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전반전에는 소를 잃었다, 후반전에는 외양간을 고쳤다 … 최종 결과는?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6 11: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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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안양 정관장의 가드진은 풍족하다. 주장인 박지훈(184cm, G)과 원 클럽 플레이어인 변준형(188cm, G), 1순위 유망주인 문유현(181cm, G) 모두 볼 핸들러다. 3명 다 어느 팀에서든 주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래서 유도훈 정관장 감독도 3명의 볼 핸들러를 고르게 기용한다. 특정 선수에게 편중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박지훈과 변준형, 문유현 모두 체력 부담을 덜 수 있다. 3명 다 출전 시간 동안 100%를 쏟을 수 있다.
이들의 특색은 미묘하게 다르다. 그런 이유로,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비시즌 때 여러 조합을 생각했다. 하지만 세 선수에게 공통 과제를 줬다. 바로 ‘수비’다.
다행히도, 3명의 볼 핸들러 전부 공수 겸장이다. 이들 모두 수비에도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어떤 때에는 수비로 경기를 지배하기도 한다.
문유현 역시 그렇다. 지난 18일에는 부산 KCC의 허훈(180cm, G)을 잘 틀어막았다. 이번 원주 DB전에도 이선 알바노(185cm, G)를 잘 막아야 한다. 문유현이 주어진 시간 동안 알바노를 제어한다면, 정관장도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 Part.1 : 첫 번째 카드는 실패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경기 전 “문유현의 수비를 다른 가드진과 비교했을 때, 문유현은 압박에 더 능하다. 상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하고, 때로는 볼을 가로채기도 한다”라며 문유현만의 수비 장점을 이야기했다.
문유현은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박정웅(192cm, G)을 유심히 지켜봤다. 박정웅이 막은 선수가 알바노였기 때문. 문유현도 알바노를 제어해야 하기에, 문유현은 박정웅에게서 힌트를 얻어야 했다.
그러나 박정웅은 레이션 해먼즈(200cm, F)의 스크린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스크리너 수비수였던 이대헌(196cm, F)이 ‘슬라이스(스크리너와 스크리너 수비수 사이로 들어가는 수비)’를 크게 외쳤음에도, 박정웅은 해먼즈의 스크린에 매몰됐다. 결국 알바노와 해먼즈의 2대2를 제어하지 못했다. 해먼즈에게 바스켓카운트를 허용했다.
정관장은 7-13까지 밀렸다. 그러나 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타임 아웃을 요청한 후, 박정웅이 이를 갈았다. DB 진영에서 알바노의 볼을 가로챘다. 그 후 왼손 덩크. 정관장 팬들의 데시벨을 높였다.
그러나 정관장이 전반적으로 알바노와 해먼즈의 2대2를 막지 못했다. 박정웅과 이대헌은 물론, 나머지 3명도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 이로 인해, 박정웅은 1대1 수비 또한 해내지 못했다.
알바노가 빠진 후, 문유현이 들어갔다. 최성원(184cm, G)을 압박했고, 미드-레인지 점퍼를 연달아 성공했다. 그러나 정관장은 좋지 않은 흐름을 복구하지 못했다. 25-33으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소도 잃었고, 외양간도 못 고쳤다


박정웅이 계속 알바노를 따라다녔다. 문유현은 이용우(184cm, G)에게 향했다. 숏 코너에 서되, 이용우에게 가는 볼을 빠르게 체크해야 했다. 이용우의 장점이 ‘슈팅’이기 때문.
그런데 계획이 꼬였다. 박정웅이 알바노를 전혀 제어하지 못한 것. 알바노한테 3점과 돌파를 연달아 허용했다. 철저히 1대1로 뚫려, 정관장으로서도 할 게 없었다. 2쿼터 시작 1분 7초 만에 다시 두 자리 점수 차(27-38)로 밀렸다.
그리고 박정웅이 알바노의 1대1을 막을 때, 문유현이 이용우의 볼 없는 움직임을 놓쳤다. 뒤늦게 쫓아갔지만, 이용우의 페이더웨이성 3점을 막지 못했다. 정관장은 다음 수비에서도 3점을 허용. 두 자리 점수 차(32-44)에 계속 묶였다.
박정웅은 알바노 해법을 어느 정도 찾은 듯했다. 그러나 알바노의 기를 너무 살려줬다. 완벽한 컨테스트(공격수가 슛을 쏠 때, 수비수가 방해하기 위해 손을 뻗거나 몸을 붙이는 수비)를 했음에도, 알바노에게 3점을 맞았다. 2쿼터 시작 3분 50초에 37-49. 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그리고 박정웅이 빠졌다. 문유현이 알바노에게 갔다. 알바노가 변준형 쪽으로 갈 때, 문유현은 변준형과 매치업을 바꿨다. 이정현(189cm, G)을 막았다.
문유현은 ‘슬라이스’로 ‘알바노-해먼즈의 2대2’를 대처했다. 해먼즈의 스크린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알바노와 거리를 빠르게 좁혔다. 그렇지만 알바노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제어하지 못했다. 알바노의 달아오른 감각을 지켜봐야 했다.
박지훈까지 알바노에게 붙었다. 그러나 박지훈도 알바노의 퍼스트 스텝과 낮은 자세를 막지 못했다. 정관장이 팀 파울에 놓였기에, 박지훈은 안양정관장아레나 천장을 응시했다. 정관장도 52-65로 전반전을 종료. 정관장 특유의 방패가 DB 특유의 창에 약해져버렸다. ‘알바노’라는 ‘소’를 이미 잃었고, ‘수비 시스템’이라는 ‘외양간’ 역시 고치지 못했다. 

