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도 허웅(185cm, G)은 끝까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원주 DB는 지난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전주 KCC를 92-76으로 완파했다. DB는 이날의 승리로 시즌 12번째 승리를 쌓아올렸다. 또한 공동 5위 현대모비스, 한국가스공사와의 격차도 0.5로 좁혔다.
DB의 연패 탈출은 결코 쉽지 않았다. DB는 정호영(186cm, G)과 허웅의 외곽포로 산뜻하게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주득점원 허웅이 1쿼터 시작 2분 20초 만에 3반칙으로 코트를 떠났다. 동시에 DB의 공수 조직력도 빠르게 무너져갔다.
그 사이, KCC 가드진과 라건아(199cm, C)의 투맨 게임이 연일 성공을 거뒀다. 김상규(201cm, F), 박재현(183cm, G)의 외곽포까지 터지면서 DB는 완벽하게 분위기를 빼앗겼다. KCC는 코트를 밟는 벤치 선수들 모두가 공수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내비치며 득점 반열에 가세했다. 결국 DB는 한때 두 자릿수 열세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프 타임에 전열을 재정비한 DB는 180도 다른 팀이 되어 코트로 돌아왔다. DB는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을 확 끌어올렸다. 성공적인 수비로 KCC의 야투를 무위로 돌려냈다. 허웅과 정호영은 팀의 공격을 주도하며 8점의 열세를 삽시간에 뒤집어냈다.
특히 허웅은 2쿼터 중반 다시 코트를 밟아 팀이 득점을 필요로 할 때마다 공격을 성공했다. 2쿼터 종료 버저비터로 몸을 푼 허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오른쪽 코너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김종규(207cm, C)와 레너드 프리먼(203cm, F)의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외곽포를 계속해 가동했다.
허웅은 KCC의 타이트한 수비도 쉽게 극복하는 모습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돌파를 하면서 한편으로 동료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넓은 시야로 반대쪽 오픈 찬스도 잘 살려냈다.
3쿼터 종료 3분 30초 전 팀의 역전을 일궈내는 허웅의 4점 플레이는 백미 중 백미였다. 허웅은 이날 전반전 6점으로 부진하는 듯했다. 그러나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후반전 20분을 전부 소화하며 14점을 추가했다. 공격의 선봉장이 되어 팀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허웅은 “일단 연패를 탈출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12월 31일 안양 KGC와의 경기인데 KGC 전 최선을 다해서 연승을 해보도록 하겠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허웅은 이번 시즌 26경기 평균 16.5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성(17.3점)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2점슛 성공률, 야투 성공률, 어시스트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확실히 스텝 업을 이뤄냈다. 그나마 약점으로 불리던 볼 핸들링과 경기 운영에 대해서도 눈을 뜬 모습이다.
그렇게 허웅은 데뷔 이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팀 성적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본인은 매 경기 연일 상종가를 그려내고 있으나 팀은 연패에 빠졌었다.
팀의 중심 김종규 역시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부진한 모습이다. 이준희(192cm, G), 정호영의 젊은 앞선 자원들도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팀의 에이스가 없어도 젊은 선수들이 축이 되어 승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정호영은 본인의 장점인 스피드와 정교한 외곽슛을 앞세워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허웅도 어린 선수들의 맹활약에 매우 만족해했다.
허웅은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이)준희도 (이)정현이 형 수비를 잘해줬고 (정)호영이도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해줬다. 저에게 항상 수비가 2~3명씩 모이니까 패스를 잘 봐주면 팀이 쉽게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항상 선수들에게 말하는 부분이 내가 볼을 가지고 너희한테 아웃(패스)를 건네면 자신 있게 해결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DB를 상대하는 팀들 역시 허웅에 대한 견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DB의 주 공격 옵션과 파생 공격 옵션이 허웅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상재(200cm, F), 외국 선수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의 지원이 더욱 시급한 이유다.
이에 허웅은 “비 시즌 때 이런 고비 넘기는 것을 많이 연습해왔다. (강)상재가 들어오면서 패스가 빠르게 오고 있고 수비가 붙기 전에 마무리하려 한다”며 여유롭게 본인의 생각을 전달했다.
말을 이어간 허웅은 “솔직히 말해서 전주 KCC의 수비가 그렇게 타이트하지 않았다. 그래서 점수 차이가 난 것 같다. 오늘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생각하겠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웅은 이날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허웅은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 경기에 너무 들어가고 싶었다. 3파울을 기록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3쿼터 때 제가 투입되어 경기를 뒤집었는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이런 경기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배운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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