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화 단장의 새로운 방향, 하나원큐는 어떤 결실과 마주할 수 있을까?

김우석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1 10: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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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관점에서 팀 자체 문화에 대한 변화를 가하려 한다”

정석화(58) 부천 하나원큐 단장이 팀을 이끄는 철학이다.

정 단장은 2021년 4월 말, 변화가 필요했던 하나원큐의 선장으로 부임해 난파에 가까운 팀을 구해야 하는 운명과 마주했다.

2019-20시즌 11승 16패로 3위로 올랐던 하나원큐는 2020-21시즌 11승 19패를 거두며 5위에 랭크,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단장 교체의 변화를 가했고, 정 단장이 막중한 임무를 뛰고 단장직에 오른 것.

정 단장은 농구와는 무관한 인물이다. 주로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지점장 등 은행 업무만 해오던 ‘뱅커(banker)’였다.

지난 주 만난 장 단장은 “농구를 전혀 모른다. 응원은 많이 다녔다(웃음) 당시 농구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도 들은 적은 있다. ‘떨어진 신발을 신는다’ 등의 소문이었다. 지점장들끼리 성금을 모아 지원을 하기도 했다. 와서 보니 조금 웃픈 상황이었다. 농구단에 대해 전혀 모를 때 일이었다.”고 전했다.

연이어 정 단장은 “2021년 4월 말에 농구단에 왔다. 당시 강이슬이 FA였고, 팀을 이탈했다. ‘그럴 수 있다. 남은 선수들로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상황 판단이 서지 않았다. 구단 내부에서 난리가 났지만,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했다(웃음) 지난 시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게임을 거의 졌다. 상대가 되지 않는 경기도 많았다.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다.”며 허탈한 웃음을 남겼다.

하나원큐 지난 시즌 성적은 5승 25패. 최하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지난 수년 동안 에이스 역할을 했던 강이슬 공백은 큰 타격이었다. 정 단장은 지난 시즌을 통해 농구 수업을 ‘제대로’ 받아야 했다.

정 단장은 부임 후 변화와 쇄신을 키워드로 한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지난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성적 가뭄과 주요 선수 이탈 속에 팀 분위기가 처질 만큼 처져 있었다.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던 점 그리고 임영희(아산 우리은행 코치), 양지희(은퇴), 배혜윤(용인 삼성생명), 박하나(은퇴), 김정은(아산 우리은행), 강이슬(청주 KB스타즈) 등 타 팀으로 이적해 성공시대를 그린 선수들 이탈이 주요 이유였다.

정 단장은 “부임 후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났다. 연맹 관계자, 외부 전문가, 농구 기자 등과 대화를 나누었다. 결론은 변화 혹은 혁신이었다. 변화를 위해 소통을 하려 했다. 역시 쉽지 않았다. 분명 낯설음이 있었을 것이다. 마음의 문을 여는데 시간이 걸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이제까지 분위기가 있었을 텐데 한 두 번으로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진정성’을 키워드로 다가섰다. 선수마다 두 세 번씩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이야기했다. 

 

연이어 정 단장은 “먼저 프런트 조직에 변화를 가했다. 지난 시즌 중간 감독 교체까지도 고려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분위기와 이미지가 더 떨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기에 지면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사람이 감독이더라. 중도 교체는 포기했다.”고 전했다. 정 단장의 많은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또 정 단장은 “농구를 모르지만, 오랜 시간 동안 매니지먼트는 해왔다. 우리 구단에 필요한 부분이었다. 농구단 처우부터 변화를 주었다. 타 구단을 전수 조사했다. 처우에 대해 대등함 혹은 그 이상으로 만들었다. 하드웨어 적으로 선수단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거의 들어 주었다.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앞서 발생했던 선수단 내부의 오해와 갈등이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한 때가 아닌 가 싶다.”고 전했다. 소통을 위한 초석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하나원큐는 또 다른 실험대(?)에 올랐다. 지난 시즌을 통해 완전히 팀 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신지현이 FA 자격을 취득했다. 잡아야 했다. 신지현 이탈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신지현은 남았다. 앞서 팀을 떠났던 선배들과 다르지 않게 이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하나원큐는 신지현을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정 단장은 “사실 나도 ‘100% 나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몇 번을 만났다. 읍소했다.(웃음) ‘니가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비전과 신뢰를 키워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팀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점도 강조했다. ‘남아달라’고 누차 강조했다. FA를 해보니 연봉으로만 되는 일은 아니었다. 또, FA가 되면 무조건 나갈 생각, 타 팀 선수들은 오지 않는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었다. 해체도 불사해야 하는 정도의 분위기라고 판단했다. 계속 우리 팀이 WKBL의 일부가 될 순 없었다.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현명한 판단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강이슬을 이탈을 직접 경험했던 정 단장은 지난 1년 동안 FA를 주제로 많은 고민이 있었던 듯 했다.

