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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편집팀]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 ‘선택’이 있고, ‘선택’에 따른 ‘결과’만 있을 뿐이다.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플레이를 위해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한 승패만 있다. 승부의 세계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가정’마저 없다면, 역사와 스포츠 모두 ‘재미’가 떨어진다. 특히, 스포츠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의미는 ‘재미’. 결과론적으로만 스포츠를 바라본다면, 스포츠는 우리에게 너무 빡빡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스포츠 팬들이 “만약에 ~~ 했다면...” 혹은 “만약에 ~~ 하지 않았다면...”라고 가정해본다. 그게 스포츠로부터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임을 알기 때문이다.
<바스켓코리아> 필진도 마찬가지다. 일반 독자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스포츠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정법’만으로 소주 몇 병을 비워낸다. ‘가정법’의 재미를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에’라는 카테고리를 이번에 준비했다.
Intro. 조니 맥도웰은 어떤 선수였나?
맥도웰은 KBL 초창기 대전 현대 다이넷에서 활약했던 선수로, 지금으로 이야기하면 언더 사이즈 빅맨 유형의 선수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메카톤 급 활약을 펼쳤다. 사실 그의 플레이를 개봉(?)하기 전에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맥도웰은 채 2m가 되지 않는 신장을 지니고 있던 데다, 슈팅 레인지가 제한적이었다는 단점이 존재했기 때문. 그는 당시 선발된 20명의 외국인 선수 중 19번째로 선발될 정도로 낮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맥도웰은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는 플레이와 함께 리그를 집어 삼켰다. 탁월한 파워를 바탕으로 골밑으로 돌진해 완성시키는 그의 페이스 업은 타 팀 선수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결과로 현대와 맥도웰은 3시즌 연속(1997-200)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고, 두 번의 우승(1997-1999)을 차지하게 된다. 맥도웰은 세 시즌 연속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의 영예도 누리게 되었다.
물론, 당시 현대가 제이 웹이나 재키 존스와 같은 높이와 수비에 장점이 있는 빅맨이 존재했고, KBL 역사상 최고의 국내 선수 구성 중 하나인 이조추(이상민, 조성원, 추승균) 트리오도 막강 라인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모든 예상을 뒤엎고 KBL 초반을 점령했던 맥도웰이 타임머신을 타고 지금에 있다면 어땠을까? 라는 가정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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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1. 지금도 통할 수 있을까?
김우석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능할 것 같다’가 답이다. 당시 대전 현대 다이냇(현 전주 KCC) 농구는 ‘빠른 트랜지션’이 핵심이었다. 이상민을 필두로 시작되는 그들의 트랜지션 농구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요소였으며, 그들의 강력한 전력과 고공 행진을 할 수 있었던 시스템 바스켓이었다.
클로저 역할을 담담했던 맥도웰은 파워 뿐 아니라 골을 결정하는 순간에 센스도 갖추고 있었다. 단순히 파워 만을 이용한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자신보다 높은 선수를 상대로도 골밑슛을 완성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슈팅 레인지가 짧았지만, 퍼리미터 안쪽에서 던지는 슈팅의 정확도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현대농구에서 하나의 시스템 오펜스로 자리 잡은 2대2 경기의 이해도도 높았다. 이상민(현 서울 삼성 감독)과 픽앤롤 플레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NBA를 통틀어 가장 완성도 높은 투맨 게임을 선보였던 유타 재즈의 칼 말론과 존 스탁턴 콤비에 비유될 정도였다.
그는 현대농구에서 추구하고 있는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선수였다. 트랜지션 능력과 2대2 경기 능력이다.
그의 핸디캡이 될 수 있는 다소 낮은 높이는 다양한 형태의 수비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4시즌 현대 시절 이후 인천 신세기 빅스(2001-2003)와 울산 모비스 오토몬스(2003-2004)시절에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분명히 지금의 맥도웰도 매력이 있는 선수 임에는 충분해 보인다.
손동환 :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우선 빅맨치고 낮은 신장과 좁은 공수 범위가 그렇다. 맥도웰은 페인트 존에서 주로 움직이는 선수였다. 힘과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것치고, 속공 가담 능력이 좋을 뿐이다.
