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역대 MVP] ‘플라잉 피터팬’ 김병철, 정규리그 MVP로 거듭나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3-11 0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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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KBL이 지난 1일부터 4주 동안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처법을 수립했고, 대처법에 따른 매뉴얼을 수립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KBL이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모든 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KBL 경기 현장을 갈 수 없고, 경기에 관한 기사를 적기도 어렵다. 사실, 코로나를 제외한 모든 기사를 적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선 시즌이 재개될 때까지, KBL 역대 MVP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번에 이야기할 선수는 2002~2003 시즌의 김병철(현 오리온 감독대행)이다.


[김병철, 2002~2003 시즌 기록]
1. 정규리그 : 54경기 평균 36분 21초, 16.9점 2.7어시스트 2.6리바운드 1.6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58.0% (경기당 약 3.4/5,9)
- 3점슛 성공률 : 약 40.0% (경기당 약 2.5/4.3)

* 국내 선수 득점 5위 & 전체 3점슛 성공 개수 3위
2. 플레이오프(4강) : 3경기 평균 39분 31초, 17.7점 3.7어시스트 2.3리바운드 1.0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65.2% (경기당 약 3.8/5.8)
- 3점슛 성공률 : 약 35.7% (경기당 약 1.3/3.5)

* 4강 플레이오프 출전 국내 선수 중 평균 득점 1위
3. 챔피언 결정전 : 6경기 40분 35초, 15.0점 11.8어시스트 4.0리바운드 2.0스틸
- 2점슛 성공률 : 약 59.5% (경기당 약 3.7/6.2)
- 3점슛 성공률 : 약 40.6% (경기당 약 2.2/5.3)


김병철은 슈팅 가드가 지녀야 할 모든 조건을 갖췄다. 빠른 발과 신장 대비 뛰어난 탄력, 정확한 슈팅 능력과 빅맨을 활용할 줄 아는 센스까지. ‘플라잉 피터팬’이라는 별명이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김병철은 전희철(SK 코치)-양희승-현주엽(LG 감독)-신기성(SPOTV 해설위원) 등과 함께 고려대 전성기를 이끌었다. 고려대 졸업 후 실업 팀인 동양제과에 입단했다. KBL 출범 후 대구 동양 소속으로 뛰어난 공격력을 보였다. 그러나 2000~2001 시즌 9승 36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2001~2002. 동양은 다른 팀이 됐다. 김승현(SPOTV 해설위원)-마르커스 힉스가 합류한 후, 동양은 공격적이고 화려한 팀 컬러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김병철의 기여도 또한 높았다. 김승현과 힉스가 막힐 때, 김병철은 볼 운반과 폭발적인 슈팅 능력으로 상대 팀을 괴롭혔다. 특히, 스크린을 활용한 후, 원 드리블에 이은 미드-레인지 점퍼가 일품이었다. 수비가 김병철의 패턴을 안다고 해도, 김병철의 공격은 막기 어려웠다.


2002~2003 시즌이 됐다. 김병철은 절정의 기량을 보였다. 슈팅과 2대2 전개 모두 농익었다. 팀원과의 시너지 효과도 이전 시즌보다 컸다. KBL 역대 개인 통산 평균 최다 출전 시간과 최고 3점슛 성공률을 동시에 달성했다.


동양은 38승 16패(LG와 동률, LG와 상대 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섬)로 정규리그 2연패을 달성했다. 김병철은 데뷔 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김병철의 목표는 하나였다. 통합 2연패였다.


[김병철, 2002~2003 챔피언 결정전 일자별 기록]
- 1차전 : 40분, 5점 3리바운드(공격 1)-> 동양 패
- 2차전 : 40분, 16점 5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 동양 패
- 3차전 : 34분 54초, 22점(3점 : 4/6) 7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1스틸 -> 동양 승
- 4차전 : 40분, 14점(23점 : 3/6) 6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 -> 동양 승
- 5차전 : 50분 15초, 22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2) 1스틸 -> 동양 패
- 6차전 : 38분 23초, 11점(3점 : 3/8) 3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스틸 -> 동양 패


김병철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뛰어난 슈팅 능력을 보였다. 1차전과 3차전 모두 22점을 기록했다. 1차전과 3차전 모두 3점슛 3개 성공. 김병철이 위용을 보인 동양은 여수 코리아텐더를 3승으로 제압했다. 손쉽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동양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동양은 첫 2경기를 모두 패했다. 안방에서 무너졌기에, 동양의 충격은 컸다. 김병철은 2차전에 야투 성공률 70%(2점 : 6/9, 3점 : 1/1)를 기록했지만, 팀의 연이은 패배 앞에 무너졌다.


3차전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마음을 다잡은 김병철은 더 폭발했다. 그러면서 효율적이었다. 동양은 원주에서 2연승을 따냈다. 4차전까지 2승 2패. 상승세를 탄 동양이 더 희망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5차전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졌다. 4쿼터 마지막에 15초 동안 계시기가 멈췄고, 이의를 제기한 동양은 어쩔 수 없이 경기 결과를 받아들였다. 찝찝함 속에 6차전을 준비해야 했다.


동양은 6차전 1쿼터 초반 24-3까지 앞섰다. 하지만 신종석의 연이은 3점포와 데이비드 잭슨의 마지막 화력에 흔들렸다. 63-67로 역전패. 한 발 앞에서 통합 2연패를 놓쳤다. 김병철 역시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그 당시 동양의 농구가 많은 팬에게 깊은 기억에 남은 건 사실이다. 김병철은 “속공이 잘 됐다. 경기당 10개 이상은 나왔던 것 같다. 속공에 특화된 선수들이 많았고, 우리 팀이지만 정말 빨랐던 걸로 기억한다”며 ‘스피드’를 동양 농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병철은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KBL 커리어 처음이자 마지막. 김병철은 “뭔가 개인적으로 특별히 잘 됐던 건 아닌 것 같다. 같은 멤버끼리 2001~2002 시즌부터 합을 맞추다 보니, 속공이 더 잘된 것 같다. 속공이 더 많이 나왔고, 빠른 전개 속에서 많은 슈팅을 할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나 동료의 기억은 달랐다. 김병철과 함께 했던 박훈근 전 삼성 코치는 “(김)병철이형은 2번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기를 다 갖췄다. 프로로 오면서, 외국선수와 2대2도 많이 했다. 슛이 워낙 좋았기에, 2대2에서 파생되는 옵션이 많았다. 병철이형의 2대2는 위력적이었다”며 김병철의 MVP 비결을 큰 틀에서 말했다.


이어, “특히, 스크린을 받고 나서 던지는 드리블 점퍼가 예술이었다. 그런 동작 자체가 수비가 알아도 막기 힘든데, 병철이형의 드리블 점퍼는 워낙 정확했다. 돌파도 뛰어났기에, 그런 옵션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속공 상황에서도 3점슛 성공률이 높으셨다”며 김병철이 위력적이었던 이유를 덧붙였다.


동양은 오리온스로 팀명을 바꿨다. 팀명이 바뀌어도, 김병철은 같은 곳에 있었다. 2010~2011 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대구 팬과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대구 오리온스가 고양 오리온으로 바뀐 후에도, 김병철은 팀을 바꾸지 않았다. 2011~2012 시즌부터 코치 생활을 했고, 2015~2016 시즌에는 코치로서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추일승 전 감독을 대신해 오리온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KBL 역대 최초로 한 팀에서 선수-코치-감독 우승을 꿈꾸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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