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올림픽’ 김정은, “후배들 덕분에 행복했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08-05 13:40:31
  • -
  • +
  • 인쇄

“후배들 덕분에 행복한 올림픽을 치렀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대표팀)은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1일까지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경기에 출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에 나섰다.

‘올림픽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준비 과정부터 만만치 않았다. 김한별(178cm, F)과 김민정(181cm, F) 등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표팀은 ‘코로나 19’ 때문에 연습 경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경험했던 김정은(180cm, F) 또한 녹록치 않았다. 2020~2021 시즌 중후반에 입은 발목 부상으로 100%의 몸이 아니었기 때문. 몸이 언제 올라온다는 확신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중 유일하게 올림픽을 경험했다. 또, WKBL 내 최고의 공수 겸장 중 한 명이자 최고의 베테랑 중 한 명이다. 전주원 대표팀 감독은 김정은의 경험과 존재감을 필요로 했고, 김정은 역시 고민 끝에 대표팀으로 합류했다.

또, 대표팀은 올림픽 A조 예선에서 스페인-캐나다-세르비아 등 강호와 만나야 했다. 대표팀은 올림픽 이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30점 차 이상 완패를 당했기에, 많은 이들의 시선은 더욱 비관적이었다.

전주원 대표팀 감독도 한숨을 쉬었다. 전주원 대표팀 감독은 “어느 한 팀 약하지 않은 데가 없다. 게다가 예전처럼 6개 나라가 한 조를 이루는 게 아니기에, 8강의 기적을 바라는 것도 쉽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선전했다. 스페인을 상대로 4점 차(69-73) 밖에 패하지 않았다. 비록 캐나다전에서는 53-74로 완패했지만, 예선 마지막 경기인 세르비아전에서 61-65로 선전했다. 3전 3패라고는 하나, 대표팀을 향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박지수(196cm, C)가 중심을 잡아줬고, 강이슬(180cm, F)이 주득점원을 맡았다. 윤예빈(180cm, G)과 박지현(183cm, G) 등 어리고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 가능성을 보였다. 어린 선수들이 중심을 이룬 게 가장 고무적이었다.

김정은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좋지 않은 몸 상태 때문에 많은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지만, 후배들의 활약을 뿌듯하게 지켜봤다.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전함과 동시에, 고마움과 감사함도 같이 전했다. 아래에 김정은과 나눈 이야기를 간단히 실었다.

이번 올림픽을 전반적으로 돌아본다면?

엔트리가 발표되고 나서 많이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발목이 좋지 않아서, ‘내가 가는 게 맞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가는 날까지 고민했던 것 같다. 코트에서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코트 밖에서라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선수들도 어려움이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시즌을 마치고 바로 소집됐기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올림픽이어서 그런지, 선수들이 연습 과정부터 이전보다 더 진지했다. 무엇보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준비를 너무 철저히 하셨다. 어느 때보다 대표팀 답게 훈련을 많이 했다.
물론, 걱정을 많이 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때문에 연습 경기도 못했기 때문이다. 실전에 관한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를 받아서 다행인 것 같다. 비록 한 번도 못 이겼지만, 다들 부상 없이 마무리를 잘 하고 와서 기분 좋게 생각한다.
대표팀 선수 중 올림픽을 경험한 유일한 선수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차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선수일 것 같다.
지난 올림픽 때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각국의 선수들과 풍경을 많이 봤다. 그러면서 NBA의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도 많이 봤다. 그런 게 올림픽의 묘미라고 생각했다.(웃음)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했다. 다들 마스크를 써서, 어느 선수가 스타 플레이어인지도 몰랐다.(웃음) 선수촌 내 식당도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 무관중으로 경기했던 것도 아쉬웠다.
경기를 하면서 느낀 것도 있을 것 같다.
베이징 올림픽 때는 막내여서, 아무 것도 모르고 뛰었다. 그저 재미있게 뛰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 때는 몸부터 정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다른 대회도 아니고 올림픽인데... 훈련부터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해서 동생들한테 미안했다. 너무 미안했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 후배들한테 도움을 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다. 후배들이 있었기에, 이번 올림픽이 행복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느낀 게 있다면?
사실 일본이 부러웠다. 유럽 팀과 연습 경기도 많이 하고 실전도 많이 해봐서 그런지, 유럽 선수들 혹은 강팀 선수들에게 공포감이 없는 것 같았다. 다들 자신 있게 하고, 강팀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아는 것 같더라. 같은 아시아인데도, 일본의 경기는 감탄이 나오더라.
(일본은 지난 4일 8강전에서 벨기에를 86-85로 꺾었다. 6일 저녁 8시 프랑스를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그래도 이번 올림픽에서 고무적으로 여긴 게 있을 것 같다.
비록 연습 경기를 거의 못하고 올림픽에 나갔지만,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할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강팀과 상대해도 ‘별 거 아니네’라는 마음을 얻은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이 어린 선수들에게 큰 자양분이 된 거 같다, 그런 점이 선배로서 뿌듯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나는 게임을 많이 뛴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긴장감과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게임을 많이 뛴 선수들은 그런 게 더 컸을 거다. 비록 2~3개월 정도의 여정이었지만, 다들 한 시즌을 치른 것 같다고 생각할 거다. 그래서 휴식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본다.
나 역시 그렇다. 사실 나는 아픈 게 문제이지 않은가. 부상 관리를 잘 해서,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일 것 같다.

사진 제공 = FIBA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