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든 건 끝이 있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는 끝을 봐야 한다.
KBL 역시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2018~2019 시즌까지 20년 넘게 마지막 승부를 펼쳐왔다. 이유는 단 하나다. 10개 구단 중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서다.
10개 구단은 약 5개월 동안 정규리그를 펼친다. 그 중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6강-4강을 거친 후, 두 팀만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까지 피 터지게 싸운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치열하기도 했고,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마지막 무대에 선 두 팀의 노력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카테고리가 ‘마지막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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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1. ‘3년 연속 챔프전’ KCC vs ‘3년 만에 챔프전’ 동부
전주 KCC는 2008~2009 시즌 챔피언 결정전을 제패했다. 2009~2010 시즌에도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2010~2011 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34승 20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삼성에 3전 전승을 거뒀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인천 전자랜드를 3승 1패로 격파. 3시즌 연속 최후의 무대에 나섰다.
원주 동부는 2007~2008 시즌 통합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그 후 챔피언 결정전과 인연이 없었다. 그리고 2010~2011 시즌. 정규리그 4위(31승 23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창원 LG를 3경기 만에 끝냈다. 4강 플레이오프에에서는 부산 kt를 3승 1패로 제압. KCC의 마지막 상대가 됐다.
Intro 2. 절친했던 동료, 맞수가 되다
허재 KCC 감독과 강동희 동부 감독은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였다. 중앙대 시절부터 기아자동차까지, 20대 이후의 선수 생활을 대부분 함께 했다. 중앙대와 기아자동차의 원투펀치를 맡으며, 중앙대와 기아자동차의 전성시대도 함께 이끌었다. 프로 무대에서 트레이드로 갈라졌지만, 허재 감독과 강동희 감독의 사이는 갈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허재 감독과 강동희 감독은 2010~2011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적으로 만났다. 각자의 팀을 이끄는 수장이었기에, 우정은 더욱 생각할 수 없었다. 오직 ‘승리’만이 두 감독의 지향점이었다. 그렇게 2010~2011 챔피언 결정전이 시작됐다.
그 누구도 추를 기울이지 못했다. 특히, 4차전까지 그랬다. 강동희 감독이 치고 나가면, 허재 감독이 따라잡는 형식. 동부가 먼저 이기면, KCC가 다음 경기를 이겼다는 뜻이다. KCC와 동부의 4차전까지 전적은 2승 2패.
5차전이 중요했다. KCC가 치고 나갔다. 2쿼터 후반부터 점수 차를 벌렸고, 3쿼터 한때 50-37까지 앞섰다. 그러나 김주성과 빅터 토마스의 추격전에 흔들렸다. 경기 종료 5분 전 58-59로 역전을 허용했다.
KCC는 경기 종료 1분 23초 전 63-66까지 밀렸다. 하지만 강병현이 11초 후 동점 3점포(66-66)를 터뜨렸고, 크리스 다니엘스가 경기 종료 28초 전 결승 득점(69-68)을 만들었다. 그 후, KCC는 황진원과 빅터 토마스의 연속 슈팅을 무위로 돌렸고, 천신만고 끝에 5차전을 잡았다. 기분 좋게 6차전을 맞았다.
Last Match. 지속된 혈투 모드, 강병현의 한 방
KCC의 분위기가 좋을 법했다. 하지만 KCC와 동부의 전력 차이가 있는 건 아니었다. 어느 팀이든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는 뜻.
동부가 그걸 보여줬다. 1쿼터 시작 후 5분 이후부터 치고 나갔다. 김주성이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었고, 빅터 토마스의 공격력도 돋보였다. KCC를 고전하게 만들었다.
KCC는 1쿼터를 16-25로 마쳤다. 2쿼터 한때 18-31까지 밀렸다. 크리스 다니엘스가 분전했지만, KCC는 동부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30-4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하승진이 3쿼터에 각성했고, 강병현이 하승진을 지원사격했다. 추격 흐름을 만든 KCC는 동부와 접전을 펼쳤다. 하승진이 3쿼터 종료 45초 전 역전 득점까지 성공했고, KCC는 58-56으로 4쿼터를 맞았다.
4쿼터는 쉽지 않았다. 특히, 4쿼터 중후반이 그랬다. 김주성과 로드 벤슨의 높이, 황진원의 외곽 지원을 막지 못했다. 경기 종료 46초 전에는 윤호영한테 바스켓카운트까지 허용했다. KCC는 75-77로 밀렸다. 7차전을 준비해야 하는 듯했다.
그러나 강병현은 6차전을 원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35초 전 전태풍의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KCC의 78-77 역전. KCC 선수들과 벤치는 환호했다. 강병현 역시 두 팔을 벌렸다. 우승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임재현이 자유투를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했다.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동부의 마지막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고, KCC는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강병현의 마지막 한 방이 KCC를 최후의 승자로 만들었다.
Outro. 승부를 끝낸 강병현, 그가 이야기하는 마지막 상황
“(제가 슈팅을 쏠 때) 우선 상대 수비 미스라고 느꼈어요. (전)태풍이형한테 도움수비를 너무 깊이 가서, 저한테 쉬운 슈팅 찬스가 났다고 생각해요.
항상 그런 찬스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관심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런 찬스에서 승부를 보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했던 것 같아요. 물론, 실패한 적도 많지만요.(웃음)
제 농구 인생에서 최고의 슛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제 농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슛이기도 했고요“
최후의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드는 일. 인생에서 나올까 말까한 일이다. 강병현은 자기 인생에서 그런 순간을 만들었다. 분명 자랑스러워할 일이었다. ‘6차전 마지막 슈팅’을 기억하는 건 당연했다. 강병현 농구 인생, 아니 강병현 인생의 평생 자산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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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1 챔피언 결정전 6차전 양 팀 선수 기록]
1. 전주 KCC
- 크리스 다니엘스 : 30분 10초, 25점 10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1블록슛
- 하승진 : 34분 57초, 22점 9리바운드(공격 4)
- 임재현 : 38분 27초, 10점 4어시스트 4리바운드(공격 1) 2스틸
- 강병현 : 38분 45초, 10점(3점 : 2/3) 4어시스트 2리바운드(공격 1) 1스틸
2. 원주 동부
- 빅터 토마스 : 22분 53초, 23점 9리바운드(공격 2) 1스틸
- 김주성 : 38분 15초, 16점 10리바운드(공격 8) 5어시스트 2블록슛
- 황진원 : 34분 32초, 10점(3점 : 3/5) 6어시스트 3리바운드 2스틸
[2010~2011 챔피언 결정전 6차전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 2점슛 성공률 : 48%(20/42)-60%(26/43)
- 페인트 존 득점 : 38-52
- 3점슛 성공률 : 50%(5/10)-30%(6/20)
- 자유투 성공률 : 73%(24/33)-70%(7/10)
- 리바운드 : 29(공격 10)-30(공격 12)
- 어시스트 : 17-20
- 스틸 : 4-6
- 턴오버 : 8-9 (속공 : 1-4)
- 블록슛 : 1-2
* 모두 KCC가 앞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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