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역대 최우수 외국선수] 테렌스 레더, 삼성의 든든한 버팀목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7 14: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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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KBL이 지난 1일부터 4주 동안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처법을 수립했고, 대처법에 따른 매뉴얼을 수립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KBL이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모든 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KBL 경기 현장을 갈 수 없고,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사실, 코로나를 제외한 모든 기사를 적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선 시즌이 재개될 때까지, KBL 역대 MVP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번에 이야기할 선수는 테렌스 레더다.


[테렌스 레더, 2008~2009 시즌 기록]
1. 정규리그 : 54경기 평균 34분 10초, 27.5점 11.3리바운드 1.8어시스트 1.5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60.5% (경기당 약 10.9/18.0)
- 자유투 성공률 : 약 77.7% (경기당 약 5.1/6.6)

* 득점 1위 & 리바운드 1위
* 경기당 2점슛 성공 개수 1위 & 경기당 페인트 존 득점 1위(9.6)
2. 플레이오프(6강+4강) : 8경기 평균 31분 11초, 25.1점 10.4리바운드 1.4어시스트
- 2점슛 성공률 : 약 56.8% (경기당 약 10.4/18.3)
- 자유투 성공률 : 약 72.9% (경기당 약 4.4/6.0)
3. 챔피언 결정전 : 7경기 35분 38초, 28.3점 8.9리바운드 1.6스틸 1.4어시스트

- 2점슛 성공률 : 약 58.1% (경기당 약 11.3/19.4)
- 3점슛 성공률 : 약 86.0% (경기당 약 5.3/6.1)


테렌스 레더는 2007~2008 시즌부터 KBL에서 뛰었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테렌스 섀넌(인천 전자랜드)-레지 오코사(원주 동부) 등 경력이 풍부하고 경기력 좋은 선수가 많았기에, 레더의 주목도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레더는 완전 다른 선수였다. 탄탄한 체격 조건을 이용한 몸싸움과 유연한 발놀림, 마무리 집중력과 리바운드를 향한 투지 등 빅맨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조건을 다 갖췄다. 2007~2008 시즌 평균 22.2점 12.5리바운드 2.4어시스트에 1.2스틸로 맹활약했다. 득점 4위와 리바운드 1위를 차지했다.


KBL 첫 시즌부터 삼성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이상민(삼성 감독)-이규섭(삼성 코치)-강혁(LG 코치) 등과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기 때문. 삼성은 레더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또 한 번 레더와 손을 잡았다.


레더한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레더는 KBL과 삼성 스타일에 적응한 듯했다. 동료와 더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다. 페인트 존 득점부터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득점력을 더욱 끌어올렸고, 보드 장악력 역시 여전했다.


삼성의 정규리그 순위는 4위(30승 24패). 이전 시즌(3위, 32승 22패)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만 놓고 보면, 조건은 다르지 않았다. 어차피 6강 플레이오프도 치러야 하기 때문. 그리고 2007~2008 시즌의 교훈도 있었다. 레더는 교훈을 안고, 또 한 번 플레이오프 나선다.


[테렌스 레더, 2008~2009 챔피언 결정전 일자별 기록]
- 1차전 : 38분 34초, 23점 9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1스틸 -> 삼성 승
- 2차전 : 25분 4초, 15점 3리바운드(공격 1) 3스틸 2어시스트 1블록슛 -> 삼성 패
- 3차전 : 36분 57초, 15점 19리바운드(공격 6) 1스틸 -> 삼성 패
- 4차전 : 40분 53초, 36점(2점 : 17/26) 8리바운드 3스틸 1어시스트 1블록슛 -> 삼성 패
- 5차전 : 37분 28초, 28점(2점 : 12/18) 6리바운드(공격 1) 3스틸 2어시스트 -> 삼성 승
- 6차전 : 32분 41초, 36점(2점 : 12/16, 자유투 : 9/10) 7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1블록슛 -> 삼성 승
- 7차전 : 37분 48초, 34점 10리바운드(공격 4) 3어시스트 -> 삼성 패


레더는 플레이오프에 더욱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메인 옵션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골밑 전투력을 바탕으로, 마무리에서 집중력을 보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삼성은 창원 LG를 3승 1패로 꺾고,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삼성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울산 모비스. 모비스는 브라이언 던스턴-우지원-함지훈-박구영 등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농구를 한 팀. 조직적인 농구로 정규리그 1위(35승 19패)를 차지한 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첫 경기를 졌지만, 그 후 3경기를 내리 이겼다. 레더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경기에서만 6점으로 부진했을 뿐, 2차전과 4차전에서 더블더블로 삼성의 승리를 주도했다. 삼성의 두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삼성은 전주 KCC와 최후의 승부를 펼쳤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 5경기와 4강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팀. 삼성이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2차전부터 4차전을 내리 졌다. 레더가 분투했지만, 하승진-마이카 브랜드-칼 미첼의 높이를 막지 못했다. 추승균(전 KCC 감독)의 노련함과 강병현(창원 LG)의 패기도 막지 못했다. 1승 3패. 삼성과 레더에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무너질 수 없었다. 레더는 마지막 3경기에서 힘을 냈다. 마지막 3경기 평균 32.6점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7차전에서 82-98로 완패했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 트로피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레더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8~2009 KBL 최우수 외국선수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2009~2010 시즌 중반 KCC로 트레이드됐고, KCC에서 다시 한 번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세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 2009~2010 시즌에도 트로피를 만지지 못했지만, 레더의 위용은 실로 엄청났다.


레더와 서울 SK에서 뛴 적 있는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이상민 감독님과 찰떡같은 호흡을 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인사이드에서 다재다능하고, 미드-레인지 득점력도 좋았다”며 2008~2009 시즌의 레더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빅맨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 때마다, 센터들이 캐칭 능력만으로도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선수들도 그걸 알지만,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며 빅맨의 볼 캐칭 능력을 강조했다.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었다. 레더의 캐칭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주희정 감독은 “그게 보이지 않는 기술인데, 그게 레더의 평균 득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만으로 상대 수비는 버거웠을 것이다. 캐칭이 좋기 때문에, 득점하기 쉬운 곳으로 쉽게 접근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탑이라고 본다”며 레더의 캐칭 능력을 극찬했다.


레더는 그 후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 고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와 인천 전자랜드에서 뛰었다. 그러나 2012~2013 시즌 전 무릎 부상이 찾아왔고, 레더는 더 이상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그래도 많은 가드들은 레더의 능력을 극찬했다. KCC에서 레더와 합을 맞췄던 전태풍도 “오우. 완전 스마트했어요. 픽하는 타이밍, 골밑 가는 타이밍, 볼 캐칭. 정말 편했어요”라며 레더에게 엄지손가락을 든 바 있다. 그럴 만했다. 레더가 2000년대 후반에 어떤 경기력을 보였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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