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오용준의 아들은 오용준에게 ‘95점’을 줬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8 05: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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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위대했다. 그 아빠를 움직이게 한 힘은 아들이었다.

고양 오리온은 지난 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원주 DB를 93-85로 꺾었다. 8승 4패로 수원 KT와 공동 2위. 최근 5경기에서 1패만 기록하는 상승세를 보여줬다.

오리온은 경기 전 불안 요소를 내포했다. 머피 할로웨이(196cm, F)와 이대성(190cm, G)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213cm, C)가 활발히 움직였다. 높이와 슈팅 능력을 보여줬다. 공수 전환에도 적극적이었다. 활동량 자체가 이전 경기들과 달랐다.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에 3점슛 성공률 100%(3/3)를 기록했따.

이승현(197cm, F)과 이정현(187cm, G)이 국내 선수 원투펀치를 맡았다. 이승현은 골밑 수비와 박스 아웃, 긴 슈팅 능력과 패스 등 컨트롤 타워로서 자기 몫을 다했고, 이정현은 승부처에서의 과감한 3점포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그러나 어떤 승리든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오리온 역시 마찬가지였다. 4쿼터에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했다고 하나, 3쿼터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3쿼터가 그랬다. 오리온은 3쿼터 내내 DB의 변형 지역방어를 공략하지 못했다. 조커가 강을준 오리온 감독한테 필요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오용준(193cm, F)을 조커로 선택했다. 오용준은 KBL 현역 최고참 선수지만, 노련한 수비와 슈팅 능력을 지닌 선수.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오용준에게 한방을 기대했다.

오용준은 강을준 오리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빈 자리로 잘 움직였고, 나머지 선수들의 패스를 침착하게 대응했다. 간결하고 빠른 동작으로 슈팅. 3쿼터에만 3개의 3점포를 터뜨렸다. 오리온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DB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슈팅만 한 게 아니다. DB의 패스를 예측한 후, 손을 뻗는 동작으로 DB의 턴오버를 이끌었다. DB의 턴오버를 만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재치 있는 수비로 김종규(206cm, C)의 슈팅을 블록슛하기도 했다.

오용준은 3쿼터에만 9점(3점 : 3/4) 2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오용준의 3쿼터 활약은 오리온의 3쿼터 우위(67-61)로 이어졌고, 3쿼터까지 주도권을 놓지 않았던 오리온은 4쿼터에만 3점 6개를 작렬했다. 기분 좋게 홈 연전을 마쳤다.

오용준의 이날 기록은 9분 54초 출전에 9점 2스틸 1블록슛이었다. 잠깐이었지만, 자기 역량을 제대로 보여줬다. KBL 최고참 슈터로서의 가치를 보여줬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오)용준이 아들이 경기를 보러 온 것 같더라. 용준이가 가장으로서 아들한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게 나한테도 보기 좋았다. 나도 흐뭇했다”며 오용준의 아들인 오태양 군을 언급했다.

기자는 오용준에게 아들에 관한 질문을 했다. 먼저 “아들과 나눈 이야기가 어떤 게 있었냐?”였다. 질문을 들은 오용준은 “경기 전에 ‘뛰게 되면 자신 있게 많이 움직여라. 볼 받으러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웃음) 그런 게 잘 됐고, 아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아들의 이야기에 미소 지었다.

한편, 인터뷰실 후 아빠 오용준과 만난 오태양 군은 “못 넣을 줄 알았는데, 자신 있게 던져주고 팀원들과 같이 잘해줘서 좋았다”며 아빠의 활약에 미소 지었다.

그 후 “아빠 활약에 95점 정도 주고 싶다. 5점 적게 준 건 너무 무모한 플레이 때문이다”며 아빠를 냉정히 평가(?)했다. 그렇지만 “아빠가 잘해서 너무 좋았다.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농구했으면 좋겠다. 3점 한 개씩 넣어주면 기분 더 좋을 것 같다”며 아빠를 향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자식한테 자랑스러운 존재이고 싶다. 자식을 두고 있는 운동 선수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지닌 최상의 경기력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오용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일만큼은 아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빠였다. 아들의 조언이 있었기에 고비마다 한 방 터뜨렸고, 아들이라는 존재 때문에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 아들은 아빠한테 힘이 되는 존재였고, 그런 아들과 함께 하는 아빠도 위대한 존재였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오리온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6%(18/39)-약 51%(26/51)
- 3점슛 성공률 : 약 58%(14/24)-약 38%(8/21)
- 자유투 성공률 : 약 79%(15/19)-약 69%(9/13)
- 리바운드 : 31(공격 4)-37(공격 8)
- 어시스트 : 29-21
- 턴오버 : 9-12
- 스틸 : 9-4
- 블록슛 : 3-3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고양 오리온
- 미로슬라브 라둘리차 : 26분 31초, 24점 6리바운드(공격 1) 2스틸
- 이승현 : 36분 41초, 19점 9리바운드(공격 1) 7어시스트 1스틸
- 이정현 : 32분 37초, 18점(3점 : 4/8) 8어시스트 2리바운드(공격 1) 2스틸

2. 원주 DB
- 김종규 : 32분 11초, 21점 7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 정호영 : 21분 49초, 13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 레나드 프리먼 : 31분 14초, 12점 12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1스틸
- 허웅 : 31분 21초, 10점 9어시스트 2리바운드


사진 = KBL 제공(첫 번째 사진), 손동환 기자(두 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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