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신장은 작아도 존재감이 큰 선수’ 수원여고 김민아가 나아갈 방향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0 19: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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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12월 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수원여고 주장을 맡은 김민아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국프로농구 레전드 중 한 명인 앨런 아이버슨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그의 명언이. 가드인 김민아는 170 초반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존재감만큼은 큰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재활의 시간을 견뎌 “매 순간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공백을 메울 겁니다. 팀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만큼요”라는 각오도 다졌다. 

 

검을 내려놓고 농구 선수가 된 이유

 

수원여고 3학년 진급을 앞둔 김민아(172cm, G). 그가 처음 농구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김민아는 “제가 초2 때 (네 살 터울의) 저희 언니가 농구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어요. 키가 컸거든요. 언니가 농구를 시작할 때 전 검도를 하고 있었는데 농구가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초3 때 바로 엘리트 농구를 시작했어요”라며 농구 선수로서의 첫발을 뗀 시점을 회상했다. 

 

10년 가까이 농구를 해 온 터라 농구가 지겹게도 느껴질 터. 그러나 그는 변치 않는 농구 사랑을 과시했다. 김민아는 “처음엔 농구공이 엄청 무겁게 느껴졌었는데, 그걸 작은 골대 안에 넣는 게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리고 농구는 1점을 다투는 경기잖아요. 단체 스포츠라 팀원들이 힘을 합쳐 득점하기도 하고요. 패스 돌다가 찬스 때 슛을 쏘고 득점으로 연결되는 희열이 커요. 제가 넣지 않아도 동료들의 찬스를 봐줄 수 있는데 그게 또 짜릿해요. 더 어렸을 땐 농구공을 껴안고 잘 정도였어요. 지금도 농구가 너무 좋아요”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힘들고 잘 안 되면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 (농구를) 안 하면 우울해져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볼을 만지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고요”라고 덧붙였다. 

 

좋아하는 것도 오래 하고 일이 되면 지겨워질 만도 한데 김민아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제가 해야 하는 거로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사실 그런 일이 쉽지 않잖아요. 주변에서도 ‘넌 아직도 농구가 좋아?’라고 묻기도 하는데 전 (그 답을) 망설이지 않아요. 아직도 좋고, 앞으로도 좋아할 게 분명한 게 자랑스러워요. 운동이 힘든 만큼 공부도 힘든 건 같아요. 힘들어도 재밌으니까 좋아요”라고 말했다. 

 

가족들도 본인이 농구 하는 걸 좋아하느냐는 질문엔 “처음부터 제가 하고 싶어서 농구를 한 거지 부모님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었어요. 제가 재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부모님께서도 굉장히 좋아하세요.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요. 언니도 저한테 맛있는 걸 많이 사주면서 조언해주는데 든든하고 힘이 돼요”라고 흐뭇해했다. 

 


연맹회장기 우승과 최우수선수

 

수원여고는 지난 7월 개최된 2021 연맹회장기 전국 남녀 중고농구대회 여고부 결승전에서 삼천포여고를 90-62로 완파했다. 학교는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연맹회장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김민아는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며 최우수선수와 수비상까지 수상했다. 

 

그는 “고1 때는 대회가 줄줄이 취소됐고, 춘계는 예선 탈락, 주말리그 리그전에선 3위를 했었어요. 개인적으로 농구를 하면서 첫 우승을 차지한 거였거든요. 축하도 많이 받았고, (강병수) 코치님 부임 후에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분이 좋았어요. 저희 팀이 빠른 속공을 장점으로 하는 팀인데 그런 부분이 잘됐어요. 결승 전까진 연습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결승을 앞두곤 마음가짐을 다르게 했어요. 뺏기더라도 일단 자신 있게 하자는 각오로 임했죠. 그래서인지 돌파도 슛도 잘 됐어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수비상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관해서는 “저는 수비와 리바운드가 승리를 가져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터셉트랑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강한 의지와 함께 상대의 눈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고요”라고 밝혔다. 

