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탐방] 홍대부고 1편 - 한 학교에서만 21년, 이무진 코치의 기억에 남은 제자는?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4 08: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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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는 제자가 있다”

이무진 코치는 1999~2000 시즌까지 KBL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계약 기간이 2년 남았지만 은퇴했다. 그리고 200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농구부(이하 홍대부고)의 코치를 맡고 있다.

이무진 코치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 기간이 2년 정도 남아있었다. 그렇지만 부상도 있었고, 원래부터 지도자를 꿈꿔왔다. 다행히 학교에서 코치로 불러줘서, 지금까지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었다”며 지휘봉을 잡게 된 계기부터 언급했다.

한편, 홍대부고는 지금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을 매년 배출했다. 그렇지만 이무진 코치가 지도한 첫 4년은 그렇지 않았다. 이무진 코치는 “체육관이 없었다. 구민체육관이나 인천에 있는 국일정공 체육관에서 운동했다. 돈을 따로 들여 체육관을 대여해야 했다”며 당시 상황을 말했다.

이어,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농구부 중 체육관 없는 곳은 우리밖에 없었을 거다. 그만큼, 우리의 환경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학부모들과 선수들 모두 좋은 환경을 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홍대부중 선수들도 우리보다 더 좋은 환경의 학교로 진학했다. 그런 이유로, 당시에는 10명 만들기도 힘들었던 것 같다”며 체육관 문제로 인한 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같이 전했다.

그러나 이무진 코치가 열정을 보인 홍대부고는 조금씩 성적을 냈다. 그리고 2004년. 홍대부고 농구부에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 생겼다. 이무진 코치는 “환경도 좋아지고 성적도 좋아져서, 다른 학교에서도 우리 학교를 원하는 친구들이 생겼다. 그게 아마 2006년인가 2007년부터였던 것 같다”며 반전의 시기를 이야기했다.

요즘 들어, 한 학교에서 오랜 시간 지도자를 하는 이가 드물다. 그렇지만 이무진 코치는 홍대부고에서만 21년을 보내고 있다. 이무진 코치는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학부모들에게 ‘선수들을 내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며 지도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밝혔다.

그 후 “그 때 결혼을 하지 않아서, 자식처럼 키우겠다는 걸 완전히 깨우친 건 아니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동생들을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했다. 어쨌든 제자들에게 열과 성을 다하려고 했다. 또, 여러 지도자들을 보며, 그들이 지닌 장점을 배우려고 했다”며 지도자로서 마음가짐을 세부적으로 말했다.

홍대부고에서만 21년을 보낸 이무진 코치는 여러 제자들을 배출했다. 임동섭(서울 삼성)과 정희재(창원 LG), 김지후(울산 현대모비스)와 강상재(원주 DB), 박지원(수원 KT)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 구단의 스카우터로 있는 박상현(고양 오리온)과 이대혁(안양 KGC인삼공사)도 이무진 코치의 제자다.

그러나 이무진 코치는 “잘하는 제자들이 기억에 남기는 한다.(웃음) 하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제자가 있다. 지금은 농구를 안 하는 ‘이다산’이라는 친구가 있다. 아마 30대 초반 정도 됐을 거다”며 한 제자를 회상했다.

‘이다산’이라는 제자를 떠올린 이무진 코치는 “170cm가 안 되는 신장이었고, 운동 선수를 할 몸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너무 열심히 운동했다. 수위 선생님이 저녁 10시에 체육관 문을 잠궈도, 그 친구는 한겨울에 새벽 2~3시까지 코트 밖에서 혼자 운동했다. 손이 찢어져가면서 운동을 했다”며 일화를 전했다.

계속해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이)다산이가 수위 아저씨한테 사정하면서 ‘숙소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더라. 새벽 2~3시까지 운동한 후에 숙소로 들어와서 자고, 오전 6시에 아침 개인 훈련을 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오전 수업도 들어갔다. 겨울 내내 그렇게 했고, 실력도 늘었다”며 제자의 노력을 함께 말했다.

하지만 “실력이 늘었지만, 농구 선수로서는 빛을 보기 어려운 선수였다. 그래서 지도자를 한 후 처음으로 ‘그만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 너가 노력한 것도 안다. 그렇지만 농구 선수는 힘들 것 같다. 다만, 너가 이런 마음을 가진다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며 진심으로 위로했다. 이 친구가 그 말을 듣고 우는데, 나도 너무 슬펐다. 같이 울었다“며 ‘현실’과 ‘슬픔’을 생각해야 했다.

이무진 코치는 옛 제자와의 일화를 지금 제자들에게도 전하고 있다. “다산이와의 일화를 지금 제자들에게도 이야기한다. ‘그 정도로 열성을 지니고 진심으로 농구를 대한다면, 농구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이다. 지금 선수들의 신체 조건이나 운동 능력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기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농구에 진심을 보였던 옛 제자의 열정이 지금 지도하고 있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전해지길 원하는 듯했다.

사진 제공 = F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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