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0.2초의 기억, 그리고 다시 찾아온 0.6초의 기적

김채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7 06: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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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고양/김채윤 기자] 윤원상(181cm, G)의 위닝샷은 LG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

창원 LG는 2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고양 소노를 109-107로 꺾었다.

승부를 가른 주인공은 윤원상이었다. 4쿼터 종료 직전, 단 0.6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로 소노의 골밑을 파고들었고, 그대로 경기를 끝내는 위닝샷을 터뜨렸다. 원정 경기장을 가득 채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LG 팬들에게는 어딘가 익숙한 장면이기도 했다.

시간을 되돌려 2023~2024시즌 수원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윤원상은 경기 종료 0.2초를 남기고 결승 3점포를 터뜨리며 시리즈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당시 작전타임 도중 “구탕이랑 바꿔줘. 아니야, 원상이 껴”라며 투입 선수를 바꿨던 조상현 감독의 선택도 화제가 됐다. 평소 누구보다 늦게까지 체육관에 남아 훈련하던 윤원상의 노력이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했다.

그리고 2026년 10월 26일 고양, 윤원상은 다시 한번 조상현 감독의 믿음에 응답했다. 이번에는 종료 0.6초를 남기고 돌파로 승리를 완성하며 클러치에서 강한 면모를 재차 보여줬다.

사실 윤원상에게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코트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앞으로도 양준석(180cm, G)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출전 시간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동안 팀 내 입지를 확보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윤원상은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닌 2번에 가까운 가드. LG 앞선에는 양준석이 1번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2번 포지션에서는 대형 신인 유기상(188cm, G)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윤원상이 군 복무를 이행하는 동안 유기상은 LG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탰고,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입지를 넓혔다. 전역 후 돌아온 윤원상에게는 다시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윤원상은 포기하지 않았다. 묵묵히 훈련하며 자신에게 찾아올 기회를 기다렸다. LG 관계자들이 사석에서 신인 선수들에게 “윤원상처럼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그는 코트 밖에서도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선수였다.

이러한 노력이 이번 경기에서도 결실을 봤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조상현 감독은 승부처마다 윤원상을 믿고 투입하는 이유를 묻자 특유의 위트로 답했다.

“믿지는 않는다(웃음).”

이어 “사실 패턴을 하나 준비해 두고 파울이라도 얻어내라고 했다. (한)상혁이를 쓸까 (윤)원상이를 쓸까 고민이 많았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원상이와 (양)홍석이가 정말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원상이가 작년에 전역한 뒤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쉬지도 않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컨디션이 살짝 떨어지면서 자신감도 떨어져 있었는데, 이번 위닝샷이 또 하나의 반등 계기가 되길 바란다. 스피드 면에서 상혁이와 원상이가 워낙 좋다 보니 준비한 패턴이 위닝샷으로 이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유기상이 ‘조기상’이라는 별명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사실 원조는 윤원상이다. “선수들은 본인의 가치를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조상현 감독 아래에서 ‘조원상’으로 불리며 조 감독의 ‘1호 아들’이었던 윤원상은 묵묵한 노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선수의 좋은 사례다.

이제 LG는 부상으로 약 2~3주간 결장할 주전 포인트가드 양준석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그동안 윤원상을 비롯한 가드진이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하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를 품게 한다.

경기 후 만난 윤원상은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낸 승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양)준석이가 빠진 상황이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승리로 이어졌다”라며 “(유)기상이랑도 이야기했는데, 전역하고 나서도 이와 비슷하게 준석이가 자리를 비웠던 똑같은 상황이 있었다. 준석이가 언제까지 못 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잘 맞춰서 해왔듯이 다음 경기 전까지 준비를 잘해서 호흡을 맞춘다면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기상이는 중간에 합류하긴 했지만, 나를 포함해 선수들 모두 이렇게 길고 힘든 원정길은 처음이었다. 역시 집이 제일 좋은 것 같다(웃음). 창원으로 돌아가는 만큼 잘 준비해서 팬분들께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라며 긴 원정 일정을 마친 소감도 전했다.

0.2초의 기억을 넘어, 다시 찾아온 0.6초의 기적. 윤원상이 만들어낸 극적인 한 방이 양준석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LG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LG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64%(18/28)-약 68%(19/28)
- 3점슛 성공률 : 45%(18/40)-약 35%(15/43)
- 자유투 성공률 : 약 86%(19/22)-약 89%(24/27)
- 리바운드 : 29(공격 8)-37(공격 12)
- 어시스트 : 17-20
- 턴오버 : 7-11
- 속공에 의한 득점 : 2-8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13-8
- 세컨드 찬스 포인트 : 11-19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창원 LG
- 유기상 : 35분 21초, 24점(3P : 6/11) 3리바운드 1디플렉션
- 아치 굿윈 : 32분 25초, 25점 5리바운드(공격 1) 5어시스트
- 양홍석 : 38분 7초, 18점(3P : 2/4) 6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2. 고양 소노
- 자니 오브라이언트 : 34분 50초, 34점 8리바운드(공격 3) 5어시스트
- 스카티 제임스 : 25분 10초, 25점 9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 이정현 : 33분 48초, 24점(3P : 5/10) 7어시스트 4리바운드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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