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의도되지 않은 전략, 의도하지 않게 희생된 김정은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5 05: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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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삼성생명의 외곽포가 빛을 발했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1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6-73으로 꺾었다. 4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3승 4패로 3위 우리은행(3승 3패)를 반 게임 차로 위협했다.

삼성생명은 배혜윤(183cm, C) 없이 경기했다. 배혜윤이 오른쪽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2주 동안 이탈하게 된 것. 1옵션이자 주장을 잃은 삼성생명이었기에, 삼성생명의 고전이 예상됐다. 냉정히 이야기하면, 삼성생명의 패배가 예견됐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시작부터 우리은행을 밀어붙였다. 이주연(171cm, F)과 윤예빈(180cm, G)의 3점포로 21-20, 우위를 점했다.

삼성생명의 외곽포는 2쿼터에 더 강했다. 윤예빈과 이주연에, 박혜미(182cm, F)와 강유림(175cm, F)도 3점을 넣었다. 삼성생명은 2쿼터에만 5개의 3점포를 터뜨렸고, 동점(40-4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4쿼터까지 접전 구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정은(180cm, F)의 외곽포에 71-73으로 역전 허용. 시간 또한 2분 밖에 남지 않았다. 중심 자원이 없는 삼성생명은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주연이 예상된 시나리오를 좋아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1분 18초 전 3점포를 성공했다. 74-73으로 역전하는 득점이었다.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의 반격을 계속 저지했고, 김단비(175cm, F)가 쐐기 자유투로 이변의 마지막을 찍었다.

과정 역시 좋았다. 어린 선수들이 주가 됐지만, 노련하게 찬스를 창출했다. 볼 없는 몸싸움과 스크린, 핸드 오프와 움직임을 결합해 외곽 찬스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의 수비를 한 걸음이라도 처지게 한 후 슈팅했다. 여기에 선수들의 자신감이 더해졌고, 삼성생명은 장거리포로 승부를 잡을 수 있었다.

반대로, 삼성생명의 외곽포에 눈물 흘린 이가 있다. 김정은이다. 삼성생명이 달아나는 3점슛이나 앞서는 3점슛을 할 때, 김정은이 마지막까지 손을 뻗었기 때문. 스크린에서 늦게 빠져나오거나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삼성생명의 슈팅을 한 타이밍 늦게 견제했고, 이는 우리은행과 김정은에게 치명타로 다가왔다.

사실 김정은은 WKBL 내 최고의 공수 겸장 중 하나다. 그러나 2020~2021 시즌 중 부상 후 몸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수비에서의 반응이 이전보다 느린 이유.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김)정은이 상태는 정은이만 안다. 지속적인 소통으로 출전 시간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며 김정은의 몸 상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뿐만 아니라, 박지현(183cm, G)도 발등 부상 후 리듬을 찾지 못했다. 또, 박혜진(178cm, G)과 최이샘(183cm, C) 역시 대표팀 차출로 팀을 오랜 시간 비웠다. 우리은행 주축 선수들이 합을 맞춘 시간은 짧았다. 우리은행 특유의 수비 조직력이 나올 수 없었다.

앞서 이야기했듯, 김정은의 몸 상태가 불안했다. 김정은의 수비 반응 속도나 활동량이 이전보다 떨어진 게 맞다. 삼성생명 벤치와 선수들이 이를 노렸을 수도 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김)정은이 몸이 좋은 건 아니다. 수비가 좋기는 하지만, 외곽에서 상대를 따라다니며 막는 게 힘들 거다”며 김정은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은 5명 다 로테이션을 돌 수 있다. 김정은 한 명을 끌어낸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움수비와 로테이션 수비가 잘되어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정은 앞에서 공격하겠다는 건) 의도한 게 아니다. 다만, 선수들에게 공격 움직임에 관한 주문을 했는데, 4쿼터에 조금 나온 면이 있다”며 의도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가장 큰 힌트를 줬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여자 선수들은 마음 먹고 블록슛 뜨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간격만 떨어지더라도, 선수들이 쏠 수 있다. 자신 있게 쏘라고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며 여자 선수들의 특성을 전했다.

3점슛 80% 성공에 3점 4개를 터뜨린 이주연도 “연습 때 감독님께서 ‘수비수가 한 팔만 떨어져도, 슛을 던져라’고 주문하셨다. 거기에 맞춰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다. 운 좋게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을 노린다기보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의 주문을 이행하려고 했다.

한편, 김정은은 후반전에만 17점을 퍼부었다. 양 팀 선수 중 후반 최다 득점.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자신이 마크한 삼성생명 선수에게 점수를 내줬다. 승부처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도 웃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정은을 탓하는 건 어려웠다. 삼성생명의 전략과 자신감이 김정은의 수비보다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삼성생명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39%(12/31)-약 43%(19/44)
- 3점슛 성공률 : 약 44%(12/27)-약 36%(8/22)
- 자유투 성공률 : 80%(16/20)-약 85%(11/13)
- 리바운드 : 29(공격 6)-31(공격 9)
- 어시스트 : 18-19
- 턴오버 : 11-9
- 스틸 : 5-2
- 블록슛 : 2-2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용인 삼성생명
- 강유림 : 37분 24초, 18점 3리바운드 2스틸 1리바운드 1블록슛
- 윤예빈 : 40분, 17점 6리바운드(공격 3) 4어시스트 1블록슛
- 이주연 : 33분 52초, 16점(3점 : 4/5) 5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 박혜미 : 26분 40초, 15점(3점 : 3/4)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 아산 우리은행

- 김소니아 : 33분 29초, 23점(2Q : 13점) 6리바운드(공격 2) 4어시스트 1블록슛
- 김정은 : 24분 19초, 17점(후반전 : 17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슛
- 최이샘 : 36분, 17점 7리바운드(공격 3) 1어시스트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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