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side] 프로 도전 앞둔 부산대 ‘최고 승부사’ 박인아 (2)

이재승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4 09: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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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가 어김없이 정상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후반기에 잇따른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훈련에 돌입하기 쉽지 않았고, 부상자들까지 나오면서 부산대는 시즌 막판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리그가 대회 형식으로 열렸고, 부산대는 후반기 대회에 나서지 못해 연속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부산대는 전반기 대회에서 주전 가드이자 팀의 중심인 박인아가 부상을 당하고도 정상을 밟았다. 박인아는 예선 경기에서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1년 이상 결장할 수밖에 없었다. 1년 여의 공백을 딛고 이번 시즌 초반에 돌아온 그녀는 어김없이 부상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고 있다.
 

그녀가 돌아올 즈음에 그녀를 부산대학교 교정에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덧 4학년이 된 그녀의 농구에 대한 이야기와 살아가는데 있어 추구하는 부분까지 많은 부분을 들을 수 있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Q : 프로 진출 및 대학 진출을 두고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A : 고민이 엄청 많았다. 3학년 때까지 나는 프로에 갈 생각 밖에 없었다. 대학이 선택지에 없었다. 학창 시절부터 프로 도전하는 게 당연하게 여겼다. 마지막에 박현은 선생님께서 대학 진학을 권하셨다. 저희 학년에 잘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거기에서 특색 있게 뛰어나게 하는 선수가 아니라고 여겼다.

가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것 같고, 대학을 고민하기로 했다. 길게 보자. 멀리 보려고 했다. 농구 선수가 아무리 많이 해도 40세까지 하면 오래 한 거다. 인생은 40살까지 살 건 아니다. 장점이 교원자격증도 얻을 수 있고, 대학 진학 생각이 없을 때도, 대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도 해보고 추후에 진로를 결정할 생각도 있었다.

(박인아는 “나이에 맞게 대학을 먼저 택하기로 했어요. 나쁘지 않았다고 여겼어요. 박현은 선생님의 농구를 좀 더 배울 수 있다고 여겼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1학년 때 속상하기도 했죠. 제 또래가 경기 뛰고 성공한 게 부럽기도 했어요”라면서 “농구를 왜 하냐고 묻는다면, 성공하고 싶거든요. 다른 선수들이 돈 벌고 차도 사고 보니까 부럽기도 했어요”라고 이따금씩 요동치기도 했던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박인아는 대학에서 다른 것을 채웠다. “3~4학년 되니까 공부도 의미가 있고, 여기서 사회생활 배운 게 크다는 걸 알았어요. 인간관계도 배웠어요. 칭찬하면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고 여기고 있어요. 이제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요. 어른들이랑 이야기하는 법부터 다양하게 배웠죠. 프로에 있다고 못 배운 다는 게 아니라 대학에 온 장점이라고 여겼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1학년 때 큰 포부를 갔고 왔어요. 비록 다 못한 것 같지만, 충분히 제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는 게 중요한 건 알고 있어요”고 말했다.)

Q : 대학에 와서 인상적인 순간은?
A : 1학년 때 개막전이다. 살면서 그렇게 긴장한 적이 없었다. 여태 뛰면서 긴장한 적이 없었는데 긴장이 되더라. 준비도 많이 했고,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근데 몸을 푸는데 숨이 잘 안 쉬어질 정도였다. 이후 경기에 집중하니 풀려서 했다.

(박인아가 자신의 선택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또 잘 못 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싶은지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날 이기고, 프로 안 가고 왔으니 얼마나 하는 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대학 진학을 증명하길 바랐어요”라고 말문을 열며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선택받지 못해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Q : 대학 진학 후 농구적인 부분에서 달라진 점은?
A : 좀 더 농구의 길을 알고 농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가드로 가장 필요한 부분을 배웠다. 정말 많은 것을 세세하게 가르쳐주셨고 전부 다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Q : 대학 생활 중 농구 외적으로 기억나는 게 있다면?
A : 엄청나게 특별한 건 없고, 공부가 생각보다 재밌었다. 1학년 때 심리학 수업을 들었다. 뇌 구조 배우고, 이론 배우고 하는 거였다. 흥미를 붙일 수 있었다. 그래도 농구가 우선일 거라 생각했는데, 학생임을 많이 느꼈다. 도서관에서 공부도 해보고 했다. 과제를 위해 글도 써보고 했다. 재미없는 과목도 있었는데, 재밌는 것도 있으니 공부가 재밌더라. 하면 할수록 재밌고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 같더라. 지식이 들어오고, 일상생활 중에 문득 떠오른 게 의미가 있고 재미가 있더라. 대학에서 배운 게 재미가 없는 게 아니더라.

