독님께서 (NBA 서머리그 관람을 위해) 라스베거스로 가셨고요. 그리고 제가 20일에 다시 대표팀으로 향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것 같아요. 감독님으로부터 디테일한 이야기를 들으려면,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감독님을 정말 뵙고 싶어요(웃음).
양동근과 함지훈의 시대가 끝이 났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말씀 주신 대로, 양동근 감독님과 함지훈 코치님의 이름이 저희 팀의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분 다 이제 코칭스태프고, 게임을 뛰는 저희들이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물론, 양동근 감독님과 함지훈 코치님은 현대모비스의 레전드로 남아야 합니다. 다만, 저희가 새로운 역사를 쓰려면, 저희는 그 두 분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합니다. 현대모비스의 역사에 저희의 이름 또한 넣어야 하고요.
다음 시즌 목표를 말씀해주신다면?
모든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일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렇지만 다음 시즌의 구체적인 목표는 저희 팀의 준비 과정에 달렸어요. 그래서 저희가 목표를 높이 잡으려면,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실제로,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잠깐 팀원들과 훈련을 했는데, 선수들이 몸을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제가 선수들을 따라가기 급급할 정도로요(웃음). 다만, 선수들이 지금의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준비를 계속 잘 해야 하고요. 그렇게 해야, 많은 분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현대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 다들 너무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저희 팀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에도, 팬 분들은 “다 거쳐가는 과정이에요”라며 격려해주셨습니다. 선수들에게 미소 또한 많이 주셨고요.
그렇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건, 분명 선수들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팬 분들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감사하기도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다들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휴가를 줄일 정도로 열정을 쏟고 있기에, 팬 여러분들께서 저희를 다시 한 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변함없는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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