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 ‘농구 명가’ 삼성, 모비스의 꿈을 없애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4-10 14: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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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든 건 끝이 있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는 끝을 봐야 한다.


KBL 역시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2018~2019 시즌까지 20년 넘게 마지막 승부를 펼쳐왔다. 이유는 단 하나다. 10개 구단 중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해서다.


10개 구단은 약 5개월 동안 정규리그를 펼친다. 그 중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6강-4강을 거친 후, 두 팀만이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까지 피 터지게 싸운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치열하기도 했고, 맥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사력을 다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마지막 무대에 선 두 팀의 노력을 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카테고리가 ‘마지막 승부’다.


Intro 1. ‘신흥 강호’ 모비스 vs ‘전통 명가’ 삼성


울산 모비스는 2004~2005 시즌 많은 걸 바꿨다. 유재학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데리고 왔고, 양동근이라는 특급 신인도 영입했기 때문. 2004~2005 시즌에는 플레이오프도 나서지 못했지만, 2005~2006 시즌 정규리그 1위(36승 18패)를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전주 KCC를 3승 1패로 격파했다. ‘울산 모비스’라는 이름을 달고 챔피언 결정전에 처음 나섰다.
서울 삼성은 삼성전자 시절부터 농구 명가. 2000~2001 시즌 수원을 연고로 할 때,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05~2006 시즌 강혁-이규섭-서장훈-네이트 존슨-올루미데 오예데지를 앞세워 정규리그 2위(32승 22패)를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대구 오리온스를 3전 전승으로 제압한 후, 5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Intro 2. 삼성, 모비스를 벼랑 끝으로 몰다


모비스가 정규리그 1위를 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삼성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유리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삼성에 노련한 선수들이 많았고, 삼성이 모비스와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섰기 때문.
1차전이 됐다. 삼성이 크리스 윌리엄스-제이슨 클락을 전혀 막지 못했다. 1쿼터부터 25-32로 밀렸다. 하지만 2쿼터에 모비스의 득점을 13으로 묶었고, 이를 통해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규섭과 네이트 존슨이 4쿼터에만 19점을 합작하며, 삼성은 87-80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2차전은 혈투였다. 삼성과 모비스는 화력전을 펼쳤다. 두 팀의 공격력은 막상막하였다. 삼성과 모비스는 4쿼터까지 승부를 보지 못했다. 89-89, 연장전으로 갔다.
이정석과 네이트 존슨이 연장전 시작 후 6점을 합작했고, 삼성은 95-89로 앞섰다. 그 후 삼성은 주도권을 잃지 않았고, 107-98로 이겼다.
울산에서 두 경기를 모두 잡은 삼성. 안방인 잠실실내체육관으로 돌아왔다. 삼성은 1쿼터를 20-29로 밀렸지만, 3쿼터 들어 반전 드라마를 썼다. 네이트 존슨이 3쿼터에만 10점을 넣었고, 삼성은 모비스의 3쿼터 득점을 16으로 묶었다.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모비스와 접전 구도를 형성했다. 경기 종료 53초 전 서장훈의 득점으로 86-83으로 앞섰다. 경기 종료 2초 전에는 서장훈의 자유투 2개로 88-85, 승리하는 점수를 만들었다. 3전 전승.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Last Match. 누구도 물러설 수 없던 승부


삼성은 4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끝내고 싶었다. 4경기 만에 두 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노렸다. 모비스는 이대로 시리즈를 마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챔피언 결정전을 오래 끌고 싶었다. 그렇기에, 두 팀 모두 4차전을 중요하게 여겼다.
삼성과 모비스는 전반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삼성이 3점슛 성공률에서 모비스를 압도했다면(삼성 : 6/11-약 55%, 모비스 : 3/9-약 33%), 모비스가 2점슛 성공률에서 삼성보다 앞섰기 때문. (삼성 : 8/20-40%, 모비스 : 12/22-약 55%) 삼성과 모비스의 격차는 1점에 불과했다.(삼성 43-42 모비스)
삼성이 3쿼터에 점수를 조금씩 벌렸다. 올루미데 오예데지가 모비스 림을 폭격했다. 3쿼터에만 17점 4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를 기록한 것. 삼성은 70-63으로 달아났다. 마지막 10분만 버티면, 두 번째 우승이었다.
이규섭과 오예데지가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규섭이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었다. 4쿼터에만 9점을 퍼부었다. 삼성은 크리스 윌리엄스한테 4쿼터에만 11점을 내줬지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삼성의 85-79 승리였다.
삼성은 챔피언 결정전 4전 전승을 기록했다. KBL 입성 후 두 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연고지를 변경한 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게다가 KBL 역대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 전승도 달성했다. 모비스에 쓴맛을 보여줬다.


Outro. 삼성의 대표-모비스의 대표, 2005~2006 마지막 승부를 회상하다


강혁은 2005~2006 PO MVP를 차지했다. 특히, 해당 챔피언 결정전에서 뛰어난 기록을 보였다. 4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39분 32초를 나섰고, 17.3점 6.5어시스트 2.0어시스트 1.3스틸로 맹활약했다. 삼성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큰 힘을 실어줬다. 그런 강혁은 2005~2006 챔피언 결정전을 이렇게 회상했다.
“형들과 외국선수들이 너무 출중했어요. 그 선수들한테 농구를 배웠던 것 같아요. 특히, 2대2 전개 요령을 많이 배웠죠. 동료 선수들이 어디에 있는지 잘 보기만 해도, 그 선수들이 알아서 잘 넣어줬어요. 제가 한 게 딱히 없었던 것 같기도 해요(웃음)”
양동근은 2005~2006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서장훈과 함께 공동 MVP. 이는 KBL 역대 유일의 기록이기도 하다. 뛰어난 활동량과 공격적인 경기 운영, 상대를 옥죄는 수비 등으로 모비스의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첫 챔피언 결정전에서 좌절했다. 느낀 게 많은 듯했다.
“저희 경기력이 나빴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것보다 삼성에 있는 형들이 워낙 농구를 잘 했어요. 사실 저희 팀은 정규리그 우승만 해도 잘 했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저희가 노련함에서 삼성 형들을 이겨낼 수 없었죠. 그래서 매 경기 접전을 펼치다 무너진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2005~2006 챔피언 결정전 4차전 양 팀 선수 기록]
1. 서울 삼성
- 올루미데 오예데지 : 40분, 30점 13리바운드(공격 5) 3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
- 이규섭 : 32분 7초, 23점(3점 : 5/8) 3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1스틸
- 이정석 : 29분 31초, 10점(2점 : 1/1, 3점 : 2/2, 자유투 : 2/2) 5어시스트 4리바운드(공격 1)
2. 울산 모비스

- 크리스 윌리엄스 : 40분, 40점(2점 : 12/17, 3점 : 4/5) 8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 양동근 : 37분 53초, 15점 7어시스트 2리바운드 1스틸


[2005~2006 챔피언 결정전 4차전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 2점슛 성공률 : 50%(20/40)-57%(23/40)
- 3점슛 성공률 : 41%(9/22)-37%(7/19)
- 자유투 성공률 : 78%(18/23)-80%(12/15)
- 리바운드 : 33(공격 11)-26(공격 3)
- 어시스트 : 17-15
- 스틸 : 9-4
- 턴오버 : 11-12 (속공 : 3-6)
- 블록슛 : 2-2

* 모두 삼성이 앞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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