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3Q 종료 1분 56초 전, 그 후 모든 것이 끝났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4 07: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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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쿼터 종료 1분 56초 전. 그 후 모든 것이 끝났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78-63으로 꺾었다. 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5승 5패로 2위 아산 우리은행(6승 3패)를 1.5게임 차로 쫓았다.

박하나(176cm, G)와 김단비(175cm, F)가 승리를 이끌었다. 박하나는 이날 21점으로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김단비는 후반에만 10점을 몰아넣었다.

또 중요한 시기가 있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이 3쿼터 종료 1분 56초 전 벤치 테크니컬 파울을 연달아 받았고, 이로 인해 퇴장당했기 때문. 수장이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는 컸고, 이긴 팀과 진 팀의 격차도 클 수 밖에 없었다.

[3Q 종료 1분 56초 전 장면]

# 3쿼터 종료 1분 56초 전

윤예빈(180cm, F)이 3쿼터 종료 2분 전 볼을 운반했다. 하프 라인으로 치고 넘어갔다. 배혜윤(183cm, C)과 김단비(삼성생명)가 볼 없이 서로의 수비수를 스크린했다. 서로의 찬스를 창출하기 위해서였다.
배혜윤과 김수연(185cm, C)이 볼 없이 범핑했다. 심판진이 3쿼터 종료 1분 56초 전 김수연에게 파울을 불었다. 심판진은 김수연의 양팔이 배혜윤의 몸을 먼저 밀었다고 판단했다.
그 때 사건이 생겼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이 “더블 파울이 아니냐”고 했다. “같이 밀잖아”라고 심판에게 달렸다. 그 과정에서 벤치를 벗어났다. 강한 항의에 벤치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받았다.
정상일 감독의 항의는 그치지 않았다. 심판은 곧바로 벤치 테크니컬 파울. 심상치 않다고 느낀 김수연이 정상일 감독을 막아섰다. 심판의 팔을 잡을 정도로 다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일 감독이 “기준이 없어”라고 말했다. 심판은 “아웃”이라고 했다. 퇴장 조치. 정상일 감독은 “왜 퇴장이냐. 벤치로 들어가고 있지 않느냐”라고 했다. 그러나 한 번 선언된 퇴장은 돌이킬 수 없었다. 정상일 감독은 더 이상 벤치로 들어오지 못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벤치 테크니컬 파울과 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넣었다. 51-42에서 55-42가 됐다. 경기는 78-63으로 끝났다. 3쿼터 1분 56초 전의 일이 모든 걸 가른 셈이다.

# 삼성생명의 대처

감독의 퇴장은 큰 변수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퇴장당한 팀의 사기가 오르고, 그렇지 않은 팀의 분위기가 침체되는 결과도 나온다. 삼성생명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그 때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다지기 위함이었다. 경기 종료 후 “흐름을 끊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잘못해서 말리면, ‘어~~’하다가 넘어갈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을 불렀다”며 선수들을 부른 이유를 말했다.
그 후 “심판들도 사람이다. 일부러 퇴장당한 팀 위주로 콜을 봐주는 게 아니라, 휘말려서 그 쪽으로 유리한 콜을 불 수 있다. 우리가 볼을 잡는 동작이나 무언가를 할 때 적극적 동작 없이는 흐름을 내줄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그걸 잘 해줬다”며 집중해준 선수들을 칭찬했다.
박하나 또한 “오히려 그렇게 되면, 상대 팀이 더욱 뭉칠 수 있다. 더 강하게 나올 거라고 봤고, 콜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끼리 조금 더 정확한 동작을 하자고 했고, 감독님도 그 부분을 말씀해주셨다. 선수들끼리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감독과 선수단이 같은 생각을 했기에, 찾아올 수 있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 퇴장당한 이는 말이 없었다

정상일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기록지를 보며 “다른 것보다 공격적인 부분이 너무 답답했다. 슛도 제 타이밍에 못 던지고, 볼이 단비한테만 갔다. 좋지 않을 때의 신한으로 돌아갔다”며 패인을 말했다. 구체적으로 “빨리 할 때와 멈출 때를 구분하지 못했다. 얼리 오펜스도 많이 안 나왔고, 외곽슛 던지는 횟수가 적어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3쿼터 1분 56초 전의 상황을 물었다. 하지만 “심판 판정에 관해서는 죄송하지만, 노 코멘트하겠습니다”고 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 듯했다. 패인을 말하는 자리에서 판정을 말하는 건 아니라고 여겼고, 판정에 관한 공식적인 언급은 정상일 감독과 신한은행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그 상황을 물었다.

# 경기를 지켜본 박정은 WKBL 경기본부장

WKBL은 2020~2021 시즌 전 ‘공 가진 선수의 실린더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특히, 슈팅 과정이나 공격 과정에서의 핸드 체킹을 엄격히 불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끌기 위함이었다.
시행착오가 있었다. 선수들이 손을 쓰지 않는 수비에 적응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너무 많은 파울 콜이 있었다. 경기 시간이 너무 지연됐다.
WKBL과 6개 구단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WKBL이 지난 여름 결정했다. 공 가진 선수에 관해서는 엄격히 체크하되, 볼 없는 선수의 동작에 관해서는 관대하게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판정이 흔들린다는 평이 많았다. 박정은 WKBL 경기본부장에게 그것부터 물었다. 박정은 본부장의 대답은 이랬다.
“볼 가진 선수를 단순하게 터치하는 건, 박신자컵 이후에 적립됐다. 다만,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도 기준을 잘 못 잡는 경우가 많았다.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우리가 그 부분을 다시 되짚어봤고, 퓨쳐스리그 때부터 많이 연습했다.
볼 가진 선수의 수비에 관한 판정은 우리 방향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볼 안 가진 선수의 수비에 관한 판정이 잘 안되는 것 같다. 브레이크 전과 달라진 느낌이 있고, 각 팀이 그 부분을 타이트하게 준비한 것도 있는 것 같다.
동등한 힘으로 몸싸움하는 건 정당하다고 본다. 다만, 선수 부상이 생길 정도로, 볼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방적인 몸싸움에 관해서는 파울이 불려야 한다. 그 일방적인 몸싸움을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상일 감독의 항의 사유(더블 파울)와는 다른 의미다.
심판진도 잡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상황이 나오고 있다. 보완해야 할 사례가 몇 개 있다. 교육과 연습을 하고 있다. 다만, 워낙 많은 상황이 있다 보니,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전의 판정에 이야기를 부탁했다. 특히, 3쿼터 종료 1분 56초 전 상황처럼 볼 없는 상황에서의 판정이 어땠는지를 평가해달라고 했다. 박정은 본부장의 대답은 이랬다.
“경기 초반에 파울 기준을 못 잡은 게 사실이다. 1쿼터에 기준을 못 잡다 보니, 선수들의 항의가 많아졌다. 어수선해진 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정심인데도 항의하는 게 있었다. 그러면서 벤치도 자연스럽게 항의했다. 물론, 심판진의 운영이 부족해보였다. 좀 더 원활하게 했으면 좋았을 건데...
그런데 경기 후반부에 들어서는 (제가 봤을 때) 초반보다 콜이 흔들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심판들도 준비를 하고 나왔던 것 같다. 또, 심판들이 후반전 시작 직전에 감독님들한테 ‘정확히 보겠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조금 부족하는 건 감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이야기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됐다(웃음)”


사진 제공 = W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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