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운명을 짊어져야 하는 선수가 있다. 그게 에이스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 간의 역량 차이는 크지 않다. 누군가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그 미세함의 차이가 한 시즌을 좌우한다.
‘ACE’는 승부의 중심에 선다. 매 경기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평가받고, 영향력 때문에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어떤 경기에서는 환호를 받고, 어떤 경기에서는 비판을 견뎌야 한다. 이로 인해, ‘ACE’가 받는 중압감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KBL 10개 구단 모두 승부를 결정하는 ‘ACE’를 보유하고 있다. 농구가 5명의 합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목이라고는 하나, ‘ACE’의 역량이 분명 중요하다. 2020~2021 시즌 개막 전 각 구단의 ‘ACE’를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 구단별 ‘ACE’ 선정은 기자의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한다)

- 정규리그 : 21경기 평균 32분 33초, 13.8점 11리바운드 4.3어시스트 2.3블록슛 1.4스틸
1) 2점슛 성공률 : 48.2% (110/228)
2) 3점슛 성공률 : 33.3% (3/9)
3) 자유투 성공률 : 76.9% (60/78)
박지수(196cm, C)는 청주 KB스타즈의 독보적인 존재다. 나아가, WKBL의 유일무이한 빅맨이다. 높이와 높이에 맞지 않는 순발력, 농구 센스와 매년 발전하려는 욕심까지. 흔한 말로 WKBL의 보물 같은 존재다.
박지수는 2018~2019 시즌 KB스타즈에 첫 통합 우승을 안겼다. 그러나 2019~2020 시즌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조기 종료 때문에, 2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위(20승 8패)로 2019~2020 시즌을 마쳐야 했다.
아쉬움이 컸다. 왕조를 구축하지 못해서다. 그러나 이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2019~2020 시즌 조기 종료와 ‘코로나 19’로 인한 국제 대회 취소는 박지수에게 휴식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소속 팀과 WNBA,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했던 박지수에게 미소를 주는 소식이기도 했다.
박지수는 몸을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좋지 않았던 몸을 치료하고, 재활하는데 전념했다. 이전 시즌보다 나아진 몸으로 정규리그를 치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WKBL이 2020~2021 시즌을 외국 선수 없이 치르겠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은 KB스타즈와 박지수의 강세를 예상했다.
KB스타즈와 박지수 모두 신중했다. 외국 선수의 부재로 인한 장단점을 먼저 파악해야 했기 때문. 팀원과의 호흡도 생각해야 했다. 또한, 강해진 핸드 체킹 룰에도 적응해야 했다. 연습 경기를 통해 여러 변수와 마주했다.
KB스타즈는 신중했지만, KB스타즈의 전력은 압도적이었다. 박지수가 중심을 잡되, 염윤아(177cm, F)와 강아정(180cm, F), 최희진(181cm, F)과 김민정(181cm, F) 등이 자기 강점을 보여줬기 때문.
박지수의 높이는 독보적이고, 나머지 4명의 높이도 좋다. 게다가 나머지 4명의 신장이 비슷해, KB스타즈는 다양한 공수 전술을 시험할 수 있었다. KB스타즈를 상대하는 팀이 KB스타즈를 쉽게 상대하지 못한 이유였다.
그렇다고 해서, 박지수가 페인트 존에만 머무른 건 아니다. 박지수는 공수 모두 페인트 존과 3점 라인을 오갔다. 넓은 공수 범위로 상대 빅맨의 체력을 떨어뜨렸다. 이를 통해 동료들의 공격 움직임을 다양하게 했다. 패스력도 좋기 때문에, 박지수의 다양한 움직임은 상대를 더욱 괴롭게 했다.
연습 경기에도 위력을 보인 KB스타즈는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다. ‘1극강’으로 꼽힌다. 하지만 박지수는 “우리 팀의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에 당연한 것은 없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이지 않나”라며 주변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연습경기 이야기만 들어봐도, 잘하는 빅맨들이 매우 많다. 이런 것을 보면서 ‘잘해야 하는데, 보여줘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 더 그르칠 수 있다. 생각 없이 마음 편하게 해야 할 것 같다. 부담감을 가지면 시즌 때도 힘들 수 있다”며 마음을 비우겠다고 말했다.
과도한 생각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 상황에 맞는 판단을 빨리 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게 에이스의 임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2020~2021 시즌에는 WKBL의 독보적인 별이 되고자 했다. 2019~2020 시즌의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W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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