(박인아는 “배움”에 대한 ‘재미’를 알고 있었다. 비단 대답을 위한 대답이 아니라는 것은 이날 그녀의 눈빛을 보고 있다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물며 허투루 말을 하고, 말이 앞서는 이가 아닌 점을 알고 있다면 더욱 그녀의 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선수로 공부와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왔을 텐데, 대학에서 모르는 분야에 배워가는 것에 대해 알아 가는 게 대견해 보였고, 대단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3학년 때 4.0을 넘었어요. 하다 보니 성적 떨어지는 게 싫더라고요”라면서 기분 좋은 자랑 겸 특유의 승부욕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금 생각해 보면 공부해서 교사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하면서 이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었고, 나름의 계획을 그려가고 있는 게 연신 느껴질 정도였다.)

Q : 존경하는 사람이나 선수가 있는 지?
A : 예전에는 닮고 싶은 선수가 매번 바뀌었다. 근데 지금은 딱히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면 닮고 싶으나, 그 사람의 삶 자체를 전부 닮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예전에 자서전을 쓰지 않는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그거 보고, 저게 맞는 말인 것 같더라. 어떻게 모든 방면에서 뛰어날 수 있겠나.

(그녀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자 한다면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풀어 가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라며 성공에 대한 열의가 단순하게 혼자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들과 같이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넌지시 드러냈다. 이제 갓 졸업반인 학생이 하기 쉽지 않은 견해를 내비쳤다. 평소 생각하는 태도와 자세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Q :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 부모님께서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셨다.
엄마는 제가 농구를 하는 걸 좋아하신다. 제가 엄마께 농구 보러 오지 말라 했다. 속상해서. 저도 바뀌었다. 엄마께서 계속 신경도 써주셨고, 어깨 높여 줄려고 맛있는 것도 해주고 하셨다.

(가족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이가 과연 어디 있을까. 부모님의 이야기에 눈물을 짓지 않았지만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저희 언니가 저 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어요. 사소한 설거지라도 동생이 운동하고 왔으니 언니가 하고 그랬거든요”라면서 “그게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크게 못 느꼈는데 크면서 언니랑 얘기 많이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언니에게 무척 고마워요”라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그랬기에 그녀는 “효도해야 해요. 하고 싶어요. 성공해야 하거든요”라고 밝게 말하면서도 “아빠는 바다낚시하고 어머니는 우리랑 살고 싶다고 하셨어요. 도우면서 다 같이 잘 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든 다 잘 지내고 싶거든요. 예전에는 행복한 게 답이라고 여겨졌는데 요즘에는 엄청나게 행복하지 않아도 평범해도 좋으니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라며 살아가면서 배우고 가다듬은 자신의 인생관을 꺼내 놓았다.

Q : 끝으로
A : 부상을 당했음에도 꾸준히 조금씩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이 계신 것에 감사하다. 부상 중임에도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에 도전할 거다. 제가 한 노력에는 꼭 보상이 있다고 여긴다. 꼭 해보고, 잘 되면 잘 되는 데로, 안 되면 안 되는 데로 노력을 해 나갈 거다. 주변 분들에게 제가 더 잘 하는 게 해야 할 도리라고 여긴다.

(도전을 지속하고 있는 개인의 입장에서 그녀의 태도에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스스로도 다소 막혔을 때, 좌절하고 속도 상해보고 끝없이 미끄러진다는 느낌을 받아 본 입장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소녀가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 되면 안 되는 데로 노력을 해 나갈 거다”라는 말에 오히려 스스로가 위로를 많이 받았다.

박인아는 기자 개인에게 감사함을 표했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가 더 감사했다.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당연했다. 하나씩, 천천히 해나가 보고 있는 입장에서 “잘 되지 않으면 되지 않는 데로 노력을 해 나갈 거다”라는 말에 엄청난 동질감과 함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랬기에 시간을 내준 박인아에게 스스로가 감사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진_ 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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