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우리은행 박혜진, 그녀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0-10 09:00:37
  • -
  • +
  • 인쇄

팀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선수가 있다. 그게 에이스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 간의 역량 차이는 크지 않다. 누군가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그 미세함의 차이가 한 시즌을 좌우한다.

‘ACE’는 승부의 중심에 선다. 매 경기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평가받고, 영향력 때문에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어떤 경기에서는 환호를 받고, 어떤 경기에서는 비판을 견뎌야 한다. 이로 인해, ‘ACE’가 받는 중압감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KBL 10개 구단 모두 승부를 결정하는 ‘ACE’를 보유하고 있다. 농구가 5명의 합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목이라고는 하나, ‘ACE’의 역량이 분명 중요하다. 2020~2021 시즌 개막 전 각 구단의 ‘ACE’를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 구단별 ‘ACE’ 선정은 기자의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한다) 

[박혜진 2019~2020 시즌 기록]
 - 정규리그 : 26경기 평균 36분 35초, 14.7점 5.4어시스트 5.1리바운드
  1) 2점슛 성공률 : 42.6% (89/209)
  2) 3점슛 성공률 : 34% (54/159)
  3) 자유투 성공률 : 89.2% (58/65)

아산 우리은행은 2012~2013 시즌부터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9~2020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21승 6패)를 차지했다. 위성우 감독의 강력한 지도와 선수들의 끈끈한 공수 움직임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

박혜진(178cm, G)이 그 중심에 있었다. 위성우 감독의 지도 하에 잠재력을 폭발했고, 승부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됐다. 매년 발전한 끝에, 지금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이가 됐다.

그러나 우리은행과 박혜진 모두 매년 순탄하게 우승한 건 아니다. 주축 자원이 매 시즌 이탈했고, 박혜진의 어깨가 매년 무거워졌기 때문. 그리고 박혜진은 2019~2020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이 됐다.

때마침 FA 제도에 변화가 생겼다. WKBL이 2차 FA 대상자에 한해 원 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을 폐지했고, 박혜진은 우리은행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혜진이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가 많았다.

우리은행은 당연히 박혜진을 잡아야 했다. 박혜진의 고향에 진을 쳤다. 코칭스태프와 사무국 모두 내려갔다. 박혜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정성을 다했다. 그 결과, 박혜진은 계약 기간 4년에 3억 원의 조건으로 우리은행과 재계약했다.

박혜진은 최고의 조건으로 우리은행에 남았다. 하지만 주변 여건이 좋지 않다. 김정은(180cm, F)이 100%의 컨디션이 아니고, 최은실(182cm, C)도 시즌 초반에 나설 수 없기 때문. 게다가 외국 선수가 없어, 박혜진의 부담이 더욱 크다.

박혜진은 경기 조율과 공격을 동시에 해야 한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신장이 높지 않은 우리은행은 이전보다 많은 활동량을 요하는 농구를 보여줘야 한다. 박혜진이 해야 할 일은 상상 이상으로 많다.

 

박혜진이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박혜진 스스로 부담감을 겪을 수 있다. 지금도 족저근막염으로 100%의 몸을 갖추지 못했다. 개막전에 100%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에 주축 자원의 부상이 장기화된다면, 박혜진의 어려움도 오래 갈 수 있다.

박혜진이 부담감을 가진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박혜진과의 계약을 계기로 지도 스타일을 바꾸겠다고 말했기 때문. 박혜진은 “감독님께서 이번을 계기로 지도 스타일을 바꾼다는 말씀을 하셨다.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것 때문에, 팀이 잘못되면 어떡하나라는 부담감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박혜진이 부담감에 파묻힐 선수는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내가 많은 걸 이뤘다고 하시지만, 프로는 질려고 하는 무대가 아니다. 내가 우리은행에 있는 동안에는, 우리은행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며 왕좌를 지키겠다는 욕심을 더 크게 드러냈다.

여러모로, 우리은행과 박혜진은 위기에 봉착했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은 적 있지만, 이번에는 결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우리은행의 에이스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 제공 = W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