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모두 비켜라, 여기는 김진영의 진영이다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9 07: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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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진영이 심상치 않다.

서울 삼성은 지난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고양 오리온에 94-91로 연장승을 거두었다. 삼성은 이날의 승리로 6강 진출의 기회를 얻었다.

삼성에 주어진 희망의 불씨. 그 불씨를 지핀 것은 김진영이었다. 김진영은 성냥에 불을 붙일 때의 마찰처럼, 이날 경기에서 스파크를 일으켰다.

1쿼터, 김진영은 교체 투입 1분 만에 삼성의 외곽 행렬에 가세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그것은 서막을 올리는 장치였을 뿐, 진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적재적소에 꽂아주는 어시스트 능력. 김진영은 이날 7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1쿼터에만 4개가 나왔다.

첫 수혜자는 장민국. 김진영은 프론트 코트를 반쯤 넘어왔을 때, 인사이드에서 수비를 따돌리고 나오는 장민국을 봤다. 그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장민국에게 공을 패스했고, 이는 3점슛으로 이어졌다.

다음 수혜자는 배수용이었다. 김진영은 볼 소유 중 상대 수비 스위치로 디드릭 로슨에게 가로막히자, 슛 페이크 이후 배수용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 패스가 탁월했던 이유는 배수용에게 수비가 전혀 붙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진영의 패스로 오픈 찬스가 난 배수용은 역시 3점슛을 성공했다.

김진영은 테리코 화이트와의 콤비플레이로 볼거리도 선사했다. 사이드라인에서 경기를 재개해야 했던 김진영은 줄 곳을 살폈다. 그리고 과감한 선택을 했다. 골 밑으로 뛰어 들어가는 화이트에게 길게 공을 넘겼다. 화이트는 호쾌한 앨리웁 덩크로 화답했다.

아이제아 힉스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였다. 둘은 의좋은 형제처럼 주고받는 플레이를 했다. 2쿼터 초반, 김진영이 먼저 힉스의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후반에는 힉스가 김진영의 어시스트로 덩크를 꽂으며 수미상관 플레이를 연출했다.

칭찬할 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진영은 한껏 향상된 수비를 펼쳤다. 직접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것은 물론, 루즈볼 상황에서 공을 쳐내 동료에게 공이 가게끔 도왔다.

두 차례의 스틸도 나왔다. 로슨이 이대성을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이대성 앞에 먼저 서서 넘어오는 공을 가로챘다. 두 번째 스틸 상대 역시 이대성이었다. 이대성에게 흐름을 읽혀 당한 스틸을 단 6초 만에 똑같이 갚아줬다.

이러한 플레이에 질풍 같은 스피드로 일궈낸 속공까지 더해져, 그는 14득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최다 득점에, 커리어 최다 어시스트. 내용까지 완벽했던 김진영의 농구는 그 자신을 춤추게 했다. 김진영은 연장 종료 4초 전, 여유 있되 빠르게 골 밑으로 달려가 덩크를 했다. 2년 차 신입의 위력 넘치는 애교(?)였다.

이날 김진영은 팀, 감독, 자신, 그리고 관중 모두 행복한 경기를 만들었다. 기존에 보였던 직접 공격보다는 어시스트와 수비로 말이다.

김진영의 성장은 감독의 믿음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상민 감독은 4쿼터를 57초 남기고 77-80 승부처에 김진영을 투입했다. 이상민 감독은 그 이유로 “최근 기록이라든지 스피드가 좋아서 (김)진영이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김진영은 겸손했다. 그는 “드라이브인을 치다가 스톱해서 패스를 했는데, 잘 넣어준 형들 덕분에 어시스트가 쌓였다”며 자신보다 동료들을 높였다.

또한, 눈에 띄는 성장 중 하나인 수비 이해도에는 “죽기 살기로 열심히 수비하려고 한다. 시합을 하면서 수비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그러면서 내가 득점을 못 해도 가서 똑같이 막아주자는 마인드가 생겼고, 동시에 수비 자신감도 붙었다”고 발전 원동력을 설명했다.


입단부터 마른 몸으로 우려의 눈길을 받았던 김진영이다. 그러나 이러면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하리, 김진영은 그 몸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오히려 날렵하다는 장점을 살려 게임을 전개하는 그다.

물론 몸싸움에서의 어려움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진영은 마른 체질로 평생을 살아온 입장으로써, 거기서 자신의 능력을 도출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러니 김진영의 피지컬 논란은 이만 종결되어도 될 듯하다.

대학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던 김진영은 얼리 드래프티로 우뚝 섰고, 2년 차에 벌써 큰 향상을 보였다. 이러한 김진영의 무궁무진함은 미래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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