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표팀에 임팩트 준 필리핀, KBL 흥행 카드 될까?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8 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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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선수들은 KBL의 흥행 카드가 될까?

2013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하 대표팀)과 필리핀 국가대표팀이 맞붙었다. 필리핀은 당시 개최국으로 홈 코트의 이점을 안고 있었다. 게다가 농구를 국기로 삼는 나라. 그렇기 때문에, 필리핀 관중들의 열기는 더욱 강했다.

그렇다고 해서, 대표팀이 필리핀에 밀릴 건 전혀 없었다. 필리핀과 역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에, 대표팀이 밑지고 갈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대표팀이 예선에서 중국을 꺾었기 때문에, 대표팀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경기가 열린 후,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특히, 필리핀 가드진의 예상치 못한 폭발력이 한국 농구 관계자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대표팀도 끈끈한 수비 조직력으로 대항했지만, 필리핀의 화력은 대표팀의 강점을 잠재웠다.

특히, 제이슨 윌리엄과 짐 알라팍이 인상적이었다. 두 가드 모두 준결승을 지배했다. 대표팀 가드진을 압도하는 스피드와 대표팀 빅맨진에게 밀리지 않는 힘, 과감한 슈팅과 길을 보는 여유까지. 그야말로 대표팀 수비를 뒤집어놓으셨다. 김민구가 27점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필리핀에 79-86으로 졌다.

제이슨 윌리엄과 짐 알라팍은 각각 17점(2점 : 8/13) 3리바운드 3어시스트와 14점(3점 : 4/7) 3리바운드(공격 2)로 대표팀에 비수를 꽂았다. 두 선수의 출전 시간이 각각 23분 33초와 17분 7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도 대표팀에는 큰 상처였다. 그 정도로, 두 필리핀 가드의 화력은 강렬했다.

대표팀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필리핀 가드진에 곤욕을 치렀다. 비록 문태종과 조성민의 활약으로 힘겹게 승리했지만, 짐 알라팍을 포함한 필리핀 가드진의 외곽포와 공격력은 대표팀을 괴롭히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났다. KBL은 필리핀까지 아시아 쿼터제의 범위를 확대했고, SJ 벨란겔이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계약을 통해 KBL 역대 1호 필리핀 선수가 됐다. 벨란겔과 한국가스공사뿐만 아니라, 여러 팀이 필리핀 선수와의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SJ 벨란겔도 한국 농구팬에게 잘 알려진 선수다. 2021년 6월에 열린 대표팀과 FIBA 아시아컵 예선 경기에서 결승 버저비터를 꽂은 바 있다.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공수 밸런스와 경기 운영 능력을 지닌 가드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필리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 가드진이 특히 그렇다. 물론,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는 면이 있지만, 필리핀 가드들은 1대1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적극성과 기술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 빅맨 자원들은 외국 선수와 부딪히거나 지켜볼 기회가 많았던 반면, 한국 가드진은 그렇지 않았다. 단신 외국 선수와 몇 시즌 경쟁했지만, 시간이 짧았다. 그리고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가 2022~2023 시즌부터 창설되지만, 이를 경험할 수 있는 한국 가드진은 한정됐다.

다른 지역의 농구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건 한국 가드진의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일 수 있다. 물론, 한국 선수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경쟁’이라는 프로 스포츠의 키워드에는 부적합한 요소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필리핀은 농구에 열광하는 나라다. 필리핀의 농구 열정이 KBL 흥행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에 있는 필리핀 사람들이 필리핀 선수가 있는 KBL 팀을 찾아오는 건 물론, 필리핀 선수가 소속된 팀의 경기가 필리핀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사실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의미가 크다. 중계권을 포함한 전제 조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전제 조건이 원만하게 해결되고, KBL이 경기장과 온라인 모두 필리핀 농구 팬들에게 노출된다면, KBL은 더 넓은 범위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선수들의 동기 부여도 더 강해질 수 있다. 그게 아시아 쿼터제의 핵심 의미이자, KBL이 추구하는 방향성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보면, KBL이 더 나은 리그로 발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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