현재 KBL에서 잘 달리는 빅맨은 많다. 라건아(전주 KCC)-캐디 라렌(창원 LG)-닉 미네라스(서울 삼성) 등 맥도웰보다 뛰어난 높이를 지닌 선수가 많다. 맥도웰보다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2대2에 이은 골밑 득점 능력은 탁월했다. 그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때는 ‘수비자 3초룰’이 있었다. 이상민과 맥도웰이 2대2를 할 때, 반대편에서 도움수비를 쉽게 가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비자 3초룰’이 없어진 지 오래이기에, 각 팀이 상대의 픽 앤 롤 이후 도움수비 해법을 어느 정도 찾았다. 맥도웰이 그걸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까도 말했듯, 현대 농구는 빅맨의 공수 범위가 넓어졌다. 2m 넘는 선수가 3점을 던진 지 오래 됐다. 맥도웰이 그 때의 공격 범위를 그대로 안고 지금으로 넘어온다면, KBL에서 통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수비 범위도 넓어져야 하기에, 맥도웰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 두 개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맥도웰이 지닌 힘-활동량-적응력이다. 특히, 외국선수가 한국농구에 적응하는 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추승균 전 KCC 감독도 “적응력이 좋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이 강했다. 그게 맥도웰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 역시 가능성일 뿐이다.
김영훈 : 쉽지 않을 거 같다. 20년 전과 지금의 농구는 많이 다르다. KBL은 이전보다 수비의 강도, 전술 등 많은 발전을 해왔다. 그렇기에 현재 오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보자. 맥도웰과 비슷하다는 선수들로 말이다.
작은 신장에도 골밑을 파고드는 선수는 현재에도 있다. 안양 KGC의 브랜든 브라운. 193cm의 신장에도 페인트 존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한다. 브라운이 작은 키에도 이러한 플레이를 하는 데에는 근거가 있다. 신장에 비해 긴 팔을 가지고 있다. 스탠딩 리치는 웬만한 2m 선수들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때문에 높이에서 크게 밀리거나 하지 않는다. 또한, 브라운은 3점도 갖추고 있다. 맥도웰 보다 더 다재다능하기에 현재에 뛸 수 있다고 본다.
브라운 외에 3년 전으로 돌아가면 한 명 더 있었다. 마이클 크레익. 188cm의 신장에 100kg를 넘어서는 체구. 그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맥도웰을 떠올렸다. 임팩트는 있었다. 하지만 실리는 부족했다. 단점도 명확했다. 나쁘지는 않았으나 맥도웰 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이밖에도 웬델 맥키네스는 쏠쏠한 외인이었지, 최고의 클래스는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3명이 맥도웰보다 개인기량이 월등히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맥도웰도 한국에 오기 전에는 스페인 하부리그 선수였지 않은가. 그런 맥도웰에 견줘 떨어지지 않는 선수들 역시 최근 KBL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때문에 맥도웰이 지금 한국에 와도 프로 초창기를 재현하지는 못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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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2. 어떤 팀과 가장 궁합이 잘 맞을까?
김우석 : 가장 합이 잘 맞을 팀으로는 인천 전자랜드를 꼽고 싶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중반까지 섀넌 쇼터라는 외인으로 시즌을 치렀고, 완성도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팀 공격 컬러 역시 트랜지션 오펜스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이 쇼터를 선택한 핵심적인 이유가 트랜지션이라는 단어였다.
쇼터에 비해 높이가 좋고 인사이드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맥도웰이 존재했다면, 전자랜드는 조금 더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유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맥도웰을 경험한 바 있다. 맥도웰 활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다.
손동환 : 어느 팀이든, 궁합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요소들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찾는다면, 부산 kt다. kt에는 존재감 확실한 국내 빅맨이 없다. 김현민과 김민욱 모두 장점이 확실하지만, 단점도 확실하다. 그래서 kt는 외국선수한테 골밑 싸움을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kt는 골밑 존재감 확실한 외국선수를 원했다. 212cm의 바이런 멀린스를 1옵션 외국선수로 선택한 이유다. 하지만 멀린스는 골밑 전투력이 떨어졌다. 몸싸움을 기피하는 면도 있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심판한테 짜증을 내는 경향도 짙었다.
알 쏜튼한테 넓은 공수 범위를 기대했지만, 쏜튼은 kt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인 적도 있었지만, 공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한 때도 있었다.
쏜튼의 대체자로 앨런 더햄을 잡았다. 골밑 장악력과 이타적인 마인드를 지닌 더햄은 kt의 외곽 공격을 잘 살렸다. 더햄은 확실한 골밑 공격과 전투적인 마인드를 보여줬고, 이는 맥도웰을 떠올리게 했다. 맥도웰이 더햄 같은 역할만 해줘도, kt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그래서 kt와 궁합이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김영훈 : 이 주제를 듣고 가장 먼저 생각난 팀은 KCC이다.
이번 시즌 초반 KCC를 떠올려보자. 외국 선수로 조이 도시가 있었다. 수비는 좋았으나 공격력이 너무 떨어졌다. 쉬운 슛도 놓쳤다.
