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듀오의 영향력은 컸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019~2020 시즌 중반부터 리빌딩을 실시했다. 2018~2019 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던 이대성과 라건아를 전주 KCC로 보냈고, 팀의 심장이자 KBL 최고의 레전드였던 양동근이 2019~2020 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모비스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중심을 잡아야 할 베테랑이 제몫을 다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현대모비스를 지킨 함지훈(198cm, F)과 2020~2021 시즌 새롭게 합류한 이현민(174cm, G)이 그 대상이었다.

[함지훈, 2020~2021 개인 기록]
- 51경기 평균 21분 49초 출전, 9.1점 4.0리바운드(공격 1.9) 2.1어시스트
1) 팀 내 국내 선수 중 득점 2위
2) 팀 내 국내 선수 중 리바운드 2위
3) PER(선수효율성지수) : 팀 전체 3위 & 팀 내 국내 선수 중 2위
오랜 시간 팀의 주장이었던 양동근이 은퇴했다. 누군가는 새로운 선장이 되어야 했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을 신임 주장으로 낙점했다.
함지훈은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지녔다. 어떻게 보면, 주장으로서의 성격과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나름의 리더십이 있었다. 그 리더십은 바로 ‘솔선수범’이었다.
훈련과 경기 모두 먼저 나서서 행동했다. 행동이 후배들을 끌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러 고참들이 함지훈을 도왔기에, 함지훈의 조용한 리더십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코트 내에서의 지배력도 뛰어났다. 페인트 존에서의 위력과 컨트롤 타워로서의 안정감이 빛을 발했다. 안정적인 외국 선수 조합(숀 롱-버논 맥클린)과 장재석(202cm, C)의 가세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함지훈의 골밑 경쟁력이 여전했기에, 현대모비스는 페인트 존 싸움을 착실히 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 2위(32승 22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함지훈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4.7점 4.0리바운드로 정규리그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고, 현대모비스 또한 0-3으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완패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함지훈이 제 몫을 했다는 점이다. 함지훈이 코트 안팎에서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면, 새로운 틀의 현대모비스가 성공했다고 보장할 수 없다. 조용하면서 강한 함지훈이 있어, 현대모비스는 새로운 틀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이현민, 2020~2021 개인 기록]
- 53경기 평균 18분 55초 출전, 4.3점 4.1어시스트 1.6리바운드(공격 0.3)
1) AST%(야투 성공 대비 어시스트 동반 점유율) : 28.3% (팀 내 1위)
* 팀의 리딩을 책임진 비중을 보여주는 기록
2) AST Ratio(100번의 소유권에서 어시스트 비율) : 44.0 (팀 내 1위)
이현민(174cm, F)은 2006~2007 시즌부터 KBL에서 뛴 베테랑이다. 키는 작지만, 날카롭고 센스 있는 패스와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포인트가드.
2019~2020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가 된 이현민은 계약 기간 1년에 7천만 원의 조건으로 울산 현대모비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팀의 새로운 주축 가드가 될 서명진(189cm, G)에게 멘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현민은 그저 멘토 역할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서명진이 부진할 때, 이현민이 대신 경기를 조율했다. 또, 서명진이 부진하는 날이 길어지면서, 이현민이 나서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도 했다.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에 화려함까지 갖춘 이현민을 대체할 이는 현대모비스에 없었다. 뭔가를 크게 하지 않아도, 경기를 지배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현민의 플레이를 통해 조용하면서 강하다는 표현의 진의를 알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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