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김낙현의 ‘플레이오프 DNA’, 대구의 봄은 멀지 않았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2 0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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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4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3월 23일 오후 1시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KBL에는 10개의 구단이 있다. 그 중 6개 구단이 플레이오프에 초대받을 수 있다. 60%의 확률. 그렇게 낮지 않다.
하지만 상위 6개 팀에 들기 위한 경쟁은 매년 치열하다. 확률이 높다고 해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기 쉽지 않은 이유.
그 과정에서 매년 생존한 이가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핵심 자원인 김낙현이다. 한국가스공사의 전신이었던 인천 전자랜드 시절부터 매년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김낙현에게는 분명 ‘플레이오프 DNA’가 있다.
그 DNA를 이제 대구에 이식하려고 한다. 한국가스공사와 대구에서의 첫 플레이오프를 위해, 절실함을 보이고 있다. 절실함 때문에, 기반도 어느 정도 마련했다. 이제는 마지막 장애물을 넘어서면 된다.

끝=새로운 시작
김낙현은 201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했다. 가슴에 ‘전자랜드’라는 이름을 품고 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2020~2021 시즌 후 ‘구단 운영 종료’를 선언했다. 김낙현을 포함한 선수단 전체가 전자랜드와 이별을 준비했다. 그리고 전자랜드는 2020~2021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전주 KCC에 졌다.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경기. 늘 냉정했던 유도훈 감독도 인터뷰실에서 눈물을 보였고, 김낙현 또한 고개를 들기 어려웠다.
막막했다. 누가 전자랜드의 새로운 주인이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였다. 한국가스공사는 전자랜드를 대신할 모기업이 됐고, 본사가 있는 대구를 연고지로 삼았다. 대구실내체육관을 홈 코트로 삼았다.
모든 걸 새로 만들어야 했다. 사무국의 경험도 부족했다. 이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선수들의 고생 또한 컸다. 하지만 그것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히 여겼다. 김낙현의 마음은 그랬다.

전자랜드가 2020~2021 시즌 후 ‘구단 운영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다른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때, 어색하고 신기할 것 같았어요. 싱숭생숭하고 뭔가 이상하기도 했고요. 여러 감정들이 한꺼번에 든 것 같아요.
한국가스공사가 새로운 주인이 됐습니다.
(인수 과정이나 인수 예상 기업 등)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로 확정이 됐을 때, ‘이제는 됐다’라고만 생각했어요. 팀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았거든요.
그리고 대구에 내려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프로 데뷔 후 인천에만 있다가 대구로 가서 그런지, ‘이렇게 되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실감이 안 났던 거죠.
비시즌 훈련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체육관 문제부터 쉽지 않았는데요.
처음에는 분명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집을 구하는 것과 밥 먹는 것부터 쉽지 않았어요. 훈련 여건도 그렇고요. 그렇지만 구단 사무국에서 고생을 많이 해주셨어요. 시즌을 치르는데 문제없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셨어요. 고생해주신 사무국 분들한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한국가스공사’가 적힌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정말 신기했고, 설레기도 했어요. 또, 저희 구단 창단식에서 ‘페가수스’라는 이름과 엠블럼이 나왔어요. 창단식에서 본 엠블럼이 유니폼에 박히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예쁠까? 괜찮을까?’라는 생각이었죠.(웃음) 그 후에 체육관과 유니폼에 박힌 ‘페가수스’를 보니 너무 예쁘더라고요.

