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 남은 박혜진, ‘4년 계약’의 의미는?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4-24 18: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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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돌이켜보면 행복한 시간이었다”


WKBL 에어컨리그는 너무 뜨거웠다. ‘에어컨’이라는 단어 자체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에어컨’이 뜨거운 이유는 여러 명의 대어가 나와서는 아니었다. 단 한 명의 선수 때문이었다. 아산 우리은행의 박혜진(178cm, G)이다.


박혜진은 2차 FA 대상자였다. WKBL이 2차 FA 대상자에 한해 원 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을 폐지했고, 박혜진은 우리은행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혜진이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가 많았다.


우리은행이 가장 다급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를 어떻게든 잡아야 했기 때문. 프랜차이즈 스타의 고향인 부산에 진을 친 이유였다. 위성우 감독과 코칭스태프, 사무국장까지 부산에서 심혈을 기울인 것. 우리은행의 정성은 극진했다.


우리은행의 정성이 통했을까. 박혜진은 우리은행에 남았다. 계약 기간 4년에 WKBL 개인 최다 연봉(3억이 상한선이다)의 조건으로 말이다. 박혜진과 같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많기에(표면적으로), 계약 기간에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다. 박혜진도 ‘4년’이라는 기간에 의미를 두는 듯했다. 지난 23일 박혜진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계약 기간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언론을 통해 많이 말씀하셨겠지만, 계약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계약하기 전까지는 너무 힘들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계약이 끝나고 돌이켜보면, 저한테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고민을 많이 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 후회도 없어요. 계약은 이제 지난 일이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


행복했던 시간이라는 말이 뇌리에 스칩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팬들의 많은 관심을 많이 받았다는 것도 포함이 될까요?
저의 계약 소식을 기다리시는 팬들이 처음에는 저의 행선지를 궁금해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계약 일정이 길어지다 보니, 팬들께서 답답해하셨을 것 같아요.(웃음)
‘행복했던 시간’의 의미는 이런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 많은 구단한테 관심도 받고, 많은 구단한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순간에는 행복했다는 표현을 쓴 것 같아요.


많은 분들께서 ‘내가 박혜진 선수라면, 도전을 할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지를 고민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본인이 가장 고민한 이유는 어떤 걸까요?
제가 FA를 맞을 때, FA 제도가 갑자기 달라졌잖아요. 고민하는 과정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지만, 고민을 하는 면에서 당황스러운 부분이 많았어요. FA라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서, 고민한 게 많았죠.
새로운 농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동안 농구해왔던 환경을 바꾸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동기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고민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를 종합할 때, 팀을 마음처럼 쉽게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은 한 팀에 오래 뛰는 선수가 드물잖아요. 그래서 우리은행에 남는 게 저한테 좋은 의미가 될 것 같았어요.


위성우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정장훈 사무국장 모두 박혜진 선수가 있는 부산에 진(?)을 쳤습니다. 박혜진 선수가 이전에도 FA가 됐어지만, 구단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진을 친 적이 있었나요?
사무국장님께서는 이전 FA 때도 서울이나 부산에서 만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어요. 사무국장님께서 이렇게까지 부산에 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그 동안 휴가 때 부산에서 밥 먹자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위성우 감독의 고향도 부산이다) 하지만 타이밍을 맞추는 게 정말 어려웠다. 이번에는 감독님을 부산에서만 3번 정도 뵌 것 같아요. 비시즌 동안 부산에서 이렇게 많이 뵌 적은 처음이었어요.(웃음) 더 좋은 상황에서 감독님과 부산에서 봤다면, 밥도 더 맛있었을 건데...(웃음)


감독님과 식사할 때 어떠셨어요? 위성우 감독님께서는 박혜진 선수를 잡기 위해 온갖 좋은 말씀을 하셨다고 하던데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감독님께서 저를 잡기 위해서 혹은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좋은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었어요. 제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아서, 감독님께서 제 상황을 정말 몰랐다거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너무 내색을 안 하다는 상황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이번 만남 때 그런 말을 들으니 서운해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 스스로 변해야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변하기 위해서는, ‘혜진이, 너가 도와줘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 때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졌다. 감독님과 한 번 만나고 난 후, 감독님 말씀을 진지하게 생각한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바뀌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감독님께서 과연 바뀌실까라는 의구심조차 들지 않았어요.


감독님은 ‘감언이설’이라는 말을 강조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혜진아. 오늘은 너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왔다. 니 생각을 얘기해봐라’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하고 계시더라고요.(웃음)


계약 기간 동안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계약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을 건데요.
그 동안에는 비시즌 휴가를 받으면, 저도 개인적으로 운동을 해왔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운동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어요. 쉴 수밖에 없었죠.(웃음) 이제부터라도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려고 해요.


우리은행 있는 다른 FA 선수와 달리, 박혜진 선수는 4년이라는 계약 기간을 보장받았습니다. 이 역시 박혜진 선수한테 큰 의미일 것 같은데요.
제가 4년 후면 35살이더라고요. 35살까지 이 기량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앞으로 4년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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