 

21득점 7리바운드 7스틸. 김민아가 연맹회장기 결승전에서 3쿼터 만에 쌓은 기록이다. 그는 경기 중 부상으로 4쿼터에 코트를 밟지 못했다. 김민아는 “춘계 이후 연습 경기를 하는데 패스받는 상황에서 손가락에 골절이 살짝 왔어요. 그래서 이후에 있던 협회장기엔 출전하지 못했어요. 그만큼 연맹회장기에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다시 부상을 당했죠. 3쿼터 마지막 공격 12초 정도를 남기고 상대를 뚫어서 무조건 넣겠다는 생각으로 돌파를 했어요. 파울이 나오긴 했는데 그 순간 무릎이 안쪽으로 꺾였어요. ‘뚝’하는 느낌도 있었고요. 아프긴 했지만 다쳐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점수 차도 꽤 커서 무리하게 다시 뛰진 않았지만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부상, 의사의 진단은 달랐다. 김민아는 “다음 날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는데 우측 십자인대 파열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땐 눈물이 났어요. 왕중왕전도 있는데 뛰지 못한다니까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그래도 운동선수라면 한 번쯤 겪어야 할 시련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재활을 잘해서 빨리 이겨내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라고 의연하게 답했다. 

 


주장 그리고 미안함

 

8월 초에 수술한 후 김민아는 현재 재활 중이라고. 그는 “수술하고 나선 허벅지에 힘주는 거랑 무릎을 펴고 접는 연습을 했어요. 지금은 가벼운 슈팅과 러닝이 가능한 정도고요. 시합에만 나가지 않는 상황이에요. 복귀는 1월 말에서 2월 초로 예상해요”라고 알렸다. 3학년들이 팀을 떠나면서 주장을 맡게 된 만큼 아쉬움도 큰 상황. 김민아는 “12월부터 주장이 됐어요. 제가 주장인데 같이 운동하지도 못하고 재활만 해서 미안한 마음이 커요. 함께 동계훈련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쉽고요. 그래서 재활을 마치고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학교에 가서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요”라며 주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닮고 싶은 선수들

 

팀에 녹아드는 플레이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김민아. 그는 팀원들이 찬스에서 자신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롤모델로는 세 명의 선수를 언급했다. 김민아는 “허훈 선수를 2020년부터 좋아한 것 같아요. 자신감이 넘치고, 볼 컨트롤 능력도 뛰어나세요. 극적인 상황에서 승리에 기여하는 모습도 멋지시고요. 신장이 작은데도 존재감이 큰 점을 닮고 싶어요. 그리고 평소에 WKBL이랑 스킬 영상도 많이 보는데 허예은 선수도 굉장히 멋있어요. 저도 빠르고 재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리딩 능력도 배우고 싶고요. 김단비 선수도 돌파와 슛 등 너무 잘하세요.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해요”라고 엄지를 세웠다. 

 

목표

 

“저는 적극적인 수비와 돌파 후 점퍼에 자신 있어요. 아직 연습한 만큼 결과가 좋진 않지만, 더 보완해서 장점이 아닌 강점으로 만들 거예요. 그리고 좀 더 여유로운 플레이를 하려고 해요. 조급함은 불안감에서 오고, 불안감은 부족한 연습량에서 오는 것 같아요. 지금은 재활 중이라 체력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연습을 더 많이 해서 침착한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차분해지려고 독서도 하고 있어요.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가드가 되도록 관련 영상도 많이 찾아보면서 연구하고요”

 

김민아가 농구 선수로서 자신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U19 여자 국가대표 24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그는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고. 김민아는 “잘하는 언니들이 많고, 전 아직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다음에 올 기회를 잡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라며 “재활이 끝나면 부상 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코트에 나설 거예요. 매 순간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공백을 메울 겁니다. 팀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만큼요”라고 강조했다. 

 

사진 = 본인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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