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팀의 위기를 지워버린 DB 허웅, 진정한 '제3의 용병'

정병민 / 기사승인 : 2021-12-20 00: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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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의 허웅(185cm, G)이 용병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팀을 공동 4위로 이끌었다.

원주 DB는 지난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72로 격파했다.

원주 DB에 있어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 중요도는 남달랐다. 일단 2라운드의 아쉬운 패배를 설욕해야 했다. 또한 홈에서 승리를 쌓아놔야 추후에 보다 여유로운 순위 경쟁을 펼칠 수 있기도 하다. 이날 17시 고양 오리온,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동시에 경기를 가지면서 결과에 따라 DB가 공동 4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연승으로 향하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최근 DB가 빅맨 3명을 동시에 기용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그 부분을 준비해왔다”며 트리플 포스트에 나름대로 대비책을 준비해온 모습이었다.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그렇게 빛이 나던 DB의 트리플 포스트가 유재학 감독의 철저한 준비에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라숀 토마스(200cm, F)는 1쿼터부터 원맨쇼를 펼치며 DB의 높이를 말끔히 지워버렸다. 토마스는 DB의 골밑을 본인의 놀이터로 만들었다.

토마스는 1쿼터에만 팀 득점 18점 중 13점을 책임지며 원활한 공격을 이끌었다. DB도 조니 오브라이언트(204cm, F), 정준원(193cm, F)을 포함한 벤치 멤버들이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그렇게 DB는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2쿼터부터 승부의 추가 조금씩 DB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허웅이 있었다. 허웅은 경기 초반부터 현대모비스의 타이트한 견제에 좀처럼 야투를 성공하지 못했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수비수를 달고 무리한 공격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허웅이 직전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있다. 본인의 공격이 1차적으로 차단당해도 정교한 드리블 능력과 넓은 코트 시야로 동료들의 찬스를 잘 살려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지만 경기 조립 능력을 점점 갖춰가고 있었다. 멘탈적으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DB는 허웅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하에 현대모비스의 2대2 수비를 철저히 공략해갔다. 허웅은 스크린과 긴 스텝을 활용해 골밑으로 움직였다. 

 

이후, 현대모비스의 도움 수비에 빠르게 외곽으로 공을 전달했다. 오브라이언트의 3점슛으로 연결됐다. 김종규(207cm, C), 레너드 프리먼(203cm, F)과의 투맨 게임도 위력적이었다. DB는 현대모비스의 야투가 부진한 틈을 타 점점 간격을 벌려갔다.

허웅의 정확한 타이밍, 알맞은 높이의 랍 패스는 김종규와 프리먼에게 2점을 선물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허웅은 현대모비스의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엔 얼리 오펜스를 전개하며 득점을 추가했다. 2쿼터 중반 본인 특유의 스텝 백 점퍼을 성공하기도 했다.

시종일관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가던 DB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일찍이 걸려버린 팀 파울로 현대모비스에 쉽게 자유투를 헌납했다. 김종규도 4쿼터 중반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토마스의 득점 본능이 더욱 화끈해지고 있는 가운데, DB의 공수 조직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허웅의 이번 시즌 별명은 DB의 에이스이자 4쿼터의 사나이이다. 팀이 득점을 필요로 할 때 해결할 줄 안다. 이상범 감독이 승부처 들어 허웅에게 에이스 롤을 맡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부분은 수치상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허웅의 4쿼터 평균 득점은 6.7점. 앤드류 니콜슨(206cm, F)의 7.3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허웅은 4쿼터 현대모비스 수비수들이 체력적인 문제를 내비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DB가 현대모비스에 추격전을 허용할 때마다 허웅은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미드-레인지 점퍼, 스크린을 활용한 3점슛, 영리한 움직임을 통한 자유투 3개로 승기를 굳혔다. 다시 한번 에이스가 빛나던 시간이었다.

허웅은 이날 3쿼터까진 단 9점에 머물렀다. 대신 7어시스트 3스틸로 동료들의 찬스를 살렸다. 허웅의 3쿼터까지의 경기력을 고려한다면 본인의 평균 득점 16.5점엔 쉽게 다가설 수 없었다. 

 

하지만 영리하게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4쿼터 승부처에만 12점을 맹폭하며 팀을 공동 4위로 이끌었다. 그렇게 +12점의 가장 높은 코트 득실 마진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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