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2021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가 된 조상열(188cm, G)은 막막했다. FA가 됐지만, 2020~2021 시즌에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다리는 시간 또한 생각보다 길었다. 한 없이 기다려야 했던 조상열은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 정리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FA 기간 동안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때, 유도훈 감독이 조상열의 손을 잡아줬다. 조상열은 계약 기간 3년에 2021~2022 시즌 보수 6천만 원(전액 연봉)의 조건으로 인천 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와 계약했다.
새로운 팀에 둥지를 툰 조상열은 지난 25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 때 유도훈 감독님께서 나를 불러주셨다. 기회를 주신 유도훈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컸다”며 유도훈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나 변수도 있었다. 조상열이 계약한 전자랜드는 당시 농구단을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었다. 조상열이 전자랜드와 계약할 때만 해도, 전자랜드르 인수할 그룹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조상열은 “전자랜드 관계자께서 ‘상황이 불확실해 미안한 게 많다. 그렇지만 우리는 널 원해서 영입했다. 다른 팀에서 제의가 오더라도, 우리와 꼭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말씀을 해주실 정도로, 나를 원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더 감사했다”며 자신을 붙잡은 팀에 의리를 보였다.
그리고 한국가스공사가 전자랜드 농구단을 인수했다. 지난 6월 KBL과 가입협약식을 체결했다. 대구로 연고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 모두 대구에 거처할 공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대구에서 운동할 곳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전자랜드의 연고지였던 인천에서 운동했다. 혼란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자칫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전처럼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조상열 역시 “다들 아시다시피, 유도훈 감독님은 많은 훈련량을 추구하시는 분이다. 빠른 농구도 원하신다. 체지방 관리를 굳이 안 해도, 살이 빠지더라(웃음)“며 유도훈 감독의 열정적인 훈련 방식을 웃으며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나의 신인 때 경기력을 많이 말씀하셨다. 슛 찬스 때 자신 있게 던져주고, 끈질기게 수비하는 것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인상 깊게 보셨다. 나에게 그런 점을 원하시고, 지금도 그런 임무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하셨다”며 유도훈 감독에게 주문받은 점을 이야기했다.
계속해 “나 역시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있다. 그런 인식을 머리에 새기고 있다. 자신 있는 슈팅과 끈질긴 수비,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가 없으면, 나 스스로도 살아남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며 유도훈 감독의 지시사항을 떠올렸다.
한편, 연고지를 대구로 설정한 한국가스공사는 훈련 장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홈 코트가 될 대구실내체육관 역시 보수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다. 한국가스공사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지난 25일에 대구로 내려갔다. 조상열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집을 구하고 난 후 처음으로 대구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조상열은 “원래 있던 구단으로 이적하는 게 아니다. 창단된 팀으로 간 거다. 창단 멤버로서 한국가스공사에 좋은 성적을 안기고 싶다. 좋은 멤버가 많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도 크다”며 대구로 향하는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 조상열은 “훈련 장소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대구실내체육관 보수 공사 또한 시작이 안 됐다고 들었다. 내색은 안 하지만,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물론, 선수가 그런 환경을 핑계로 대면 안 되지만, 그런 게 잘 이뤄지면 좋겠다”며 훈련 환경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데뷔 후 계속 경상도 팀에 있었다.(2012~2018 : 창원 LG, 2019~2021 : 부산 kt-> 현 수원 kt) 이번에도 경상도 팀으로 간다. 한국가스공사 팬들도 반가울 거 같고, 대구 팬들의 사투리도 반가울 거 같다. 선수들도 연고지 팬들과의 스킨십을 기대하고 있다”며 대구 팬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조상열은 천신만고 끝에 선수 생활을 유지했다. 그리고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팀의 멤버가 됐다. 새로운 팀의 멤버로서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지금의 간절함을 2021~2022 시즌 마지막까지 보여주려는 각오도 큰 것 같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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