맥도웰이 온다면 도시의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신장은 낮아도 힘이 좋아 수비력은 여전하다. 맥도웰의 장기인 리바운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공격은 넣어줄 찬스는 마무리할 수 있기에 도시보다 몇 배 나을 것이다.
2대2를 잘한다는 것도 추가 점수가 들어간다. KCC 전창진 감독은 2대2를 좋아하고 많이 사용하는 감독 중에 한 명이다. 맥도웰은 이상민 감독과의 호흡에서 알 수 있듯이 2대2에 천부적인 센스를 가지고 있다. 이정현, 유현준 등의 2대2를 통해 KCC가 공격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예상대로 맥도웰의 공격력이 예전보다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국내 선수들이 메우면 된다. 이정현, 이대성, 송교창 모두 공격이 장점이고, 홀로 득점을 만들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렇기에 외국 선수는 알짜배기 선수가 필요하다. 맥도웰은 KCC에 최적화된 외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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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3. 가장 어울릴 만한 가드는 누구일까?
김우석 : 박찬희와 김시래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농구에 최적화되어 있는 선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두 선수를 선택했다.
박찬희의 경우 속공 전개 능력에서 KBL 최상급에 속하는 선수이다. 빠른 트랜지션에 더해진 어시스트 패스는 박찬희의 시그니처 플레이라 할 수 있다. 박찬희와 합을 이룬 맥도웰이라면 분명히 현대 시절 보여주었던 능력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김시래 또한 조금은 다른, 트랜지션 오펜스에 최적화된 선수다. 최근에 보여준 2대2 플레이를 떠올려 보면, 현대 시절 이상민 감독 대역으로 충분한 느낌이 든다.
손동환 : 트랜지션과 2대2가 좋은 가드가 맥도웰과 호흡이 맞을 거라는 건 동의한다. 박찬희와 김시래 모두 맥도웰과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 같다.
박찬희의 속공 전개와 돌파, 리딩 능력은 KBL 최정상급이다. 그것 외에도, 강한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 외곽부터 강하게 압박할 수 있기에, 맥도웰의 수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스틸에 이은 속공 전개로 맥도웰을 신나게 할 것 같다. 다만, 우려되는 건 슈팅 레인지다. 박찬희와 맥도웰 수비가 밑으로 처진다면, 박찬희와 맥도웰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어려움만 잘 극복한다면, 최고의 조합이 될 것 같다.
김시래 또한 속공 전개와 돌파, 리딩 능력을 갖췄다. 슈팅 거리도 길다. 박찬희보다 2대2에서 더 많은 옵션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수비와 몸싸움이 마음에 걸린다. 김시래가 상대 수비에 밀려나게 되면 맥도웰이 더 많이 움직여야 하고, 김시래가 상대 공격에 많이 뚫리면 맥도웰의 수비 부담이 커진다. 박찬희와 다른 어려움을 지녔지만, 어쨌든 맥도웰과 색다른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영훈 : 식상하지만 나 역시 박찬희와 김시래가 아닐까 싶다.
김시래의 2대2를 능가할 수 있는 가드가 있을까? 없다고 본다. 김시래는 본인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도, 롤을 하는 빅맨에게 패스를 주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맥도웰과 김시래의 2대2는 2점이 필요할 때 가장 확실하고 확률 높은 득점 루트가 될 것이다.
박찬희는 이번 시즌 부진하지만 속공 능력만큼은 인정을 받은 선수이다. 아직도 박찬희가 속공을 전개하면 기대가 된다. 외형과 다르게 뛰는 능력도 갖춘 맥도웰과 박찬희의 속공이 기대가 된다. 또, 박찬희 역시 2대2가 좋기에 맥도웰과 좋은 궁합을 자랑할 것이다.
번외. 감독들의 생각은?
맥도웰의 전성기를 코트에서 함께했던 프로 감독들의 생각도 들어봤다.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 좋은 가드가 있는 팀이면 무조건 데려올 만하다. 키는 작아도 농구를 영리하게 하는 선수라 괜찮을 것이다. 힘도 좋아서 충분히 통할 것이다. 다만 좋은 가드가 있다는 전제조건이 꼭 붙어야 한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 : 신장제한이 있었으면 괜찮았을 거 같다. 다만 외국 선수가 한 명이 뛰는 시즌은 신장이 작아서 힘들 것이다.
추승균 전 감독 : 현재 와도 예전처럼 안 된다. 외국 선수들의 기술이나 신장이 많이 좋아졌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 들어가서도 마르커스 힉스 같은 선수들에게 많이 밀렸다. 90년대여서 맥도웰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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