원대했던 1차 목표, 그러나...
농구단을 어렵게 창단한 한국가스공사는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라는 명칭으로 KBL의 일원이 됐다. 신생 구단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각자가 품는 기대감도 컸다. 새로운 연고지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팬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한국가스공사 선수단의 목표도 원대했다. 모든 선수들이 “창단 첫 우승”을 외쳤다. 의욕이 강했고, 파이팅도 넘쳤다. 실제 전력 역시 괜찮았다. 가드-포워드-외국 선수 모두 경쟁력 있었기에, 우승 후보로도 꼽혔다.
그러나 정효근이 비시즌 연습 경기에서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한 후, 한국가스공사는 연쇄 부상으로 고전했다. 선두권은 물론,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에서도 밀려났다. 꽤 오랜 시간 그랬기에, 고민이 컸다. 김낙현에게 주어진 책임감과 부담감 역시 컸다.

두경민-김낙현-앤드류 니콜슨, 일명 ‘두낙콜 트리오’가 비시즌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지만, 시즌 전에는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두)경민이형과 저, 니콜슨만 있어도, 60점은 기본으로 넣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초반에는 서로에게 너무 맞춰주려고 했습니다. 오히려 공격력이 기대처럼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다른 약점들이 두드러지게 나왔죠.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시즌이 끝나가고 있더라고요.
주축 자원들의 연쇄 부상이 성적 하락의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두경민 선수의 잦은 부상이 김낙현 선수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지만 원래 (경민이형 없이) 혼자서 해왔고, 다른 선수들과도 몇 년 동안 합을 맞춰왔어요. 그래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팀 경기력은 들쭉날쭉했고, 패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니콜슨 선수와 (이)대헌이형이 부상으로 왔다갔다했어요. 높이 싸움이 많이 걱정됐고, 그게 현실로 드러났어요. 그래도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요소니, “앞선 자원들도 리바운드에 참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선수들과 주고 받았어요.
그렇지만 작은 선수들의 높이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결국 리바운드에서 많이 밀렸어요. 리바운드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몇 번 내줬죠. 그런 경기들만 잡았어도, 이렇게까지 6강 싸움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6위 싸움에서 밀릴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정말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면, 제 커리어에서 처음 6강을 떨어지는 거라,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다른 경쟁 상대들이 치고 나가지 못해서,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품었죠.

통제 불가능한 변수
‘오미크론’이 대한민국을 덮쳤다. 한국 농구도 ‘오미크론’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계속 발생했고, KBL은 결국 2월 15일 경기 종료 후 A매치 브레이크를 선언했다. 기존에 계획했던 날짜(2월 17일)보다 이틀 빠른 브레이크였다.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9개 구단 인원이 운동을 할 수 없었다. 그 때만 해도, 한국가스공사는 청정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내 청정 지역이라는 타이틀을 잃었다. A매치 브레이크 말미에 코로나와 마주했다.
다른 구단보다 코로나와 늦게 만났다. 그게 더 큰 악재로 다가왔다. 쌓아온 체력과 경기 감각을 잃었고, 남들보다 늦게 시작점에 서야 했다. 치고 나가도 모자랄 판에,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했다. 김낙현도 몸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다른 구단들이 먼저 ‘코로나 19’에 확진됐습니다.
다른 팀이 걸릴 때, 우리 팀도 같이 걸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안 걸리더라고요.(웃음)
아니나 다를까, 브레이크가 끝나갈 즈음에 다 걸렸어요. A매치 브레이크 후 2경기를 할 수 없었어요. SK전에는 엔트리를 구성했지만, 격리 해제 후 1~2일 만에 시합을 뛰어야 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SK전에서는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어려웠죠.
말씀하신 대로, 한국가스공사 선수단은 다른 구단보다 늦게 코로나에 확진됐습니다. 불안함이 더 컸을 것 같은데요.
선수단 모두 열심히 운동했습니다. 몸을 잘 만들었죠. 그렇지만 코로나라는 악재와 만났습니다. 몸이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더라고요. 착잡한 마음이 컸죠. 불안함도 컸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가 다른 구단과 비슷한 시기에 걸렸다면, 준비할 시간이 4~5일은 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쉬움도 많이 남아요.
김낙현 선수도 코로나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걸린 줄도 몰랐어요.(웃음) 거의 무증상이었거든요. 근데 운동하러 가기 전에 느낌이 이상했어요. 검사를 맡아보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확진이 나왔어요. 홈 트레이닝으로 대체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운동 효과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플레이오프 DNA
한국가스공사는 전신인 전자랜드 시절부터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이었다. 유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0~2011 시즌 이후, 전자랜드가 6강에 올라가지 못한 건 2015~2016 시즌과 2019~2020 시즌 밖에 없다. 2019~2020 시즌은 ‘코로나 19’로 인해 조기 종료된 시즌. 실질적인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는 10년 동안 한 번 밖에 없었다.
2017년 KBL에 입성한 김낙현은 데뷔 후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봄 농구를 매년 했다. ‘플레이오프 DNA’를 갖고 있는 선수. 그 DNA를 새로운 팀 그리고 새로운 홈 관중과 나누려고 한다.
2021~2022 시즌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다소 밀렸던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위에서 버티고 있다. 가능성도 꽤 높다.
특히, 한국가스공사가 3월 13일부터 4연승을 기록할 때, 김낙현은 해당 기간 동안 평균 14.5점 8.2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자기 가치를 보여줬다. 김낙현의 ‘플레이오프 DNA’ 혹은 ‘플레이오프 본능’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