# Part.3 : 다시 일어선 외양간

문유현이 DB 진영부터 알바노를 압박했다. 알바노에게 볼을 못 잡도록 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말했던, 문유현의 수비 장점이 나왔다. 그러자 DB의 득점 속도가 느려졌다. 정관장이 오히려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3쿼터 시작 3분 2초에 62-70. DB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이끌었다.
문유현의 압박이 더 세졌다. 렌즈 아반도(188cm, F)가 기습적으로 함정을 펴거나, 변준형이 바꿔막기를 했다. 그러나 정관장이 간과한 게 있다. 알바노의 패스 센스와 해먼즈의 속공 전개였다. 이로 인해, 정관장은 62-75. 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3쿼터 시작 4분 1초에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썼다.
문유현은 손질을 더 많이 했다. 그리고 로테이션 수비 중 이용우의 패스를 빠르게 인지했다. 이를 노 마크 레이업으로 연결.
문유현의 스틸이 동료에게도 자신감을 줬다. 이대헌과 아반도가 협력수비 중 해먼즈의 패스를 건드렸고, 정관장은 이를 또 한 번 속공으로 연결했다. 72-75. 승부를 미궁으로 몰아넣었다.
문유현의 적극성도 높아졌다. 문유현의 달라붙는 수비가 알바노의 밸런스를 완벽히 흔들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알바노에게 점퍼를 허용함과 동시에, 알바노한테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를 내줬다. 72-78.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알바노도 문유현과 더 가깝게 붙었다. 파울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문유현이 이를 모르지 않았다. 실린더를 유지하되, 팔을 뒤로 빼버렸다. 압박 강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힘을 비축한 박정웅이 문유현을 대신했다. 그러나 박정웅은 퍼스트 스텝을 내줬다. 사이드 스텝 동작을 취했으나, 알바노의 실린더에 이미 침범. 팀 파울에 의한 자유투를 허용했다. 시간을 필요로 했다.

# Part.4 : 뒤늦게라도 고친 외양간, 그 결과는?

아반도가 버저비터를 작렬했다. 정관장은 79-81로 4쿼터를 시작했다. 문유현이 스크린을 잘 빠져나왔고, 스크리너 수비수들이 잠깐이나마 알바노를 제어했다. 덕분에, 문유현은 알바노에게 쉽게 돌아갔다.
문유현은 해먼즈의 스크린을 의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바노한테 빠르게 붙었다. 그러나 알바노의 범핑 동작에 살짝 밀렸다. 알바노의 스텝 백 3점을 지켜봐야 했다. 정관장도 83-87. 역전하지 못했다. 남은 시간은 6분 42초.
문유현은 그 후에도 알바노만 바라봤다. 알바노의 동작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5분 22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박지훈이 문유현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지훈의 스피드는 문유현 같지 않았다. 그러나 박지훈의 힘은 문유현보다 좋다. 박지훈은 이를 활용했다. 그리고 스크리너 수비수였던 이대헌이 빠르게 커버. 박지훈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렇지만 정관장의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정관장은 페인트 존 수비를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했다. 정관장 볼 핸들러들이 알바노를 압박했음에도, 정관장이 경기 종료 2분 1초 전 87-92로 밀렸던 이유.
변준형이 알바노 앞에 섰다. 피지컬과 힘, 스텝으로 알바노를 따라붙었다. 알바노보다 반 박자 늦게 반응했으나, 알바노의 오른손 점퍼를 유도했다. 알바노에게 확률 낮은 공격을 강요했다.
문유현이 알바노에게 돌아왔다. 알바노의 순간적인 잽 스텝을 놓쳤으나, 알바노를 빠르게 쫓아갔다. 알바노가 페이더웨이성 점퍼를 던져야 했고, 알바노의 점퍼는 림을 외면했다. 동시에, 아반도가 베이스 라인 밖에 있는 이유진(200cm, F)을 맞췄다. 정관장의 공격권이었다.
남은 시간은 29.3초. 점수는 89-92였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마지막 타임 아웃을 썼다. 데이본 리드(195cm, F)가 골밑 득점. 점수는 91-92로 변했다.
정관장은 파울 작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하늘의 운명에 맡겨야 했다. 알바노가 자유투 4개 중 3개를 넣었고, 정관장은 2점을 넣는데 그쳤다. 93-95. 다 따라갔지만, ‘홈 13연승’할 기회를 놓쳤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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