하나원큐는 신지현 잔류에 앞서 가진 변화가 있었다. 바로 감독 교체였다. 정 단장 부임 후 프런트 교체 후 가진 두 번째 변화였다. 신임 감독은 전 용인 삼성생명 김도완 코치였다. 김 코치는 연세대, 한국은행을 거친 후 아마추어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2016년부터 삼성생명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며 여자농구에 적지 않은 경험을 지닌 인물이다.

정 단장은 “감독 교체를 염두에 두고 많은 조언을 들었다. 이 부분 역시 내가 농구에 대한 깊이가 깊지 않기 때문이었다. 많은 분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사실 김 감독이 1순위는 아니었다. 대화 속에서 신임 감독의 첫 번째 조건으로 ‘여자농구를 많이 알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농구와 여자농구는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간접 경험으로도 그렇다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강압적인 분위기보다는 자율적인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김 감독이 그런 인물이었다. 변화라는 코드가 맞아야 했다. 농구를 잘아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차기 시즌 역시 성적에 있어 큰 변화가 생길 수 없다고 본다. ‘경기 다운 경기’를 해야 한다. 적어도 ‘졌잘싸’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뻔한 경기는 더 이상하면 안된다. 벌전하는 모습을 남기는 시즌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구단 운영 방향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첫 번째는 ‘권위적이지 말자’라는 것이었다. 선수들이 본심으로 따르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운동하는 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목적이었다. 강압적인 방식에서 나오는 성적은 그 때 뿐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힘들어서 떠나가는 선수가 없어야 한다. 김 감독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자율적인 철학이 있더라. 믿고 맏겨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전했다.

감독 선임에 있어서 매우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던 이야기들이었다. 그렇게 김 감독은 하나원큐 5대(조동기, 박종천, 이환우, 이훈재) 감독에 선임되며 혁신에 대한 중책을 안게 되었다.

30분이 넘게 흘렀다. 대화는 막바지로 흘러갔다. 키워드는 방향 전환이었다. 정 단장은 ‘세대 차이’를 키워드로 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정 단장은 “세대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자랄 때와는 진짜 다른 것 같다(웃음) 이해를 바라면 안된다고 본다. 은행에서 근무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간부급 이상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농구 뿐 아니라 선수들이 여자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농구 외적인 부분, 정서적인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볼 생각이다. 확실히 일반인과는 조금 다르게 살아온 듯 하다. 본연의 삶에 대한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또, FA 때 ‘남아야겠다’는 분위기 조성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우리 팀에서 ‘은퇴하겠다’라는 선수들이 많이 지도록, 구단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연이어 정 단장은 “그럴러면 구단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과정이 중요하다. 선수들 능력을 갑자기 올릴 수는 없다.단 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려 한다.”고 전하며 짧지 않았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감독 교체와 신지현이라는 FA를 잡는데 성공한 하나원큐의 현재다. 위에 언급한 대로 지난 수 년간 하나원큐를 키워드로 한 첫 대어급 선수의 잔류다. 정 단장의 지난 1년간 노력이 빛을 발한 걸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 김우석, 하나원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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