A매치 브레이크 이후 9일 동안 5경기를 했습니다. 그 기간이 한국가스공사와 김낙현 선수에게 제일 중요했을 것 같은데요.
팀 전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것부터 천천히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중요했고, 선수들끼리 “하나로 뭉쳐서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치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11일 SK전에서 패했지만, 13일부터 4경기를 연달아 이겼습니다.
오리온을 잡은 게 컸어요. 중요한 시리즈의 첫 단추를 잘 꿰서 그런지, 팀 분위기가 확 올라갔거든요.
특히, 6위 경쟁 상대였던 DB와 LG를 연달아 잡았습니다.
DB한테는 5전 전승을 해서 자신 있었습니다. 문제는 LG였습니다. 그런데 LG 선수들도 코로나 이후 몸이 무거웠고, 그게 저희 팀에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팀이 4연승을 하는 동안, 김낙현 선수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제일 중요했던 DB와 LG전 모두 더블더블을 기록했고요.
(김낙현은 3월 13일 오리온에서 9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3일 후 KCC전에서는 19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월 19일 DB전과 20일 LG전에서 각각 14점 11어시스트와 16점 10어시스트로 상승세에 방점을 찍었다)

아무래도 경민이형이 없다 보니, 저에게 수비가 몰렸습니다. 다른 선수들에게 찬스가 났고, 그 때마다 패스를 했습니다. 형들과 동료들이 잘 넣어줬기 때문에, 저도 좋은 기록을 남겼던 것 같아요.
시야가 더 넓어졌고, 패스도 좋아진 것 같아요.
프로 초창기에는 제 공격만 봤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효율적으로 편하게 농구하는 방법을 알았어요. 확률에 맞는 움직임과 확률에 맞는 패스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체력 안배하는 법도 터득했고요. 중요한 건, 앞으로도 그런 플레이를 많이 해야 해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실히 하려면, 어떤 게 좋아져야 할까요?
기본적인 걸 충실히 이행하고, 각자가 잘 하는 걸 코트에서 해야 해요. 그리고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가스공사와 김낙현 선수에게는 ‘플레이오프 DNA’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간절함 때문인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하면 창피하다고 생각해요. 꼭 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해야, 팬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고, 인정도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에는 더 집중하는 것 같아요. 해보겠다는 의지도 커지는 것 같고요. 지금 이 시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대구 팬들 앞에서 처음 플레이오프를 합니다. 어떨 것 같으세요?
대구 팬들은 열정적이고 화끈하세요. 저희가 플레이오프에 간다면, 더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대구 팬들 앞에서 기억에 남는 플레이오프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 제공 = KBL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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